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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를 학문적으로 바라본다면?

한국야구연구학회 발족

야구를 학문적으로 바라본다면 어떨까. 이런 질문을 가지고 있던 다양한 학계의 연구자와 실무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오직 ‘야구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뭉쳤다.

지난해 “한국 프로야구에 왜 백인천 선수 이후 4할 타자가 없냐”는 질문에서 출발해 ‘백인천 프로젝트’를 수행했던 정재승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가 초대회장으로 추대된 ‘한국야구연구학회’의 이야기다.

해당 프로젝트 추진으로 얻은 데이터와 기회들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야구를 ‘학문적’으로 바라보자는 움직임이 생긴 것. 이에 지난 1일 서울대학교 스코필드홀에서는 제1회 한국야구연구학회 학술대회 및 창립총회가 열렸다.

데이터 분석해 질적 성장 꾀하는 야구연구학회 기대

이날 창립총회에는 각계 각층의 이른바 ‘야구 덕후(일본어 ’오타쿠‘에서 비롯한 용어로 팬의 도를 넘어 전문가 영역까지 관심을 두는 사람을 일컫는 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김민아 MBC 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가 진행한 ‘한국야구연구학회에 바란다-난상토론’의 패널이 놀라웠던 이유다.

▲ 다양한 분야에서 야구를 학문적으로 바라보기 위한 ‘한국야구연구학회’의 창립총회가 열렸다. ⓒScienceTimes


선수 생활에 이어 ‘야구인의 삶’을 연장해오고 있는 양상문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고등학교 시절 원년 한국 야구기록연구학회에서 회원으로 활동했던 윤병웅 KBO 기록위원장, 역시 기록연구 견습과정을 수료했으나 기록자가 되지 못했던 시간을 딛고 구단의 대표가 된 이태일 NC 다이노스 사장, 12년 차 야구기자인 이용균 경향신문 기자와 학회 초대 회장인 정재승 교수. 한눈에 봐도 한자리에 모이기 쉽지 않은 패널들이다.

윤병웅 위원장은 “과거 프로야구 연중 관객이 200~300만 시절에는 ‘그들만의 리그’라는 표현을 자주 썼지만 이 학회를 통해 수많은 야구 팬들이 함께 연구하고 리그를 성장시킬 수 있는 모임이 되길 바란다”고 말문을 열었다.

윤 위원장은 ‘세이버매트릭스’라는 용어를 소개했다. 이는 야구 기록과 통계를 수학적 분석 개념으로 접근하는 통계학과 야구의 융합 학문이다. 야구에 관한 지식이 단순한 차원을 넘어 축적된 분석 자료를 통해 한국 야구의 질적 성장을 만드는 데도 보탬이 돼야 한다는 이야기다.

양상문 해설위원은 “일본이나 미국에서는 야구인이 아니어도 체육 역학, 물리학, 의학 등 이론적 접근 방법이 많다”며 “우리나라에서 학회를 통해 첫 걸음을 내딛는데 새로운 야구학을 만들길 바란다”고 전했다. 정재승 교수는 “이런 부분을 모아 학회 발전, 야구 발전에 활용하도록 애쓰겠다”며 “국내 야구 데이터는 개인에게 제한적이므로 연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여 학문적으로 증진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경제, 노동, 운동역학, 미디어까지…‘야구’를 통한 융합

난상토론 이후 학술 발표가 이어졌다. 경제학, 노동학, 운동 역학, 미디어와 데이터까지 야구라는 소재를 두고 다양한 학계에서 발표에 참가했다.

‘한국의 야구경제학’ 저자로 대중에게 알려진 이영훈 서강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확률적 변경모형(stochastic frontier model)’에 한국 프로야구의 패널자료를 적용해 스몰볼(small ball)과 빅볼(big ball)의 효과성을 분석했다.

또 프로야구가 사업을 넘어 산업으로 발전해나가는 데 있어 선수들의 연봉을 분석한 김기민, 김정우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원의 ‘한국프로야구 선수들의 연봉은 과다한가?’, 운동 동작의 지침 제시는 물론 성적을 향상시키기 위한 운동역학적 지식을 다룬 이기청 춘천교대 교수의 ‘야구의 운동 역학적 연구’는 야구를 둘러싼 중계방송용 프로그램이나 전략 분석 프로그램 개발 등의 산업에도 야구 연구가 미칠 수 있는 중요성을 상기시켰다.

또 영화 ‘머니볼’의 장면으로 발표의 문을 연 한운희 연합뉴스 미디어랩 기자는 ‘국내외 언론 보도 사례로 살펴본 스포츠 데이터시각화’를 주제로 완성도 높은 스포츠 데이터가 갖춰야 할 핵심 요소를 짚었다. 팬의 입장으로 오늘 총회에 참석했다고 밝힌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은 “한국의 열렬한 야구 팬으로서 학회를 통해 관중이 더 즐거운 야구, 리그가 함께 성장하는 야구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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