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커먼스
20세기 초 영국 도시에서 종이 마개로 막은 우유병에 우유를 배달하던 시절에, 박새들이 마개를 쪼아 열고 그 안의 우유 위로 생긴 지방질의 크림을 먹기 시작한 일은 지금도 가끔 회자된다. 박새들 중 하나가 이 같은 기술을 터득한 뒤, 박새들은 서로 이를 배워 금방 영국 전역으로 기술을 전파했다. 때문에, 우유 회사들은 우유병 뚜껑을 알루미늄으로 바꿔야 했다.
동물들의 문화 현상과 사회적 배움
이는 동물들 사이에서 ‘혁신적인 행동’이 등장하고, 이것이 무리 사이에 퍼지는 ‘문화 현상’의 예이기도 하고, 도시에 사는 동물들이 인간 문화를 적응적으로 이용하는 현상의 예이기도 하다. 이때, 혁신적인 행동이란 어떤 집단 내에서 이전에 보지 못했던, 혹은 이전의 경우와 조금 달라진 먹이를 얻거나 환경에 적응하는 것과 같은 행동을 말하는 것으로, 이것이 개인에게서 개인으로 ‘사회적 배움(social learning)’을 통해 전달되면서 집단 내에서 전파되는 현상은 ‘문화 현상’으로 정의된다.
최근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은 ‘큰유황앵무’ (sulphur-crested cockatoo)가 도시에 적응한 문화 현상의 또 다른 예에 대해 보고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호주의 시드니에 서식하는 이 새들 사이에서 뚜껑이 덮인 커다란 쓰레기통의 뚜껑을 열어 안을 뒤지는 것이 관찰되었고, 이 같은 행동이 집단 내에서 서서히 번져가고 있다.
시드니에 사는 앵무새들 쓰레기통을 열다
큰유황앵무는 호주 동부에 서식하는 새로 최근 시드니를 비롯해 호주의 여러 도시에서 개체 수를 증가하고 있다. 이 새들이 도시 곳곳에 있는 플라스틱으로 된 커다란 가정용 쓰레기통의 뚜껑을 열고 먹을 것을 찾는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연구진은 이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온라인 설문을 통해 시드니의 주민들이 앵무새들이 쓰레기통을 여는 행동을 본 적이 있는지, 있다면 언제 어디에서 봤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모았다. 총 1,396개의 보고가 모였는데, 478개의 지역의 1,322명의 주민들이 답을 했다.
연구진은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간을 구간별로 나누고, 지역들을 지리학적 거리를 고려한 공간 네트워크로서 분석했다. 쓰레기통을 여는 앵무새의 행동이 사회적 배움을 통해 전파된다면 이것이 시간에 따라 특정 지역에서 그 주변 지역으로 퍼져가는 양상을 보일 것을 가정했다.
모델링을 통해 분석한 결과, 연구진은 앵무새들이 쓰레기통을 여는 행동을 94% 확률로 사회적 배움을 통해 배우는 것으로 보고했다. 2018년에는 시드니의 북쪽 지역에서 쓰레기통을 여는 새로운 행동이 독립적으로 관찰되기 시작하기도 했는데, 이후 마찬가지로 주변 지역으로 배움을 통해 행동이 전파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위키커먼스
몸무게가 무겁고 사회적 지위가 높을수록 성공률 높아
또한, 연구진은 한 지역을 특정해 90% 이상의 앵무새들에 표식을 하고 성별, 연령, 몸무게, 사회적 지위, 관계 등을 기록하고 관찰하기도 했다. 총 114마리의 새들 중에서 쓰레기통 열기를 성공한 새가 9마리,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한 새가 27마리였다. 성공한 새들은 수컷인 경우가 많았고, 사회적 지위가 높은 편이었다고 보고했다.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지만, 몸무게가 무거울수록 성공률이 높은 경향도 보였는데, 연구진은 이를 큰유황앵무 수컷들이 암컷들보다 무게가 무겁고 사회적 지위가 높은 특성이 있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 동물 집단 내에 혁신적으로 등장한 행동이 전파되는 것을 시간과 공간을 따라 추적하는 것을 보였을 뿐 아니라,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유사한 행동이 독립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는 전통적 방법론이 사용되었다고 강조한다. 대개 야생의 동물들에게서 이 같은 문화 현상이 나타나고 전파되는 것을 관찰하기 쉽지 않은데, 관찰이 더 용이한 도시에서 발생한 행동인 만큼 기존의 연구 방식으로 관찰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쓰레기통을 열고 먹을 것을 찾아내는 앵무새의 행동은 인간 문화에 대해 도시 동물들이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인간 문화와 활동이 전 지구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 시대에 앞으로 다양한 동물 종들에게서 어떤 다른 반응들을 관찰하게 될지 더욱 궁금해진다.
(1513)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제2형 당뇨병을 가진 성인 환자 3명 가운데 1명은 심혈관질환 증상이나 징후가 없더라도 심혈관질환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에너지화학공학과 이동욱 교수팀이 감압점착제에 온도 반응성을 부여해 고온에서 쉽고 깨끗하게 떼어낼 수 있는 기술을 구현했다고 1일 밝혔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우리나라 성인의 중증 우울증 유병률이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1일 나왔다.
환자가 방사선에 노출되는 양전자 단층 촬영(PET)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인공 세포 안에 유전질환 치료 물질을 담은 채 인체에 침투한 뒤 치료 물질을 인체 세포에 전달하는 유전자 치료용 인공 바이러스 벡터(AVV)가 개발됐다. 미국 워싱턴DC 미국가톨릭대 베니갈라 라오 교수팀은 31일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서 표면을 지질(lipid)로 감싼 박테리오파지 T4를 이용해 만든 인공 바이러스 벡터(T4-AAV)로 유전자 치료 물질을 인간 세포에 안전하게 전달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바이러스는 자손을 빠르게 복제하고 조립할 수 있는 효율적인 생물학적 기계라며 치료 물질을 전달하도록 프로그래밍한 인공 바이러스 벡터를 만들어 인체에 침투시키면 질병 치료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만은 다양한 정신장애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스트리아 빈 의과대학의 내과 전문의 미하엘 로이트너 교수 연구팀이 전국 입원 치료 환자의 데이터세트(1997~2014년)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31일 보도했다. 전체적으로 비만 진단 후에는 모든 연령대에서 우울증, 니코틴 중독, 정신병증(psychosis), 불안장애, 식이장애(eating disorder), 인격장애(personality disorder) 등 광범위한 정신장애 발생 위험이 현저히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로 정상 일대 날씨 변동이 극심해지면서 에베레스트에서 사망자가 가장 많이 나온 해로도 기록될 전망이라고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보도했다. 히말라야 등정 관련 기록을 정리하는 '히말라야 데이터베이스'와 네팔 당국에 따르면 올해 봄철 등반 시즌에 에베레스트 원정에 나선 산악인 가운데 17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날씨 변덕이 심해진 것이 사망자가 늘어난 주된 원인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