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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준래 객원기자
2020-12-17

"실패는 데이터를 외면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K-TECHSHOW 개최…구글 출신 혁신 전문가의 R&D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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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와 개발을 의미하는 약자인 R&D는 앞으로 R&XD로 바뀌어야 합니다. 여기서 X는 실험을 뜻하는 ‘eXperimentation’의 약자입니다. 연구와 개발 사이에는 끊임없는 실험과 실패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미래 산업을 주도할 혁신적인 신기술 및 신제품 개발을 위해 온라인으로 마련된 행사인 ‘R&D 라이브 특강’. 세계적 혁신 전문가인 ‘알베르토 사보이아(Alberto Savoia)’ 대표는 혁신적 기술의 탄생 뒤에는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실패가 있었음을 상기시키며 이같이 말했다.

사보이아 대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R&D로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K-TECHSHOW

지난 16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한 K-TECHSHOW의 부대행사로 열린 이번 특강은 날로 치열해져 가고 있는 산업현장에서 R&D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를 글로벌 전문가의 시각에서 바라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끊임없는 혁신은 기업의 생존 전략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R&D’를 주제로 특강을 맡은 사보이아 대표는 구글 최초의 엔지니어링 디렉터이자 혁신 전문가다. 실리콘밸리의 산실이라고 말하는 미 스탠퍼드 공대에서 아이디어 설계와 검증, 혁신 방법론을 가르쳤다. 구글의 명예 혁신 전문가로 다수의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사내 혁신 워크숍을 도맡아 하고 있는 세계적 인물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사보이아 대표에게 특강을 맡긴 이유는 그가 구글 입사 전에 세 개의 스타트업을 성공시키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한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구글에 재직하면서 여러 개의 성공과 실패를 맛봤다.

재미있는 사실은 구글의 경우 자신들의 실패 사례를 ‘구글 묘지(The Google Cemetery)’라는 홈페이지를 만들어 솔직하게 공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보이아 대표는 “개인이나 기업이나 실패한 사실을 감추고 싶어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구글은 스스로 실패 사례를 타산지석의 교훈으로 삼고 있다”라고 전하면서 “이런 솔직함이 구글의 개방적 사고를 반증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구글 묘지’에는 모두 36개의 실패한 프로젝트들이 올라와 있는데, 이 사업들이 왜 실패했는지 또는 어떤 서비스로 이관되는지 등의 사연이 간략하게 요약되어 있다.

아마존의 온라인 약국은 혁신의 모델로 꼽힌다 ⓒ amazon.com

이에 대해 사보이아 대표는 “비슷한 노력과 투자를 했고, 지속적으로 혁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성공과 실패라는 정반대의 상황에 이해가 가지 않았다”라고 회상하며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모든 혁신의 성공은 결합에서 나온다는 점을 발견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만 해도 글로벌 대기업은 일정 규모의 수준이 되면 더 이상 혁신을 하는 것을 두려워했다. 코닥이 대표적 사례인데, 요즘의 대기업들은 이 같은 사례가 주는 교훈을 깨달아 조그만 스타트업들보다도 더 혁신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라고 밝혔다.

사보이아 대표가 열거한 대표적 사례로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기업인 아마존이 최근 뛰어든 ‘온라인 약국서비스’를 들 수 있다. ‘아마존 파머시(Amazon Pharmacy)’라는 이름의 이 서비스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처방약을 집으로 배달해 주는 신개념 약품 판매 서비스다.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아마존은 이미 3년 전부터 지역별 약국 면허를 확보하고, 의약품 유통 면허를 보유한 스타트업인 필팩(PillPack)을 인수하는 등 관련 분야를 차근차근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지난해에는 처방전 없이도 구입 가능한 의약품을 온라인상에서 팔기 시작했고, 헬스케어 제품들도 취급해 왔다.

데이터에 근거한 프리토타입 전략으로 혁신 추진

그렇다면 연구개발에서 비슷한 노력과 투자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것은 성공하고, 어떤 것은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사보이아 대표는 “아무리 열심히 노력하고 유능하게 실행해도 어떤 과제들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교훈을 얻었는데, 바로 데이터를 통해 실패 가능성이 높은 과제들을 사전에 선별해 낼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사보이아 대표가 조언하는 연구과제의 설계와 검증 방법은 ‘프리토타입(pretotype)’이다. pretotype이란 단어는 사전에서 찾을 수 없는 신조어다. 시제품이나 시범서비스 등을 의미하는 프로토타입(prototype)을 변형시켜 사보이아 대표가 자신만의 용어로 만들었다.

프로토타입(prototype)은 시제품이나 시범서비스 등을 의미하는 단어로서 모든 기업들이 신제품이나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기 전에 의례적으로 준비하는 과정이다. 반면에 프리토타입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기 전에 ‘이것이 시장에서 원하는 것이 맞나?’를 확인하는 소비자 테스트의 일종이다.

온라인으로 열린 K-TECHSHOW에서는 다양한 전시관이 마련됐다 ⓒ K-TECHSHOW

사보이아 대표는 “모든 감성적인 의견이나 구체화되지 않은 답변들은 제외하고, 오로지 데이터에 근거하는 사실들만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며 “만들기 전에 검증하고, 모든 의견은 데이터에 근거함으로써 나만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18일까지 온라인상에서 개최되는 2020 K-TECHSHOW는 메가트렌드관과 소재·부품·장비관, 그리고 K-뉴딜관 등 4개 분야별 신기술·신제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정부 R&D 또는 기업 자체 R&D로 기술적·경제적 성과를 창출한 우수한 기술과 제품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또한 연구기관존에는 자동차연구원, 전자기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 7개 연구기관의 성과를 엿볼 수 있다. 이외에도 대한민국 기술대상을 수상한 우수 신기술·신제품 개발기업 및 국내 산업 기술 진흥에 크게 기여한 기술도 온라인으로 제공되어 참관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20-12-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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