에스토니아, 정보 투명성 높여 코로나19 대응

마이데이터 컨퍼런스 개최…플랫폼과 블록체인 기술로 대응

북유럽의 작은 나라인 에스토니아(Estonia)는 현재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해 주는 ‘디지털 통행증’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통행증에는 QR코드를 활용한 코로나19 검사 정보나 면역력 상태를 고용주를 포함한 제3자와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에스토니아는 인구가 130여만 명에 불과한 소국이지만 세계 최초로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고, 유럽 최초로 전자신분증을 발행한 국가다. 그런 이유로 에스토니아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ICT 강국’으로 꼽히고 있다.

투명하고 혁신적인 디지털 정부 시스템을 통해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는 에스토니아의 사례가 발표됐다 ⓒ 유튜브 영상 캡처

이처럼 ICT 분야에서 혁신 국가로 인정받고 있는 에스토니아가 최근 들어 또 하나의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유럽 전역을 휩쓸고 있는 코로나19의 창궐을 막기 위해 정부와 국민이 힘을 합쳐 ‘디지털 정부’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주관으로 지난 12일 온라인상에서 개최된 ‘2020 마이데이터 컨퍼런스’는 코로나19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디지털 정부라는 것을 확인시켜준 행사였다.

국가정보 관리 플랫폼 활용해 코로나19 정보 구축

‘코로나19에 맞서는 안전한 디지털 정부 시스템 구축 사례’를 주제로 기조발제를 맡은 댄 바그다노프(Dan Bagdanov) 사이버네티카 정보보안시스템부 이사는 “에스토니아가 코로나19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디지털 정부 업무를 관리하는 플랫폼인 엑스로드(X-raod)”이라고 밝혔다.

사이버네티카(Cybernetica)는 에스토니아의 IT 관련 공기업이다. 디지털 정부 구현을 위한 시스템의 기획 및 설계, 그리고 개발까지 모든 과정을 담당하고 있다. 데이터베이스(DB) 형태의 국가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플랫폼인 엑스로드 역시 사이버네티카와 에스토니아 정부가 공동으로 추진한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했다.

에스토니아는 지난 1991년 독립 당시, 국토 면적에 비해 부족한 관공서를 새로 짓기 위해 다양한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자금 조달과 관련하여 어려움에 직면하자, 건물을 짓는 것을 최소화하는 대신 디지털 서비스로 눈을 돌렸다.

국가 정보 구축 플랫폼 X-Road 개요 ⓒ egovspace.co.in

시작은 독립 이후 확보한 정보와 자료들을 DB로 구축하는 것이었다. 다만 비용과 IT 인프라가 부족했던 에스토니아 정부는 중앙집권적 DB를 만들 수가 없어서 지방정부와 민간이 각자의 DB를 만드는 방법을 택했다.

그리고 이들 DB를 연결해 주는 엑스로드 구축 프로젝트를 2001년부터 시행했는데, 이 엑스로드 시스템을 발판으로 에스토니아 디지털 정부의 기틀이 마련되었다.

엑스로드 시스템에는 정보의 투명성을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했는데, 특히 의료정보관리시스템인 ‘마이e-헬스(My e-Health)’의 투명성이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데 많은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블록체인 도입하여 의료정보시스템 보안

에스토니아 국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마이e-헬스는 포털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지난 2008년에 가동되기 시작한 마이e-헬스는 전자건강기록(Electric Health Record)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전자건강기록을 통해 확보한 환자들의 데이터를 통합하여 이를 표준 형식으로 제공함으로써 의사와 환자가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예를 들어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시, 의사는 환자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마이e-헬스를 이용하여 환자의 혈액형이나 앓고 있는 질병과 같이 중요한 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또한 환자도 마이e-헬스를 통해 자신의 진료 기록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질병 발생과 관련한 다양한 통계 자료를 수집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질병이 발생하게 되면, 보건 당국은 시스템을 가동하여 환자들의 추세를 파악한 뒤 감염병을 추적할 수 있다.

이 같은 기능 덕분에 최근 유럽을 휩쓸고 있는 코로나19의 2차 유행에서도 에스토니아는 큰 문제 없이 선방하고 있다는 것이 바그다노프 이사의 설명이다. 특히 확진자를 추적하는 시스템의 정보가 다른 국가에 비해 에스토니아가 훨씬 더 정확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My e-Health 시스템 개요 ⓒ ascian.in

바그다노프 이사는 “다른 국가의 경우 검사 결과를 확인하는 기관에서 해당 사용자의 휴대폰으로 확진 판정을 통지하도록 되어 있지만, 에스토니아에서는 개인이 앱을 통해 환자 포털에 접속하기 때문에 확진자의 판정 건수와 확진자의 등록 건수가 일치하도록 설계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다른 국가의 경우 통보하는 방식으로 집계되다 보니 중복이나 누락이 발생할 수 있지만, 에스토니아는 의료 정보를 관리하는 포털에 접속하여 개인적으로 확인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에서 자유롭다는 것이다.

바그다노프 이사는 “이 같은 접속 방식이 아니면 확진자를 추적하는 앱의 신뢰성에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고, 효과가 낮아지게 되므로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블록체인 기반의 환자 추적 시스템이 효과 면에서 볼 때는 더 낫다고 볼 수 있다”라고 밝혔다.

블록체인 기술의 또 다른 장점인 보안에 대해서도 바그다노프 이사는 “의료 정보를 관리하는 입장에서 볼 때 중복이나 누락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킹 등을 방지하는 보안은 정말 중요하다”라고 강조하며 “에스토니아 정부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업무에 주력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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