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공장, 도심에 씨를 뿌리다

기상이변, 채소가격 폭등으로 각광

2012.11.07 00:00 이성규 객원기자

지난 10월 25일 대구농업기술센터에서는 총규모 165㎡의 도심형 LED 식물공장 준공식이 열렸다. 센터 내 유휴부지에 들어선 이 식물공장은 규모는 작지만 계절에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어 연간 8톤의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

또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인데, 대구농업기술센터는 앞으로 이곳에서 생산되는 상추 및 치커리, 케일 등을 복지시설과 요양원 등에 무상으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대구농업기술센터에 준공된 도심형 LED 식물공장. ⓒ대구시 제공


식물공장이란 땅에서 식물을 키우던 방식에서 벗어나 식물의 생육 특성에 적합한 인공환경을 제공하는 자동화된 재배시스템을 말한다. 즉, 햇빛과 토양 대신 첨단 LED 인공조명과 양액 공급시설을 이용해 연중 동일한 환경을 유지함으로써 농작물의 재배기간을 단축시키고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증대시키는 미래형 농업이다.

농산물 수요처인 도심 인근에 위치해 농작물 운송에 따른 에너지 소비 및 온실가스 배출을 저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초기의 많은 투자 비용과 지속적인 에너지 소비 등의 문제로 시장 경쟁력은 아직 확보되지 않은 실정이다. 하지만 갈수록 빈발하고 있는 국지성 호우와 가뭄, 폭설 등 기상이변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 및 소비자가격 폭등으로 인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이런 추세 속에서 최근 미래농업으로만 여겨졌던 식물공장이 각 지자체의 관심 하에 도심으로 속속 진출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전라북도는 올 11월까지 전북대 익산캠퍼스 ‘LED 농생명 융합기술연구센터’에 재배면적 1천650㎡인 국내 최대 규모의 식물공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 식물공장이 완공되면 8단 규모의 재배시설이 설치돼 하루에 100㎏의 샐러드용 채소를 생산할 수 있다.

또한 이곳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은 HACCP 기준의 청정실에서 식물에 필요한 최소한의 양분만을 양액재배시스템을 통해 공급받아 완전 무농약 재배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전라북도 관계자는 “이번에 구축되는 식물공장의 운영을 통해 축적된 기술을 활용하여 기업형 식물공장 기술을 개발, 앞으로 관련 기업 유치 및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분양 안 된 지하상가를 식물공장으로 활용

도심의 장기간 방치된 지하상가 구조물을 활용해 식물공장을 구축하는 방안도 현실화 돼 가고 있다.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서방지하상가가 바로 그곳. 이 지하상가는 지난 1997년 2월 민간 사업자가 사업에 착수했으나 상가분양 저조로 사업성이 없어 2년 후 시공사가 공사를 중단하고 광주광역시에 기부 채납된 채 현재까지 방치되고 있는 곳이다.

이에 따라 광주광역시는 장기간 방치된 지하상가의 구조물을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하던 중 광산업 도시전략인 LED조명 제품 보급 확대와 맞물려 LED 식물공장의 구축을 검토하게 됐던 것.

사업 추진에 앞서 상가 주변의 주민대표와 건물주·임차인 등 주민 의견을 수렴한 결과 85% 이상이 찬성 의사를 표시했다. 광주시는 서방지하상가 LED 식물재배시설 설치와 관련해 지난 8월 광주시와 조달청 홈페이지에 민간사업자 모집 공고를 냈고, 드디어 지난달 23일 우선협상 대상자 1순위로 ㈜장수채 컨소시엄을 선정하기에 이르렀다.

장수채 컨소시엄은 자외선 LED를 이용한 땅콩새싹 재배시설 등을 설치하고 중앙의 일부 공간은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안과 함께, 주변 상인과 장애인 단체 등 사회적 기업과 협의해 식물공장에 필요한 인력을 채용하고 수익금의 일부를 기부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양광과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하여 에너지 절감형으로 구축된 첨단 식물공장도 등장했다. 지난 3월 경기도농업기술원에 건립된 식물공장은 시간당 최대 70킬로와트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농업용 태양광 발전시설과 땅속의 열을 이용해 에너지를 절감하면서 냉·난방을 할 수 있는 첨단시설을 갖췄다.

태양광과 LED 인공광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이 식물공장은 무선네트워크 모니터링 시스템을 적용해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 또는 스마트폰으로 온실 내부의 온도 및 습도, 이산화탄소 농도 등을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다.

도서관 서고처럼 생긴 이동식 식물재배기에 먹구름이 끼어 주위가 어두워지면 LED와 형광등이 켜지고, 해가 떠서 주위가 밝아지면 다시 등이 꺼지는 자동시설을 갖췄다. 또 유리온실이 덥혀지면 에어포그가 자동으로 작동해 시원한 물안개가 온도를 내리고, 밤이 되면 이동식 식물재배기가 이동해 커튼을 치고 부분적으로 난방을 하게 된다.

식물공장 관련 특허출원 급격히 증가

한편, 경상북도농업기술원은 독도 등의 도서지역은 물론 어디든지 옮겨갈 수 있는 이동식 컨테이너 LED 식물공장을 개발했다. 길이 6미터, 폭 3미터, 높이 2.4미터인 국제규격의 20피트 이동식 컨테이너를 이용한 이 식물공장은 지난 9월 공개됐다.

이 식물공장에서는 다채, 오크리프 등 어린잎 채소의 경우 파종 후 20일 정도면 수확이 가능하고 상추, 그린토스카노, 진알로에 등 쌈 채소의 경우 50일 정도, 아이스플랜트, 크레숑, 세발나물 등 특수건강기능성 채소의 경우 70일 정도면 수확이 가능하다.

규모는 작지만 컨테이너 내 재배상을 좌우로 나누어 3단 재배하여 별도의 공간에서 육묘해 재배상에 정식할 경우 연 10회 재배가 가능하고 712㎏의 채소 생산이 가능하다. 또한 가시광선 외에 자외선이나 적외선을 추가하여 비타민, 칼슘 등 기능성 증진이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다.

이처럼 식물공장이 불안정한 식량 자원의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농업 분야로 떠오름에 따라 이와 관련한 특허출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에 의하면 식물공장에 관련된 특허출원은 2008년까지 매년 5건 미만에 불과했지만 2009년 11건, 2010년 38건, 2011년 36건으로 최근 출원건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그 중 LED 조명, 형광등, 태양광 등의 광원 관련 기술이 38%이며, 식물공장 자동제어 관련 기술이 37%로 전체 출원건수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식물공장 기술이 안정적 식량 공급과 온실가스 저감, 수자원 확보 등에 기여하고 있으며, 특히 탄소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 배후기술 발달이 촉진되는 등 상당한 경제적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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