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의 생물 종류는 다양하며, 생물의 분류 또한 기준이 애매하고 모호한 경우가 많다. 옛날에는 움직이고 이동성이 있으면 동물계, 움직이지 못하고 이동성이 없으면 식물계의 2계 왕국으로 분류하였다. 그러나 현미경의 발명과 함께 원생생물이 발견되면서 동물학자와 식물학자들 사이에 논쟁이 일어나고 새로이 원생생물계가 독립되어 3개의 왕국으로 분류하게 되었다.
원생생물을 처음으로 관찰한 사람은 레벤후크이다. 네덜란드의 가내수공업자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생물을 보기 위해 돋보기에 가까운 현미경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열정에 사로잡혔다. 레벤후크는 직접 만든 현미경으로 놀라운 발견을 하였다.
그가 1676년 10월 9일자로 왕립학회 발행자에게 보낸 편지의 제목은 ‘빗물, 우물물, 바닷물, 눈이 녹은 물, 심지어는 후추를 담가 놓은 물에서 관찰한 작은 동물에 관하여’ 라는 것이었다. 그 편지에는 원생생물로 추측되는 여러 가지 현미경적 생물에 대하여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었다. 그러나 레벤후크는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콜럼부스처럼 자신의 발견이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 미처 깨닫지 못했다.
생물계를 식물과 동물의 2계로 분류해 왔던 것에 대해 1866년과 1868년에 헤켈이 제3의 생물계로 원생생물계를 주장하였다. 헤켈은 원생생물계에 세균류, 진균류, 단세포조류, 원생동물, 해면류를 포함시켰다.
그 후 전자현미경의 발명과 함께 핵막이 없는 원핵세포가 발견되면서 원핵생물계가 주창되었고, 버섯이나 곰팡이와 같이 이동성이 없으면서 광합성을 못하는 무리들을 균류계로 독립시키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1970년 스태니어 등은 원생생물(선태식물, 양치식물, 종자식물, 후생동물을 제외한 다른 모든 생물), 식물, 동물의 3계를 주장하였다. 1968년 커티스는 원생생물(단세포조류, 진균류를 포함하지 않는다), 식물, 동물의 3계를 주장하였다.
1938년 코프랜드는 원핵생물, 원생생물(단세포조류, 진균류 포함), 식물, 동물의 4계를 주장하였다. 1959년 휘태커는 원생생물(원핵생물 포함), 진균, 식물, 동물의 4계를 주장하였다.
1974년 마굴리스는 원핵생물, 원생생물, 식물, 동물, 진균의 5계를 주장하였다. 1969년 휘태커는 다시 원핵생물, 원생생물(황조류, 원생동물만), 식물, 진균, 동물의 5계를 주장하였다.
또 다른 학자들은 원핵생물, 진균, 식물, 동물의 4계로 구별하고, 원생생물은 진핵생물인 진균, 식물, 동물에 각각의 원생생물단계로서 포함시키기도 하였다.
일반적으로 원핵생물(대장균 등)은 원핵단세포 생물 무리이고, 원생생물(짚신벌레 등)은 진핵단세포 생물 무리이며, 균류(송이버섯 등)는 진핵다세포 생물로서 광합성을 못하고 운동성이 없는 무리이고, 식물(무궁화 등)은 진핵다세포 생물로서 광합성을 하고 운동성이 없는 무리이며, 동물(호랑이 등)은 진핵다세포 생물로서 광합성을 못하고 운동성이 있는 무리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제7차 교육과정에서는 고등학교 생물교육에서 5계 체제 분류를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학자들에 따라 생물의 분류가 다양한 만큼 고등학교 생물교과서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학생들이 공부하고 교사들이 가르치는데 혼란을 주고 있다. 특히, 원생생물과 식물 분류 면에서의 차이가 두 부류의 교과서에서 뚜렷하다.
한 부류의 교과서는 원생생물계에 조류를 포함시켜서 편모류, 섬모류, 위족류, 포자류, 점균류, 홍조류, 황적조류(쌍편모류), 규조류(황갈조류), 갈조류, 녹조류로 분류하고, 식물계는 선태식물, 양치식물, 종자식물만으로 분류한다.
또 다른 부류의 교과서는 원생생물계를 편모류, 섬모류, 위족류, 포자류, 점균류만으로 분류하고, 식물계에 조류를 포함시켜서 홍조류, 황적조류(쌍편모류), 규조류(황갈조류), 갈조류, 녹조류, 선태식물, 양치식물, 종자식물로 분류한다.
원생생물과 식물의 커다란 차이점은 단세포(원생생물)와 다세포(식물)이다. 따라서 원생생물계에는 편모류, 섬모류, 위족류, 포자류, 점균류에 더하여 단세포성 조류인 황적조류(쌍편모류)와 규조류(황갈조류)를 포함시키고, 식물계에는 육상식물인 선태식물, 양치식물, 종자식물에 더하여 다세포성 조류인 녹조류(파래, 청각 등), 갈조류(미역, 다시마 등), 홍조류(김, 우뭇가사리 등)를 포함시키는 것이 학생들의 학습과 교사들의 교수에 혼란을 주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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