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이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될 것이 유력해 보이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 사이의 과학기술 경쟁관계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과학기술 분야에서 세계 정상을 차지하려는 노력과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최근 들어 미국의 견제가 심해지지만,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은근히 선언했다.
시진핑은 지난 9월 소집한 과학자 포럼에서 한 연설에서 과학기술(S&T) 혁신 가속화를 촉구했다. 시진핑은 이 연설에서 ‘과학은 국경이 없지만, 과학자는 모국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진핑은 또 과거 소련이 중국과의 과학기술 협력을 축소하자 중국 자체의 능력으로 ‘양탄일성’을 달성한 사실을 예로 들었다.
2015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전승기념일에 참석한 시진핑과 푸틴 ©위키피디아
‘Two bombs, One Satelite’라고도 하는 양탄일성(两弹一星)은 2개의 폭탄과 1개의 인공위성을 말한다. 이것은 중국의 핵 개발과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중국에서 일컫는 말이다. 1950년대 중반 중소 관계가 결렬되면서 소련으로부터의 원자폭탄에 대한 기술이전이 중단되었다.
소련이 협력 거부하자, 독자적으로 원폭 개발
미국과는 공산주의 정권이 들어서면서 관계가 틀어졌고 공산주의 종주국으로 가까이 지냈던 소련과의 관계마저 틀어지자, 중국은 독자적인 힘으로 핵과 유도탄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활동하던 중국 과학자들이 중심이 돼서 중국은 196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원자폭탄, 수소폭탄, ICBM을 개발하면서 세계적인 핵클럽과 ICBM 클럽에 가입했다.
중국은 양탄일성에 성공했기 때문에 소련 눈치를 보지 않고 국제무대에서 독자행동을 할 수 있었고, 대만을 제치고 UN 상임이사국이 됐다.
중국의 핵 개발은 수학과 항공 공학의 박사학위를 획득하고 칼텍 교수로 있던 중국인 과학자 첸쉐썬(錢學森 1911년~2009년) 박사가 주도했다. 미국의 미사일 개발에도 참여했던 첸 박사는 1950년 매카시즘 시기에 중국 스파이라는 혐의로 5년간 가택연금 상태로 고통을 받았다.
그 후 6·25 전쟁에서 중국군에게 사로잡힌 미군 포로들과 교환되어 중국으로 돌아왔다. 결과적으로 중국의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은 미국이 양성한 중국 과학자에 의해 이뤄진 것이며, 6·25 전쟁이 하나의 계기를 마련해 준 셈이다.
시진핑이 연설에서 바로 이 양탄일성을 거론한 것은 미국의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표시한 것이다.
중국 과학기술의 발전은 매우 놀라울 정도다. 중국 지도부는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 과학기술의 발전이라는 일관된 신념을 가지고 계속해서 과학기술 발전에 40년 동안 매진했다. 중국 국가 지도자들은 대략 10년씩 통치하는데 과학기술에 관해서는 대를 이어 일관성 있는 국가 주도의 발전전략을 채택하기 때문에 일사불란하게 발전을 거듭해왔다.
시진핑 국가 주석은 전임자들 보다 더욱 야심찬 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 시진핑은 국가 주석으로 들어선 2013년부터 중국과학원(CAS)를 세계적인 연구기관으로 발전시키려고 노력해왔다.
미국의 대통령이 누가 되든지 간에 중국은 미국과 몹시 치열한 과학기술 경쟁을 벌여야 한다. 몇 가지 변화는 발생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경쟁구도는 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인공지능이나 양자 컴퓨터 등 미래 사회를 선도할 핵심 분야에서는 두 나라가 조금도 양보하지 않고 선두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들어선 이후 중국 과학기술에 대한 견제가 전례 없이 매우 강해졌다. 중국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비자 발급을 제한했으며, 중국의 자금 지원을 받는 연구개발계획을 샅샅이 조사해서 규정을 어겼다고 판단되면 해임시키는 초강수도 뒀다.
조 바이든 차기 대통령은 과학기술 교류에서 트럼프 행정부 보다 다소 완화된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있지만, 과학기술의 헤게모니를 잡으려는 두 국가의 경쟁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과학 기술 발전에 대한 미국의 우려는 미국의 수출 통제와 외국인 투자 규제 강화, 중국 과학자와 기술자에 대한 비자 규제 강화 및 행동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조사로 이어졌다. 한때 대학, 산업, 정부 등 과학기술 분야에서 번창했던 양국 관계는 국가 안보와 지적재산권 보호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우려가 커지면서 흐려졌다.
미-중 과학기술의 ‘디커플링 효과’는 어디까지?
그러나 미국 정부의 강경한 조치 및 효과와 관련해 미국의 한 전문가는 조심스러운 평가를 내놓았다. 미국이 강하게 압박할수록 중국 내부의 애국심과 민족주의적인 성향을 자극해서 오히려 중국 과학기술 발전을 더욱 빠르게 만들 수 있다고 미국 오리건 대학의 명예 정치학 교수인 리처드 서트마이어(Richard Suttmeier)는 칼럼에서 주장했다.
중국 DJI가 개발한 드론 © 위키피디아
지난 40년간 미국과 중국의 과학기술 협력은 대단히 밀접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소위 과학기술의 ‘디커플링(decoupling)’이 얼마나 가능한지도 면밀히 검토해 봐야할 대상이다. 40년 동안 중국과 미국 두 나라는 매우 친밀한 과학 기술 협력을 맺어왔다.
중국 과학자들은 과학 논문에서 미국 과학자의 가장 많은 협력자가 되었고, 미국 과학자들은 중국 연구자들에게 가장 많은 협력자가 되었다. 2006~2016년 사이 미국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중국 과학자는 5만 400여명이다. 미국 과학, 기술, 공학, 수학 분야의 고급 학위를 받은 중국인 중 약 70%가 미국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미 중국은 연구개발 비용이나 논문 및 특허의 숫자 등에서 세계적인 강대국으로 올라섰다. 중국 연구개발(R&D) 지출은 세계 점유율 22%를 차지한다. 이공계 분야의 논문 발표 숫자는 선두를 달린다. 국제적인 저널에 발표된 과학논문의 상위 10%에서 중국 과학자들이 쓴 논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9%로 2005년 5%에서 크게 늘어났다고 서트마이어 박사는 칼럼에서 주장했다.
그러므로 미국과 중국의 과학기술을 분리하려는 어떤 노력도 철도의 노선을 바꾸는 것과 같이 단순하지 않다. 40여 년 동안 연구개발 및 교육을 통해 신경과 혈관이 서로 연결되는 것 같은 유기적인 관계가 맺어졌다. 중국과 미국이 과학기술 분야의 디커플링이 급격하게 이뤄진다면, 응급수술을 집도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감염이나 수술 후 합병증이 우려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중국 과학기술이 국가 중심의 드라이브를 통해서 과연 인류 문명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혁명적인 발견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회의적인 의견을 내기도 한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진실로 신뢰할 수 있는 과학이나 진정으로 위대한 과학을 얻을 수 있는지는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을 유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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