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연평도에 K-9 자주포에 이어 다연장 로켓포(MLRS)가 추가로 배치됐다.
군 관계자는 지난 29일 “연평도에 북한의 추가도발에 대비해 전력을 보강했다”고 밝혔다.연평도에 새로 배치된 다연장 로켓포(MLRS)는 비유도 로켓 36발을 20초 안에 발사해 사격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다.
로켓에 탄두를 달면 로켓포로 변신
로켓(rocket)은 장약이 연소되는 연소실을 위한 덮개, 추진제와 점화기 및 노즐 등으로 구성된다. 덮개는 연소 중 발생되는 고온 및 고압에 견딜 수 있어야 하며, 추진제는 신뢰성이 높고 취급이 간편한 고체추진제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로켓의 원리는 다음과 같다. 한쪽이 열려 있는 연소실에서 연료를 태우고, 이 때 발생된 뜨거운 가스가 급격하게 팽창해 빠른 속도로 분사된다. 가스가 분출되면서 연소실 벽에 강한 힘을 가하기 때문에 로켓은 뉴턴의 제3운동법칙인 작용-반작용 법칙에 따라 앞으로 날아가게 된다.
로켓의 특징은 공기가 희박한 우주공간에서도 작동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로켓에 공기가 필요없는 이유는 연소에 필요한 산소를 로켓 자체에 싣고 있어서 외부로부터 산소공급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고체 추진제 로켓에 필수적인 점화기는 항상 전기적으로 작동된다. 또한 로켓에는 반드시 노즐이 달려있어서 이 노즐의 출구 압력이 입구 압력의 임계 압력보다 낮기 때문에 엄청난 속력을 얻을 수 있다.
로켓은 뉴턴의 제 2운동법칙에 의해 날아갈수록 속도가 높아진다. 즉, F=ma의 경우, 힘 F는 질량 m이 일정하면 가속도 a에 정비례한다. 로켓의 질량이 일정할 때, 추력 F가 일정하다면 가속도 a도 일정해 로켓은 일정한 속도로 등속 비행을 한다.
하지만 로켓의 추진제가 전체 무게의 70~80%를 차지하는 특성상, 추력 F는 일정한 반면에 연료는 계속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때문에 질량 m 역시 계속 작아지는 반면 가속도 a는 커져서 로켓의 속도는 계속 증가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로켓은 우주공간을 날아다니는 비행체를 말한다”며 “하지만 로켓 앞부분에 탄두를 장착할 경우, 미사일이나 로켓탄이 된다”고 설명한다.
목표 지역을 일거에 초토화 1941년 6월 22일 03시 15분, 독소불가침 조약을 무시한 나치 독일군 145개 사단의 대병력이 소련 국경으로 물밀듯이 쳐들어갔다. 소련의 붉은 군대는 기갑, 포병, 공군 등 총체적인 열세를 안고 막강한 독일군을 맞았다. 소련 국경의 모든 전선이 무너지는 가운데 빈약한 무기의 소련군은 막강 화력을 가진 독일군의 상대가 아니었다.
1941년 7월 13일 소련의 ‘오르샤(Orsha)’란 도시 외곽에 독일 중부 집단군의 선봉에 선 제12 기갑사단과 소련 제20군이 대치했다. 드디어 공격 명령이 하달되고, 먼저 포문을 연 쪽은 소련군. 독일군 쪽으로 향한 4대의 트럭 위에 가려진 장막이 걷히고, 잠시 후에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로켓들이 날아가기 시작했다. 엄청난 굉음을 내는 로켓들이 쉴 새 없이 독일군 진영에 우박처럼 떨어졌다.
기다란 불의 꼬리를 달고 날아간 로켓탄은 독일군 기갑사단의 모든 곳에 떨어졌고, 사기충천해있던 독일군은 난데없는 불벼락에 크게 당황했다. 일거에 독일군 전차와 장갑차 17대, 화포 15문 등이 격파되고, 거의 대대 급에 이르는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것이 바로 2차 대전 내내 러시아 전선에서 독일군을 공포에 몰아넣은 ‘카츄샤 포’의 첫 신고식이었다. 이 카츄샤포는 한 소련 로켓 공학자의 노력에 의해서 탄생했다.
1919년 구소련은 로켓공학자인 ‘니콜라이 이바노비치 티코미로프’를 중심으로 기체역학연구소(GDI)를 만들고, 로켓 연구를 시작했다. 이후 1928년 무연화약을 추진제로 사정거리 1300m의 포병용 로켓탄이 제작됐다. 2년 후 티초미로프는 사망했지만 1933년 GDI는 마침내 탄체 직경 82mm의 RS-82, 132mm의 RS-132 로켓탄을 트럭으로 운반하는 ‘B-13-16 자주 다연장로켓포’를 탄생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군의 소련침공이 임박한 시점에도 소련군부는 이 로켓포에 전혀 신뢰를 보이지 않았다. 당시의 소련 군 관계자들은 “로켓포는 특성상 명중률이 아주 낮아 특정 목표를 타격할 수 없다”며 군 제식무기로의 채택을 거부했다.
그러나 전선은 매우 다급했다. 위력이 전혀 검증되지 않은 채, 다연장 자주 로켓포 7대가 진격중인 독일 선봉부대를 막기 위해 오르샤로 보내졌다. 이 때 사용된 로켓포는 단 4대. 특정 목표의 조준 없이 16발의 로켓탄이 독일군 머리 위에 쏟아졌고, 그 파괴력은 실로 엄청났다.
2차 대전 후, 전 세계는 안보를 위해 다연장 로켓포의 독자적 생산에 박차를 가했다.
K-136 구룡, 단시간에 화력 집중
올해 5월 21일 전남 고흥군 소재의 고흥만 경비행장 활주로에서 로켓 한 발이 흰 연기를 뒤로 뿜으며, 하늘 높이 치솟았다. 이날 발사된 로켓탄은 세계 최초의 2단 로켓으로 알려진 조선시대 ‘산화신기전(散火神機箭)’. 군의 협조 하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채연석 박사팀에 의해 이뤄진 이 발사는 나로호 2차 발사를 앞둔 시점에서 붐 조성을 위해 이뤄진 행사였다. 이날 모두 120여발이 발사됐다.
이날 옛 로켓포 신기전을 복원, 발사에 성공한 채연석 박사는 ‘조선왕조실록’을 인용해 “과거에 적이 숨어 있을 만한 곳에 신기전을 쏘면 겁에 질려 스스로 항복했다는 기록이 있다”며 “당시 칼, 화살, 창 그리고 총포가 전부이던 시절 굉음을 내고, 불을 뿜으며 날아가 폭발하는 무기의 파괴력도 무섭지만, 적에게 큰 공포를 줬을 것이다”라고 신기전을 설명했다.
조선시대 신기전 그리고 카츄샤포 등의 사례에서 보듯이 예부터 로켓포는 강력한 무기로 군림해왔다. 우리나라 역시 북한이 대량으로 보유한 방사포에 대응하기 위해 1980년대 국방과학연구소를 주축으로 독자적인 K-136 다연장 로켓포 ‘구룡’을 탄생시켰다.
5톤 트럭에 발사대가 장착된 K-136 구룡은 단시간에 강력한 화력을 집중해 밀집된 공격목표를 궤멸시키는데 효과적이다. 발사기는 36연장으로 회전이 가능하고, KM809A1 트럭에 탑재되며, 로켓운반용으로는 72발을 탑재하는 보급차량을 사용한다.
- 조행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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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0-12-0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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