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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준래 객원기자
2014-02-18

암세포를 구별하고 찾아낼 수 있다면? 암세포를 확실히 판별하는 특수 안경 개발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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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를 시각적으로 관찰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암 발생 초기에는 암세포를 아무리 고성능의 현미경으로 확대하더라도 정상 세포와 구분하기가 극히 어렵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 건강한 세포와 암세포를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특수 안경이 개발됐다 ⓒWashington Univ.

그러나 최근 들어 암 수술 과정에서 의사들이 건강한 세포와 암세포를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안경 모양의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미국의 과학자들에 의해 개발되어 전 세계 의료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과학기술 전문 매체인 Sciencedaily는 미 워싱턴대의 연구진이 특수한 안경을 쓰고 보면 암세포가 푸른빛을 나타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최근 보도하면서, 이 신개념의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수술과정에서 종양세포를 남겨놓을 가능성을 최소화해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종양의 경계를 구분하여 환자 피해 최소화

현재까지의 암 수술은 대부분 종양 부위뿐 아니라 종양이 조금이라도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인접한 부위를 함께 제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암세포가 의사의 육안으로는 파악이 안 돼서 종양의 경계를 정확히 구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인접 부위를 제거한다 하더라도 암세포를 완전히 없앴다고는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의사들은 인접 부위에서 채취된 샘플을 병리검사실로 보낸 다음 조직검사를 시행한다. 그리고 여기서 만약 암세포가 발견되면 2차 추가 수술을 해야 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감내해야 하는 육체적·정신적 고통은 이중, 삼중으로 늘어나게 된다.

워싱턴 의대의 조교수인 줄리 마젠탈러(Julie Margenthaler) 박사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유방암 환자의 약 20~25%는 종양 제거 후 2차 수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마젠탈러 박사는 “지금까지의 기술로는 1차 수술 과정에서 암세포  범위를 적절하게 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워싱턴대 방사선 및 생의학공학과의 사뮤엘 아킬레푸(Samuel Achilefu) 교수와 연구진은 비디오 기술과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ead mounted display), 그리고 암세포에 부착되는 분자표적치료제(targeted molecular agent)를 융합하여 안경을 쓰고 보면 암세포가 빛나도록 한 기술을 개발했다.

▲ 특수 안경을 끼면 암세포들이 푸른빛을 보인다. ⓒWashington Univ.

연구진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된 특수 안경은 직경 1mm까지의 아주 미세한 암세포까지도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험용 쥐를 이용한 파일럿 연구에서 연구진은 조영제로 흔히 사용되는 인도시아닌그린(ICG)을 쥐의 종양에 주사하고 특별한 조명 아래에서 이 특수 안경을 끼면 암세포들이 푸른빛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특수 안경의 임상 테스트는 지난 10일 워싱턴 의대의 알빈 사이트먼(Alvin J. Siteman) 암센터 수술 현장에서 처음 적용됐다. 수술을 진행한 마젠탈러 박사는 “특수 안경이 아직은 초기 단계이며 개발 및 테스트가 더 필요하지만, 이 특수 안경을 통해 환자가 입을 혜택을 생각하면 정말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젠탈러 박사는 “이 특수 안경으로 인해 추가 수술의 필요성이 없어지게 된다면, 환자들이 떠안아야 할 고통과 불편, 그리고 경제적인 문제 등이 해결된다”고 설명하면서 “이런 결과가 얼마나 엄청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라”고 언급했다.

이 외에 조만간 마젠탈러 박사처럼 특수 안경을 쓰고 한 환자의 흑색종(melanoma) 제거 수술을 시행할 예정인 워싱턴 의대의 라이언 필즈(Ryan Fields) 교수도 “혁신적인 이 새로운 기술을 환영한다”며 “이론상 특수 안경 기술은 모든 종류의 암세포를 시각화하는 데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재 사이트맨 암센터에서 암이미징 프로그램(Oncologic Imaging Program)을 공동으로 이끌고 있는 아킬레푸 교수는 다른 입자물질을 식약청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신청을 해놓은 상태이다. 이 물질은 특히 암을 표적으로 삼아서 더 오랫동안 빛을 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췌장암을 조기 진단하는 3D 방식 장치도 등장

워싱턴 의대의 연구진이 암세포를 구별하는 특수 안경을 개발하여 주목을 끌고 있다면, 의싱턴대의 광학분야 전문가들은 췌장암(pancreatic cancer)을 신속하면서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의료장치를 개발하여 또 다른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워싱턴대 연구진이 최근 개발한 이 췌장암 조기진단 장치는 3D 이미지처리 방식이다. 이번 연구의 공동 책임자인 휴먼 포토닉스 연구실(Human Photonics Laboratory)의 에릭 자이벨(Eric Seibel)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장치가 전체 생체검사 조직을 프로세싱하고 분석하여, 암의 세포적 형태에 대한 더욱 완벽한 그림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췌장암 진단 과정을 살퍼보면 확보된 생체검사 조직 샘플은 실험실에서 얇은 조각으로 절단되는데, 여기서 세포의 비정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2D 형태로 광학적 분석을 진행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볼 때 수동적 시간소비형 프로세스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 췌장암을 조기 진단하는 실리콘 재질의 플렉서블 디바이스 ⓒWashington Univ.

그러나 자이벨 교수와 연구진이 개발한 진단 장치는 이 같은 기존의 시간소비형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고 간소화 해주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하여 이번 연구의 공동 책임자인 로니 다스(Ronnie Das) 박사는 “우리가 개발한 장치가 전체 생체검사 조직을 프로세싱하고, 분석하여 암의 세포적 형태에 대한 더욱 완벽한 그림을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스 박사는 “조직을 절단하게 되면 그것에 대한 정보를 잃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에 만약 원래의 생체검사 조직을 유지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비정상적인 세포 생장에 대한 전체 스토리를 알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현재 연구진은 실리콘으로 제작된 얇은 신용카드 크기의 플렉시블한 장치를 제작 중이다. 이 장치의 경우 조직의 조각이 아주 작은 채널을 통과하면서 병리학 실험실에서 더 큰 규모의 크기로 일어나는 과정을 복제하듯 진행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 진단장치는 마이크로 유체공학(microfluidics)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조직이 많은 외부의 힘을 적용할 필요 없이 작은 채널을 통해 쉽게 이동하고 정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고, 또한 의사들이 조직을 취급하지 않아도 되도록 편의성을 증진시킨 것이 장점이다.
김준래 객원기자
joonrae@naver.com
저작권자 2014-02-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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