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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조재형 객원기자
2011-03-03

암흑물질 VS 수정중력이론 베일에 싸인 우주를 설명하려는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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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인류가 알고 있는 우주는 어느 정도일까? 바라만 봐도 눈이 부신 태양부터 밤하늘을 가득 채우는 수많은 항성,  그 외에 무수한 성간물질 등. 특별한 이름이나 기호가 붙은 별들만 해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여태 인간이 알아낸 우주는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전파망원경을 이용해 우주에서 들어오는 각종 전파들을 분석하고 계산한 결과, 우리가 알고 있는 물질들의 질량을 모두 합해 봐야 우주 전체 질량의 5~10%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나머지 관측되지 않은 물질들의 정체는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이들을 설명하는 이론 중 가장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바로 암흑물질론이다.

우리에겐 관측되지 않거나 아직 관측하지 못한 어떤 물질들이 있으며, 그것이 우주 질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것. 이런 암흑물질의 후보로는 블랙홀, 중성미자, 어두운 성간물질 등이 있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서 실험 중인 거대강입자충돌기(LHC)는 힉스입자와 함께 이 암흑물질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암흑물질 이론은 현재 우주의 불명확한 부분을 어떻게든 설명하고 있지만 명확치 못하다는 단점도 있다. 또한 암흑물질론 외에도 신빙성 있는 다른 이론도 존재한다.

그것은 일명 MOND이론이라 불리는 것이다. MOND는 수정된 뉴턴 역학(Modified Newtonian Dynamics)의 약자이며 수정중력이론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는 1983년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의 물리학자 모티 밀그롬(Moti Milgrom)에 의해 만들어진 이론이다.

우주의 신기루, 중력렌즈 효과와 암흑물질

지구에서 우주를 관측할 때 종종 ‘중력렌즈 효과’가 나타난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을 뒷받침 해주는 현상의 하나라 볼 수 있는 이것은 우주에서 볼 수 있는 일종의 신기루 현상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빛은 동일한 매질 안에서 의심할 여지없이 곧게 직진하지만 우주를 구성하는 수많은 거대 천체들 주변에선 그렇지 않다. 엄청난 질량으로 인해 공간은 일그러지고 그 주변을 지나는 빛의 경로가 휘어지게 된다.

이는 마치 렌즈를 통해 빛을 모으거나 분산시키는 것과 같은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중력렌즈효과라 불린다. 중력렌즈 효과는 한 개의 별을 여러 개로 보이게 하며 별 주위에 신비로운 링(ring)형태의 구조를 보이게 하기도 한다.

또한 별의 본래 위치를 왜곡시켜 이상한 곳에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도 한다. 물론 이런 현상을 일으키는 무거운 천체가 빛의 경로 상에서 발견된 경우는 이해가 가능하지만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았다면 설명이 힘들어진다.

이것을 현재 가장 잘 설명해 주고 있는 것은 암흑물질이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도, 관측되지도 않아 존재가 불분명한 암흑물질을 대신해 중력렌즈현상을 설명하는 것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MOND이론이다.

암흑물질을 대신하는 MOND이론

지구로부터 약 30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총알성단’이라 불리는 거대한 두 개의 은하단이 충돌한 사건이 있었다. 이는 암흑물질을 증명할 수 있는 대표적인 현상으로 설명되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 반대의 입장에서 설명되기도 한다. 캐나다 워털루대의 존 모파트(John Moffatt)교수 연구팀은 “이로부터 MOND이론의 증거를 찾아 암흑물질을 대체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연구팀은 허블, 스피처, 마젤란 망원경 등의 우주망원경으로 이 총알 성단을 관측하고 분석한 결과 성단 자체의 중력이 빛을 굴절시키는 중력렌즈 현상을 보인 것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관측되지 않는 암흑물질을 계산에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것은 MOND이론을 설명하기 매우 중요한 부분이 됐다. 즉, 일반적으로 관측이 가능한 물질만으로 중력렌즈 효과를 설명한 것.

MOND이론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연구는 최근에도 발표됐다. MOND이론은 성운의 질량과 성운의 평형회전속도 간에 상대적인 관련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보통 회전하는 나선성운들은 항성과 같은 많은 천체들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질량 측정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정확한 규명이나 분석이 힘들다.

이에 최근 메릴랜드대 천문학과 스테이시 맥고프(Stacy McGaugh)교수는 가스가 풍부한 성운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가스가 풍부한 성운 47개를 대상으로 질량과 평형회전속도를 측정했으며 이를 MOND이론이 설명하는 질량과 회전속도의 상대적 관련성과 비교했다. 결과는 MOND이론의 손을 들어줬다.

47개의 성운 모두가 MOND이론으로 예측할 수 있는 값에 근접했던 것이다. 물론 본 실험엔 어떤 암흑물질도 관여되거나 계산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도 매우 큰 의미가 있다.

맥고프 교수는 이에 대해 “밀그롬(Milgrom) 박사의 MOND이론이 가스가 풍부한 성운들을 대상으로 맞아 들어간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암흑물질, 현대판 에테르 될까?

꼭 MOND이론을 지지하는 입장이 아니더라도 정체부터 불분명한 암흑물질이론을 반박하는 사람들은 종종 ‘에테르’에 대해 말한다. 에테르는 빛이 입자성과 파동성을 둘 다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지 않고 파동으로만 받아들여졌을 당시, 우주에 가득히 존재할 것이라 여겨졌던 가상의 물질이다. 파동은 매질을 통해서만 전파되기 때문에 태양빛이나 별빛 등이 지구로 전달돼 오는 데는 이런 매질이 존재할 것이라 예측했던 것.

한 때, 이는 과학계에 거의 정설처럼 받아들여졌으나 이를 증명하기 위한 여러 실험 결과들이 에테르 존재에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게 만들었다. 그 중 실험 목적과 결과가 달라진 것으로 유명한 마이컬슨-몰리 실험은 에테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쪽에 결정적인 결과를 내놓게 됐다. 또한 그 시기에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제출되면서 마이컬슨-몰리 실험은 빛의 속도는 항상 일정하다라는 아인슈타인의 가설을 입증해 줬으며 사실상 에테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없는 존재를 가지고 수행한 수많은 실험과 연구들이 허무하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이들은 순수과학이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된 계기가 됐다. 마치 연금술에 도전하다 실패했지만 현대 화학의 기초를 쓴 중세 연금술사들과 비슷한 사례다.

그렇다고 암흑물질이 에테르처럼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다. MOND이론 역시 한계는 있다. 소규모 은하나 성단, 성운 등에서는 설명이 가능하지만 대규모 은하나 은하단과 같이 측정 규모가 거대해지면 설명이 힘들어지는 것이다.

이에 아직은 규명단계에 있지만 무리없이 우주를 설명하고 있는 암흑물질이 더욱 신빙성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물론 어떤 이론이 더 정확한 설명을 해 줄지는 알 수 없다. 어쩌면 두 이론이 모두 맞을 수도, 모두 틀렸을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그 규명 과정에서 과학이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에테르 설이 그랬듯 말이다.
조재형 객원기자
alphard15@nate.com
저작권자 2011-03-0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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