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베토벤 바이러스'라는 음악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화제를 모으며 '메니에르증후군'이란 희귀질병이 주목을 끌었다. 또한 메니에르증후군의 주요 증상이 어지럼증 유발이란 사실이 많은 사람들에게 각인되면서 대수롭게 여기지 않던 '어지럼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극중 여주인공인 두루미(이지아)가 앓는 메니에르증후군은 귓속 평형 기능을 담당하는 달팽이관에 문제가 생겨 어지럼을 유발하는 증상이다. 피곤하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 경우 극심한 두통과 구토증상까지 동반한다.
'어지럼증'은 성인에서 두통만큼이나 자주 발생한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에서는 절반 이상이 호소할 정도로 무척 흔한 증상이다. 또, 높은 곳에 있을 때나 멀미를 할 때, 도수가 맞지 않는 안경을 착용할 때처럼 정상적인 생리적 어지럼증과, 몸의 이상으로 나타나는 병적 어지럼증이 있다.
최근 한 취업 포털 사이트가 직장인 1천67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직장인 10명 중 3명은 어지럼증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어지럼증의 원인= 어지럼증은 많은 이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정확한 원인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어지럼증의 원인으로는 평형기능 장애, 빈혈, 심혈관계 질환, 뇌졸중, 내분비 질환, 심인성 원인, 약물 부작용 등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실제 어지럼증은 상당수 머리가 아닌 내이(內耳)의 문제로 발생하는 경우라고 의료계에서는 보고 있다. 특히 귓속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이석 기관의 돌가루가 제 위치를 벗어나는 이석증이 생겨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귀로 인해 발생하는 어지럼증 중 가장 많은 원인은 귓속의 돌(이석)이 떨어져 생기는 경우이다. 귓속의 세반고리관과 전정은 우리 몸의 균형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전정 내부에는 조그마한 돌가루(이석)가 쌓인 층이 있다. 그런데 이곳의 돌가루가 떨어져 나와 귀를 돌아다니면 평형기능의 장애가 생겨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평형기능이란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움직일 때 몸의 균형을 유지하며, 물체가 흔들리지 않고 똑바로 보이도록 하는 기능이다. 이러한 기능은 귀(내이), 시각계(눈), 체감각계 등을 통해 뇌에서 조절된다.
이석증이 있을 경우 움직일 때에 증상이 나타나므로 움직이지 않으면 5분 이내에 가라 앉는다. 또한 눕거나 일어날 때, 누워서 고개를 한쪽 방향으로 돌릴 때 이런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렇듯 이석증은 머리를 움직이지 않은 상태에서는 어지럼증이 발생하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갑작스럽게 한쪽 귀의 전정기관을 담당하는 신경기능의 일부 또는 전체가 없어지는 '전정신경염' 증상이 생겨도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다. 전정신경염에 걸리면 어느 날 갑자기 생긴 어지럼증이 수일에서 수주간 지속되게 되는데, 속이 메스껍고 구토가 나며, 머리를 움직이지 않는데도 마치 술에 취한 것처럼 주위가 빙빙 돌고 휙휙 지나가는 느낌이 지속된다. 또 자꾸 몸이 한쪽으로 기울어지거나 넘어지기도 한다.
전정신경염이 발생하는 원인은 내이의 바이러스 감염을 원인으로 보는데, 치료를 받을 경우 일반적으로 6주 가량이 지나면 어지럼증이 없어진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명, 청력장애, 오심, 구토 등의 증상이 함께 오기도 하는데 전정신경염이 지속되면 스테로이드, 칼슘길항제, 항콜린제안저촬영을 통해 급성기의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이와 함께, '편두통성 어지럼증'은 피로하거나 월경 전후에 또는 커피나 초콜릿을 먹은 후에 잘 나타난다. 어지럼증은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누워 있어야 할 정도로 심하다. 하루 정도 지나면 호전되며 적어도 3일 이내에 사라진다. 빈도는 수주나 수개월 만에, 또는 수년에 한 번씩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은 평소에 차멀미를 잘 하는 편이며, 가족 중에도 비슷한 사람이 있는 경우가 많다. 편두통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잘 나타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로를 피하고 초콜릿, 치즈, 커피, 햄, 소시지 등을 먹지 않고, 아침식사를 챙겨 먹어야 한다.
이밖에도 스트레스나, 긴장성 두통, 과호흡, 피로, 수면 부족, 배고픔 등은 대뇌의 기능을 떨어뜨려서 어지럼증을 유발한다. 쉽게 말하면 컴퓨터의 연산장치에 무리가 와서 화면이 느리게 움직이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수 있다.
◆어지럼증 응급처치와 예방= 갑자기 어지러울 경우의 응급처치는 우선 머리를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누워 있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간혹 빈혈이나 영양부족으로 생각하고 음식을 먹은 후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있는데 나중에 심하게 토할 수 있으므로 되도록이면 아무것도 먹지 말아야 한다. 허기가 져 굳이 먹어야 한다면 꿀물과 같이 액체로 된 음식이 덜 메스껍다. 단백질이나 지방질이 많이 함유된 음식은 오히려 구역질을 일으킬 수 있어 좋지 않다.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돌발적으로 발생한 어지럼증의 응급처치 요령은 구역질을 느끼는 도중 만약 혀 밑에 침이 고인다면 곧 구토가 나올 것이라는 징후이므로, 고개를 숙이고 토할 준비를 해야 한다. 또한 위장의 용량은 1리터 정도이지만 구토량은 대부분 500cc 이하이므로, 손바닥 쪽의 손목주름에서 4cm 몸 쪽의 지점에 있는 내관(內關)을 세게 누르면 구역질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중년 이후에 어지럼증이 자주 발생하면 평소에 전정기관 운동을 많이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쪽의 기능이 저하되면 나머지 한쪽의 전정기관으로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전정기관의 능력을 강하게 해둘 필요가 있다.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은 시야를 안정시키는 능력을 강하게 한다. 흔들리는 버스나 지하철은 자세균형을 발달시킨다.
◆어지럼증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7가지
1. 지나친 욕구불만이나 스트레스는 가능한 쌓이지 않게 해소법을 마련한다.
2. 지나친 다이어트, 폭음·폭식 등 불규칙한 식사습관을 피한다.
3. 밤낮이 바뀐 생활도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수면부족과 과로에서 벗어난다.
4. 기름진 음식을 자주 섭취하지 않는다.
5. 지나친 비만도 대사 장애로 인한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체중조절에 힘쓴다.
6. 커피, 콜라, 사이다 등 청량음료나 염분이 많이 든 음식을 삼가한다.
7. 평소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는 내과질환(고혈압, 당뇨병, 갑상선 질환 및 빈혈)에 대한 관리를 한다.
- 우정헌 기자
- rosi1984@empal.com
- 저작권자 2008-11-14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