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시계는 바로 원자시계이다. 세슘 원자시계의 정확도는 놀라워서, 우주의 시작에 시계를 맞춰놓은 뒤 지금 시간을 측정했을 때 단 0.5초 정도만 차이 날 만큼 정밀하게 시간을 유지한다. 원자시계라는 절묘한 장비는 레이저를 사용해 일정한 주파수로 진동하는 원자의 진동을 측정한다.
놀라운 성능이긴 하지만 아직 완벽하지 않다, 원자시계가 원자의 진동을 더 정확하게 측정한다면 암흑물질과 중력파와 같은 현상을 감지할 수 있을 만큼 민감하다. 또한 중력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우주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시간 자체가 변하는지 같은 놀라운 질문에 답할 수 있게 된다.
지난 16일 MIT의 물리학자들은 네이처지에 더 개선된 원자시계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지금처럼 무작위로 진동하는 원자구름을 측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양자적으로 얽힌 원자를 측정하는 방식의 원자시계를 만들어낸 것이다. 원자는 고전 물리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방식으로 서로 관계를 가지며, 과학자들이 원자의 진동을 더 정확하게 측정하도록 만든다.
새로운 설정에 따라 얽힘이 있는 양자 시계는 동일한 정밀도에 도달하는데 4배 더 짧은 시간이 걸린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MIT 전자 연구 연구소의 박사 후 연구원인 에드윈 페드로조 페냐피엘에 따르면 “얽힘이 강화된 원자시계는 현재의 최첨단 광학 시계보다 더 나은 정밀도에 도달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지금 원자시계, ‘표준 양자 한계’ 남아있어
원자는 일정하게 진동한다. 이것이 원자시계가 시계의 표준이 된 이유이다. 예를 들어 세슘-133 원자는 초당 정확히 91억9263만 1770번 진동하며, 이 패턴은 1968년 이후 공식적인 1초로 정의되었다. 최근 몇 년 간은 세슘을 대체할 원자로 이터븀이 새로 부상하고 있다. 짧은 진동주기 덕에 더욱 정확한 시간을 측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 또한 이터븀을 이용했다.

이상적으로는 원자 한 개의 진동을 추적했을 때 가장 정확한 시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임의의 양자 변동이 측정을 어지럽게 만든다. 이를 표준 양자 한계라고 한다. 따라서 양자 시계는 일반적으로 같은 유형의 수천 개의 원자로 구성된 가스를 추적한다.
원자의 진동을 측정하는 법은 다음과 같다. 수천 개의 원자들은 거의 절대 0도로 냉각된 뒤, 레이저로 제자리에 고정된다. 그리고 다른 레이저가 원자의 진동을 측정한다. 원자시계에서는 표준 양자 한계를 줄이기 위해서 많은 원자의 평균을 취해 더 정확한 답을 얻으나, 안타깝게도 표준 양자 한계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얽힌 시계’, 4배 빨리 원하는 정밀도에 도달해
MIT 팀의 새로운 원자시계는 양자 얽힘이라는 현상을 이용해 표준 양자 한계를 줄이는 방법을 찾아냈다. 아인슈타인이 ‘유령 같은 원격 작용!('spooky action at a distance!)’이라고 말한 양자 얽힘은 한 곳에서 입자를 관찰하면 얽혀있는 다른 원자가 즉시 상태를 바꾸는 현상을 말한다. 두 입자가 떼려야 뗄 수 없게 되었을 때 발생하며, 두 입자가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가와는 관계없이, 한 입자의 상태변화는 다른 입자에 즉시 영향을 준다.
MIT 연구팀은 원자가 얽히면 얽히지 않은 경우보다 개별 진동의 편차가 적고, 공통 주파수 주변에서 강화될 것이라고 추론했다. 그 결과 원자시계가 측정하는 평균 진동은 표준 양자 한계를 초과하는 정밀도를 갖게 된다.
불레틱을 비롯한 연구팀은 새로운 원자시계에서 약 350개의 이터븀 원자를 얽었다. 이터븀은 가시광선과 동일한 매우 높은 주파수로 진동한다. 즉 하나의 원자가 세슘보다 1초에 10만배 더 자주 진동한다. 이터븀을 정확하게 측정한다면 과학자들은 원자를 사용하여 더 촘촘한 시간 간격을 구별해낼 수 있다.
연구팀은 표준 기술을 사용하여 원자를 냉각시키고, 두 개의 거울로 형성된 광학 공간에 냉각시킨 원자를 가두었다. 그런 다음 레이저를 광학 공간으로 보내 거울 사이에서 반사되게 만들며 원자와 수천 번 상호작용하게 만들어 원자들을 서로 얽었다.

슈 연구원은 “그것은 마치 빛이 원자들 간의 통신 링크 역할을 하는 것과 같다. 이 빛을 보는 첫 번째 원자는 빛을 약간 변형시키고 그 빛은 또한 두 번째 원자와 세 번째 원자를 수정한다. 그리고 여러 주기를 통해 원자들은 집합적으로 서로를 알고 유사하게 행동한다.”라며 이 원리를 설명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연구원들은 원자를 양자적으로 얽은 다음, 기존 원자시계와 유사한 다른 레이저를 사용하여 평균 주파수를 측정했다. 그러자 연구팀이 원자를 얽지 않고 유사한 실험을 수행했을 때보다 4배 빨리 시계가 원하는 정밀도에 도달했다.
불레틱 연구원은 “시간을 더 길게 측정하면 항상 시계를 더 정확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문제는 특정 정밀도에 도달하는 데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가입니다. 많은 현상을 빠른 단위로 측정해야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날의 최첨단 원자시계가 양자적으로 얽힌 원자를 측정하는 데 적응할 수 있다면 더 정확한 시간 측정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암흑물질 및 중력파와 같은 우주의 신호를 해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김진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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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0-12-2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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