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레시보 망원경이 찾아낸 ‘독거미 펄서’

동반성을 파괴하는 새로운 유형의 펄서 발견

지난 1월 1일, 천문학자들은 새롭게 발견한 8개 펄서(pulsar)의 분석 결과를 프리프린트 서버인 ‘아카이브(arXiv)’에 사전 발표했다. 이 펄서들은 지난해 12월 완전히 붕괴한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을 이용해서 2013년부터 2018년 사이에 발견된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펄서의 특이한 종류인 ‘거미 펄서(spider pulsar)’ 5개가 확인되었고, 지금껏 발견하지 못한 유형의 펄서까지 찾아내서 학계의 관심을 끌었다.

동반 적색거성의 물질을 흡수하는 펄서. 강착원반의 수직 방향으로 제트를 내뿜는다. © NASA

동반성을 잡아먹는 ‘독거미 펄서’

펄서는 블랙홀과 함께 우주에서 가장 신비로운 천체로 꼽히곤 한다. 중성자별의 일종으로, 빠르게 자전하며 강력한 전자기파와 자기장을 내뿜기 때문이다. 그런 펄서 중에 자전주기가 30밀리초 미만인 초고속 펄서를 ‘밀리초 펄서(millisecond pulsar)’ 또는 줄여서 MSP라고 부른다.

지금까지 발견된 MSP의 절반 이상은 동반성과 함께 쌍성계를 이루고 있다. 이때 동반성의 질량이 매우 작고, 펄서 주위를 가깝게 공전한다면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온다. 펄서에서 주기적으로 불어오는 라디오파, 감마선 빔이 동반성을 서서히 증발시켜 버린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MSP를 교미 후 암컷이 수컷을 잡아먹는 것으로 악명 높은 독거미에 빗대어 ‘거미 펄서’라고 부른다. 거미 펄서는 다시 두 종류로 나뉘는데, 동반성의 질량이 태양 질량의 10% 미만이면 ‘검은 과부거미 펄서(Black widow pulsar)’, 그리고 동반성이 태양 질량의 10% 이상이면 ‘붉은 등거미 펄서(Redback pulsar)’로 분류한다. 검은 과부거미와 붉은 등거미는 모두 검은 독거미속에 속하는 사촌지간으로, 암컷이 수컷보다 더 크며 치명적인 독을 지니고 있다.

펄서(PSR J1311-3430)가 초당 390회 자전하며 내뿜는 라디오파(녹색)와 감마선(보라색) 빔에 지구-달 거리 안쪽의 동반성이 증발하고 있다. © NASA GSFC

2014년까지 확인된 검은 과부거미 펄서는 18개, 붉은 등거미 펄서는 9개였다. 펄서의 질량은 태양 질량의 약 1.4~3배 수준이지만, 동반성도 원래는 태양과 비슷한 질량이었을지 모른다. 그런데 펄서에 계속 물질을 빼앗기면서 퇴화하여 작은 크기로 변했을 가능성이 있다.

새로운 유형의 거미 펄서 발견

조지 메이슨 대학의 줄리아 데네바(Julia S. Deneva) 교수가 이끄는 국제 천문학연구팀은 아레시보 305m 전파망원경을 이용해서 동반성이 있는 8개의 MSP를 연구했다.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의 327MHz 수신기로 관측한 8개 MSP 데이터. © Deneva et al., 2020.

연구원들은 아레시보 망원경의 327MHz 수신기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관측한 데이터를 활용했다. 그 결과 5개의 MSP가 짧은 궤도주기(8.1시간 이하)라서 거미 펄서로 분류될 수 있음을 발견했고, 다른 3개는 동반 백색왜성과 함께 더 긴 궤도주기를 가지고 있었다.

새로운 거미 펄서 5개 중 3개는 동반성의 질량이 태양 질량의 약 2~3%라서 검은 과부거미 펄서로 분류됐다. 1개는 태양 질량의 30% 이상인 붉은 등거미 펄서였다.

그런데 나머지 1개는 동반성이 태양 질량의 약 5.5%라서 검은 과부거미 펄서치곤 지금까지 발견된 것보다 더 무거웠다. 단순 분류상 태양 질량의 10% 미만이면 검은 과부거미 펄서라고 봐야 하지만, 실제로는 3% 이하인 경우가 전부였다. 연구원들은 오히려 그 특성이 붉은 등거미 펄서에 가깝다고 언급했다.

2020년 12월 1일 붕괴 직후의 아레시보 전파망원경. © Juan R. Costa / NotiCel

이번 발견에 관해 연구원들은 “두 종류의 거미 펄서 사이에 중간 단계가 드물게 존재할 수 있음을 알게 됐다”라면서 향후 연구를 통해 새로운 유형의 MSP가 발견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연구는 앞으로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연구팀이 사용하던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은 붕괴되었고, 추가 연구를 위한 관측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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