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로봇을 개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위험하거나 어려운 일, 또는 더러운 일 등 이른바 3D 관련 작업들을 맡기기 위해서다. 물론 이런 일들을 사람만큼이나 능숙하게 잘하는 로봇은 아직 개발되지 못했지만, 조금씩 발전하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자동차 제조사인 볼보(Volvo)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사람의 일상생활과 가장 밀접한 존재이면서도 모두가 꺼려하는 쓰레기 청소를, 로봇들이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혀 주목을 끌고 있다. (전문 링크)
사람을 대신하여 로봇이 쓰레기를 청소
역사적으로 볼 때 배출된 쓰레기는 누군가가 항상 치워야 했다. 석기시대부터 시작하여 현재까지, 쓰레기를 치우는 궂은일을 했던 사람들 덕분에 현대인들은 깨끗한 환경에서 지내고 있다.
하지만 그 어느 누구도 쓰레기를 치우는 일을 좋아서 하는 사람은 없다. 청결하고 깨끗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의무감을 가지고 쓰레기를 치우는 것이지, 힘들고 더러운 쓰레기를 치우는 일을 즐기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쓰레기를 청소하는 사람들의 수고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바로 로봇들 덕분이다. 볼보는 현재 재활용업체인 레노바(Renova)와 협력해 스웨덴 및 미국의 과학자들과 함께 쓰레기 수거 차량을 지원하는 로봇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다.
‘로봇 기반의 자동 쓰레기 수거 차량’이라는 의미의 ROAR(Robot based Autonomous Refuse handling) 프로젝트는 로봇들이 최대한 조용하게 자율적으로 쓰레기통을 들어 올려, 쓰레기를 비우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프로젝트에는 스웨덴의 칼머스공대와 멜라르달렌대, 그리고 미국의 펜실베니아대 과학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칼머스공대 과학자들은 운영 체제를 연구하고 있고, 멜라르달렌대는 로봇을 설계하고 있다. 또한 펜실베니아대는 통신 시스템 및 트럭 운전자의 컨트롤 패널을 개발하고 있다.
볼보의 발표에 따르면 로봇의 모양은 마치 직립주행기인 세그웨이에 올라탄 것과 같은 외형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휴머노이드가 연상되기도 하는 이 청소 로봇은 트럭에 탑재된 운영체제의 지시를 받아 쓰레기통을 수집하고, 트럭으로 가져와 비우는 작업을 반복하게 된다.
로봇 전문가들은 청소 로봇이 정확하게 쓰레기통을 들어서 이를 쓰레기차 안에 흘리지 않고 넣은 다음, 다시 제자리에 갖다 놓는 일은 상당한 기술적 난이도를 가지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집집마다 쓰레기통의 위치가 제각각인데다, 쓰레기통의 모양과 안에 담긴 쓰레기의 양도 다 다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로봇 전문가들은 집집마다 다른 쓰레기통의 위치와 담겨진 쓰레기의 양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디자인 같은 경우는 통일이 가능하므로 청소 로봇의 발전을 위해 쓰레기통의 디자인이 3~4가지 종류로 표준화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2016년 까지 1단계로 현장 테스트 통과를 목표
공동 연구진은 오는 2016년 까지 ROAR 프로젝트의 1단계를 완성시킨다는 계획아래 현재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단계의 목표는 청소 로봇이 현장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다.
볼보의 관계자는 “현실적인 방안으로 이미 상당한 기술개발이 이루어진 무인 주행 차량과의 결합을 통해 완전히 자동화된 쓰레기 수거 시스템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하지만 1단계에서는 사람이 탑승하여 운전을 하면서, 청소 로봇들이 제대로 작동을 하는지를 감시하고 관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무래도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는 1단계 완성까지 일 년 밖에 남지 않았으므로, 모든 것을 한 번에 자동화 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공동 연구진의 생각이다. 따라서 사람이 가장 하기 힘들어 하고 꺼리는 작업부터 자동화 시키는 것을 1단계의 목표로 삼고 있다.
독특한 점은 청소차 시스템 개발에 학생들도 다수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칼머스공대의 피터 포크먼(Petter Falkman) 교수는 “우리 학교의 학생들은 수년간 자동화 시스템 조정 및 제어에 관한 기술을 개발해왔다”고 전하며 “ROAR 프로젝트는 과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재미와 도전정신을 안겨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펜실베니아대의 션 브레넌(Sean Brennan) 교수도 “ROAR 프로젝트는 학생들에게 최첨단 자동차 프로젝트의 일원으로 활동해 보는 소중한 경험을 제공한다”라고 설명하며 “특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로봇 시스템과 어떻게 맞물려 돌아갈 지 알려줄 수 있는 최적의 기회라 판단한다”고 밝혔다.
ROAR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는 볼보의 페르라지 고트발(Per Lage Götvall) 그룹 프로젝트 리더는 “미래를 내다보고 시작한 ROAR 프로젝트가 쓰레기를 처리하는 과정은 단지 시작일 뿐”이라고 언급하며 “이 프로젝트로 상상력을 자극하고 훗날 운송 솔루션 미래에 대한 새로운 콘셉트를 테스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김준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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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5-10-0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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