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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권시연 객원기자
2012-11-20

양자역학 통해 삶의 구조 이해 템플턴 ‘동아시아의 과학과 종교’ 대중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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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은 우리 가운데 누구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지만, 우리가 사용할 줄은 아는 무척 신비스럽고 당혹스러운 학문이다.”(Murray Gell-Mann, The Nature of Matter, 1981)

▲ 제2회 템프턴 ‘동아시아의 과학과 종교’ 대중 강연이 17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려, 장회익 서울대 명예교수가 ‘삶의 구조와 양자역학’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TheScienceTimes

장회익 서울대 명예교수는 ‘삶의 구조와 양자역학’이라는 주제로 17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제2회 템프턴 ‘동아시아의 과학과 종교’ 대중 강연에서, 양자역학의 어려움에 대해 머레이 겔만이 한 말을 인용했다. 이어 왜 그토록 이해가 어려운지 그 문제의 근원을 찾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양자역학 이해 문제의 초점은 대상과 인식주체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다. 그런데 대상과 인식주체의 관계를 이해하려면 삶의 주체 문제 곧 삶의 구조를 이해해야 하고, 삶의 구조를 이해하려면 삶의 뿌리 곧 우주와 생명과의 관계를 밝혀야 한다. 왜냐하면 ‘이해’라는 것은 관련성의 파악을 의미하기 때문.

대칭 붕괴로 우주의 질서 형성

장 교수는 양자역학을 이해하는 틀로 이른바 태극도 2.0을 제시했다. 태극도에서 말하는 음양을 일차질서, 오행을 이차질서, 건곤을 물질세계, 만물을 생명으로 표현한 것. 태극도설 2.0은 ‘혼돈이면서 대칭이다. 대칭이 나뉘어 일차질서가 되고 또 변화를 일으켜 이차질서가 된다. 사람의 정신 안에 주체성(앎)이 생겨나고 온생명의 자의식(성인)이 사람의 바른 자리를 세운다’로 정리할 수 있다.

변화의 원리는 ‘F(자유에너지)=E(에너지)+T(온도)*O(질서)’로 정리, 이 식을 통해 자연의 질서가 나타나는 원리를 설명할 수 있다. 자연은 자유에너지가 낮은 쪽으로 이동하려고 하고, 물이 얼음으로 변하는 것은 얼음이 물보다 온도와 질서가 더 크기 때문이다.

우주의 자유에너지는 온도가 무한대이고 질서가 없는 상태라 완전 혼돈과 완전 대칭의 상태인데, 온도가 낮아지고 더 낮아지면서 대칭이 붕괴되고 질서가 출현했다. 이때 힘과 입자의 구분이 발생하고 온도 하강에 따른 복합입자 및 중력 등에 의해 거대한 구조물이 출현했다는 것.

이어 그는 요동에 따라 상태 전이가 일어나고, 요동에 의한 준안정 상태로의 전이가 이뤄진다고 말하며 ‘스스로 짜인 고비 모형(Sandpile Model)’을 소개했다. 모래성을 쌓다가 임계치에 도달하면 파괴되는 것. 계곡(제어물)을 따라 흐르는 강물(흐름)도 여기에 해당하며 이것이 일차질서의 모습니다. 이차질서는 일차질서의 정도에 따라 형성이 결정된다.

질서는 바탕질서와 국소질서로 나눠진다. 예를 들면 바닷가(자연)는 바탕질서이고 바닷가에 서 있는 사람이나 배는 국소질소가 된다. 그리고 국소질서의 확률이 높아지고 다수의 국소질서 확률이 높아지면 변이가 일어난다.

삶은 생명의 주체적 양상

장 교수는 생명을 ‘온생명’으로 이해했으며 온생명은 조건부 생명으로서의 낱생명과 보생명의 결합으로 봤다. 생명을 낱생명적 관점에서 이해했을 경우 나뭇잎을 나무라고 부르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 토끼를 상위 낱생명, 토끼세포를 하위 낱생명으로 볼 경우 생명의 단위를 규정하는 기준이 마련된다.

▲ 제2회 템프턴 ‘동아시아의 과학과 종교’ 대중 강연에서 장회익 서울대 명예교수는 “양자역학은 우주와 생명을 이해할 근거를 제공하고, 우주와 생명의 이해는 다시 양자역학을 이해할 바탕을 마련한다”고 말했다. ⓒTheScienceTimes

이러한 낱생명은 복합 질서 안에서 한 참여자로 기능하는데, 여타 참여자들과의 성공적인 조정이 질서 유지이고 곧 생존의 핵심이다. 그리고 복합 질서 안에서 나타나는 참여자는 주체적 양상과 객체적 양상을 갖는데, 삶이란 생명의 주체적인 양상이라고 장 교수는 말했다.

덧붙여 그는 삶을 자체 촉매 기능과 생존 위지 기능, 다른 참여자와의 조정 기능, 가능성 모색 메커니즘이라고 표현했다. 다른 참여자와의 조정 기능이 곧 지식, 정보(앎)이고, 질서가 인식으로 인식이 지식과 정보로 확산된다고 설명했다. 인식은 인식주체와 인식대상으로 나뉘는데 이 둘은 적절한 상호관계를 유지, 실재에 대응하는 서술, 규약적 관계를 갖는다.

장 교수는 “진리는 순환 속에 있다”며 “양자역학은 우주와 생명을 이해할 근거를 제공하고, 우주와 생명의 이해는 다시 양자역학을 이해할 바탕을 마련한다. 이처럼 모든 이해는 순환의 논리 위에 서 있다. 그러나 이것은 공순환이 아니라 나선형으로 향상되는 선순환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참여자가 주체적 양상과 객체적 양상을 모두 갖는다면 객관적 관찰자의 입장을 취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됐다.

장 교수는 “주체와 객체가 분리된 것은 아니지만 인식 작업을 할 때마다 명백하게 주체와 객체를 설정하고, 설정하면 충실하게 규약 등을 써야 한다”며 “인식 주체까지를 물리적 대상으로 볼 수도 있지만 이때는 오로지 하드웨어의 일부로 보아야 한다. 이 안에는 주체의 서술 내용이 담기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이어 그는 “주체가 객체를 인식하는 것 자체가 객관적일 수 없다. 불안정한 것인데 경험을 통해 고쳐나가야 한다. 이 과정이 앎이고 학문이며 선순환을 의미한다”며 “대상 자체를 인식할 수는 없으며 대상과 관련된 최선의 것을 알 뿐이다. 외부 대상의 가장 접전을 이해하려는 계산의 시도, 행동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권시연 객원기자
navirara@naver.com
저작권자 2012-11-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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