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지켜라] 윌리암 루토 케냐 대통령 및 엘고어 전 미국 부통령의 COP27 발언
2022년 11월, 사이언스타임즈에서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개최에 따라 ‘기후변화’에 대한 기획 시리즈를 연재한다. 인류의 미래를 위한 ‘지구를 지켜라’ 시리즈를 통해 독자들이 기후변화에 대한 궁금증 해소와 경각심을 갖길 바란다.
전 세계가 동시에 기후 변화가 유발하고 있는 크고 작은 변화를 경험하고 있는 가운데, 각국 정상 및 기후 대사들은 현재 이집트에 모여서 27번째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Conference of the Party 27)에 참석하고 있다. 전 세계 정상들은 항상 자국의 이익을 대변해야 하는 입장이기에 협상이 언제나처럼 쉽지는 않다. 작년 26번째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도 막판에야 여러 협상이 진행되며 협약이 확정된 만큼 이번 COP27의 초반 분위기도 매우 치열하다.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은 COP27 연설에서 선진국의 적절한 지원이 있다면 아프리카가 미개척 재생 에너지 자원, 광대한 토지, 그리고 젊고 역동적인 노동력을 기반으로 지구의 기후 변화 미래에 필수적이고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COP27에서 연설하는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 ⓒ The Standard
루토 케냐 대통령은 아프리카 협상가 그룹(AGN: African Group of Negotiators)을 대신하여 연설하였는데, 기후 변화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화석 연료 배출, 그리고 이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부유한 국가들이 탈탄소화 약속을 이행하고 지구 온난화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개발도상국을 도와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서 아프리카 국가들은 전 세계의 탄소 배출량에 거의 기여하지 않았지만, 기후 위기로 인해 가장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루토 케냐 대통령의 말처럼 본격적으로 산업화가 시작된 1970년대 탄소 배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나라는 미국, 러시아, 독일, 중국, 일본 순이었으며 2020년 현재 중국, 미국, 인도, 러시아, 일본 순으로 탄소 배출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1/3이 넘는 양을 배출하고 있으며 상위 10개국 모두를 합쳐도 중국과 비슷할 정도로 엄청난 탄소 배출국가이다.
반면, 아프리카의 어느 나라도 탄소 배출 상위권에 위치해있지 않으며, 아프리카 국가의 배출량을 모두 합쳐도 누적 배출량이 총 탄소 배출량의 3% 정도이다. 이 때문에 아프리카의 국가들은 불만을 성토하고 있다. 또한, 아프리카는 계속해서 진행되는 온난화에 가장 취약한 대륙이다.
케냐는 역사적인 장기 가뭄으로 인해서 물의 원천 90% 이상이 고갈되었다. 농작물이 계획보다 이른 시간에 지고, 동물들이 죽어가고 있기에 많은 아프리카 사람들의 음식도 충분하지 않다. 루토 케냐 대통령은 이번 가뭄이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었다고 주장하며 이미 10억 달러 이상의 경제적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한다. 루토 케냐 대통령은 가뭄으로 인해서 피해를 입은 수백만 명의 케냐인들에게 식량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보건 및 교육 분야에서의 막대한 정부 자금을 이용했다고 한다. 그는 이러한 자금 유통은 기후 변화로의 대비가 취약한 국가와 시민의 미래에 얼마나 큰 해를 입히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예라고 덧붙였다.
반면, 지난 4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는 홍수와 산사태로 수백 명이 사망했으며 올해 초 마다가스카르, 모잠비크, 말라위를 황폐화시킨 열대성 폭풍우도 있었다. 우간다의 젊은 기후 운동가인 레아 나무게르와(Leah Namugerwa) 역시 월요일 COP27 개회식에서 본인이 14세의 나이에 가혹한 기상 조건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산사태로 사망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설명했다.
루토 케냐 대통령은 동시에 기후 변화에 대한 선진국들의 ‘손실 및 피해 금융 자금’ 지원이 지연되고 있는데, 이는 매우 잔인하고 부당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아프리카 국가들과 다른 기후 변화 대비 취약국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심각한 손실과 피해를 보상받기 위해 부유한 국가들(즉, 오염을 일으키는 국가)에 보상금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월요일 벨기에는 모잠비크를 돕기 위해 250만 유로를 약속한 바 있으며, 스코틀랜드와 덴마크도 개발도상국이 피할 수 없는 기후 손실과 피해에 대처할 수 있도록 기금을 약속하는 국가가 되었다. 영국 역시 지난 월요일 녹색 투자 프로젝트를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한 케냐로의 기후 자금 조달 흐름을 가속화하기로 합의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COP27 정상회의에 대통령 특사로 참석한 우리나라의 나경원 기후환경대사도 개발도상국의 녹색 전환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에티오피아의 국무장관이자 AGN의 기획개발부 담당자 네마라 게베에후 마모(Nemera Gebeyehu Mamo)는 선진국이 손실 및 피해 금융 자금을 지불하고 탈탄소화를 가속화할 수 있는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에 관해서 루토 케냐 대통령 역시 지난 2009년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지속적인 불신이 생기고 있다고 말하며 개발도상국이 홍수 방어나 가뭄 저항성 작물과 같은 물품의 비용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AGN은 아프리카 대륙이 태양열 및 풍력과 같은 녹색 에너지원으로 신속하게 변모할 수 있도록 자금 조달 이외에 기술 및 교육 제공 등의 더 많은 지원을 요청했으며, 스페인과 세네갈과 같이 가뭄이 자주 발생하는 국가들은 수자원 관리에 도움이 되는 지식과 기술을 공유하기 위한 동맹을 발표했다.
루토 케냐 대통령의 말처럼 손실 및 피해 금융 자금 문제는 현재 기후변화협약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선진국들 역시 코로나 등으로 인한 국제 금융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에 자금 준비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으며, 위 자금이 개발도상국에서 투명하게 이용될 수 있을지의 여부도 중요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반면, 가장 큰 탄소 배출국인 중국은 부유한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개발도상국 지위를 포기하지 않고 있으며 선진국으로부터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어 협상에 또 다른 난항이 예상된다.
유럽 국가들은 현재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에 노력을 쏟고 있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연료 조달 문제에 대한 대안을 찾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 때문에 유럽은 아프리카 국가를 이용하여 천연가스를 공급받으려고 시도하고 있다. 이에 환경 운동가이자 전 미국 부통령인 앨 고어(Al Gore)는 유럽, 미국 등 선진국들은 아프리카에 대한 화석 연료 식민주의 시대를 넘어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COP27에서 발언 중인 전 미국 부통령 엘 고어 ⓒ NBC news
그동안의 탄소 배출량으로 볼 때, 아프리카가 기후 위기에 대한 책임이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프리카의 탄소 배출량 역시 현재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아프리카를 녹색 에너지 대륙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지구 보호를 위해서 필수적이다. 유럽과 미국이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눈앞의 이익만을 생각하여 또다시 아프리카를 ‘에너지 식민지’로 만드는 실수를 범한다면, 1.5도의 협약은 절대 지켜질 수 없다.
한가지 다행인 점은 태양열 등 재생에너지 관련 기술 비용이 최근 몇 년 동안 급락하여 화석 연료의 사용 비용보다 더 경제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서, 국제 재생 에너지 기구(International Renewable Energy Agency)에 따르면 2020년 잠비아, 세네갈, 에티오피아의 태양광 프로젝트가 메가와트시당 25달러에 낙찰되었고, 이는 화석 연료보다 비용 면에서 더 효율적인 옵션이 될 수 있음을 나타낸다.
한편, 루토 케냐 대통령은 향후 10년 동안 케냐의 수목을 약 12%에서 30%로 늘릴 계획을 발표했으며 내년에 기후 행동, 녹색 성장 및 지속 가능한 변화에 초점을 맞춘 아프리카 대륙 정상 회담을 소집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아프리카 대륙 대부분의 국가들은 여전히 거의 모든 에너지를 화석 연료에서 얻고 있지만, 현재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하여 값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실 아프리카는 기후 변화 미래에 필수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 먼저 다른 북반구의 나라들과 다르게 적도 지방에 위치한 아프리카의 다수 국가들은 일 년 내내 대부분 지역이 햇빛을 강하게 받고 있어서 아프리카 대륙은 태양광 자원의 60% 정도를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또한, 콩고 민주 공화국이나 에티오피아와 같은 국가는 이미 에너지 소비량의 80% 이상을 수력 발전으로 충당하고 있지만, 대륙 전체에 걸쳐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한편, 케냐 역시 지열 에너지 활용 분야에서 세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아프리카는 미래 기후 변화에 필수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 www.vestas.com
케냐, 모잠비크, 가나,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에서 활동하는 엔지니어링 자문 업체인 Renewables in Africa의 총책임자인 토니 티유(Tony Tiyou)는 아프리카가 녹색 기술 및 에너지의 대륙으로 변모할 수 있는 잠재력과 기술이 풍부하다고 설명하며 이 때문에 아프리카를 “약속의 땅”이라고 부른다고 전했다.
아프리카는 연중 태양 빛을 강하게 받을 수 있어서 태양열 발전소의 가동에 이상적인 장소로 평가받고 있다. ⓒ Amr Nabil/AP Photo/picture alliance
런던 정경대의 경제학자인 네맛 샤픽(Nemat Shafik) 역시 정부 간 기구인 국제 재생 에너지 기구(IRENA)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실제로 아프리카에서의 재생 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전 세계의 2% 정도만 이루어졌다고 밝히며, 아프리카에 엄청난 잠재력이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샤픽에 따르면 여러 아프리카 국가는 햇빛, 바람, 강, 숲이 풍부하며 충분한 지원을 받으면 과거의 에너지 시스템을 뛰어넘는 녹색 산업 혁명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1. 기후변화는 ‘인간’이 유발하는 것일까?
2. 2021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다뤄진 내용들은?
3. [중간 점검] COP26에서 합의된 사항들은 잘 지켜지고 있을까?
4. 2022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다뤄질 내용들은?
5. 저탄소 및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 과정은 얼마나 진행되고 있을까?
6. 아프리카는 화석 연료 식민주의의 시대를 넘어서야 한다
7. 2022 유엔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7)에서 합의된 사항들
8. 기후변화,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751)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광현 교수 연구팀은 폐암 세포의 성질을 변환시켜 전이를 막고 약물 저항성을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은 폐암 세포를 전이시킬 능력이 없는 상피세포가 전이 가능한 중간엽세포로 변하는 '천이 과정'(EMT)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암세포 상태를 수학모델로 만들었다.
중성자별끼리 충돌해 초강력 폭발을 일으키며 금을 생성하는 '킬로노바'(Kilonova)의 모든 조건을 갖추고 이를 준비 중인 쌍성계가 처음으로 관측됐다. 이런 쌍성계는 1천억개가 넘는 우리 은하 별 중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극히 드문 것으로 제시됐다.
2016년 알파고가 바둑을 둘 때 소모한 전력은 가정집 100가구의 하루 전력 소모량과 맞먹고, 2021년 테슬라가 발표한 자율주행용 인공지능(AI) 학습 서버 한 대의 전력소모량이 알파고의 10배를 넘는다. 에너지 위기 시대에 초저전력·고성능을 특징으로 하는 차세대 메모리 소자인 스핀트로닉스(spintronics·전자의 회전 방향을 제어해 정보를 효율적으로 저장하는 소자) 기술 혁명이 필요한 이유다.
멸종한 인류의 사촌인 네안데르탈인이 아시아 코끼리의 2∼3배에 달하는 '일직선상아 코끼리'를 사냥해 먹을 만큼 큰 집단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안데르탈인은 기껏해야 20명이 넘지 않은 작은 집단을 이뤄 생활한 것으로 여겨져 왔지만 최대 13t에 달하는 고대 코끼리를 잡고 그 고기를 모두 소모한 걸로 볼 때 훨씬 더 큰 집단 생활을 한 거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드론은 저렴한 가격과 기동성으로 소방·정찰·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운용 주체·의도를 숨길 수 있어 군뿐만 아니라 범죄 집단, 테러리스트들도 쓰는 도구가 되고 있다. 최근 각국 정부는 공항·국가 중요 시설을 대상으로 한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안티드론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안티드론 기술 평가장이 되고 있다.
진화적으로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 중 하나인 침팬지도 10대 때는 사춘기 청소년처럼 충동적이고 위험한 행동을 보이지만 인내심은 오히려 10대 청소년보다 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CNN 방송은 30일 미시간대 알렉산드라 로사티 교수팀이 콩고공화국 보호구역에서 태어난 야생 침팬지 40마리를 대상으로 충동성과 위험 감수 경향, 인내심 등을 측정하는 실험을 한 결과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지진이 발생하면 냉장고 디스플레이에 경고가 뜨고 가스 밸브가 자동으로 잠긴다면 훨씬 안전할 수 있다. 기상청은 '지능형 사물인터넷'(사물지능융합기술·AIoT) 기술을 활용한 지진정보 전달체계를 마련하는 '차세대 지진재난문자 서비스 연동방안 연구'를 올해 진행한다고 29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