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랜드(RAND) 연구소는 많은 미국인들이 수면 결핍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매년 4110억 달러의 비용을 지출하고 있으며, 또한 수면 결핍으로 인해 조기 사망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후에도 유사한 내용의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11일 ‘CNBC’에 따르면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미국 성인 가운데 35%가 수면 부족으로 인해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처럼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원인은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메일이나 메시지를 보내거나 SNS에 포스팅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면서 잠을 자야할 시간에 잠을 자지 않게 된다는 것.
“스마트기기 때문에 세계인 잠 설쳐”
스마트기기 사용이 늘어나면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자판을 두드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고 결과적으로 국민 건강을 침해하고 있다는 것이 CDC 분석이다. 특히 수면부족이 인지 기능을 심각하게 손상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난이 쇄도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잠을 방해받지 않기 위해 휴대폰을 끄자는’ 언플러그(unplug)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위협을 느낀 하이테크 기업들 역시 수면을 덜 방해한다고 주장하는 다양한 기술을 선보이고 있지만 신통치 않은 상황이다.
오히려 수면 방해의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워싱톤 D.C.에서 수면부족을 연구하고 있는 알퍼 센터 엘리엇 알퍼(Elliott Alpher) 소장은 “수면 부족에 대한 책임이 전적으로 디지털 기기에 있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소장은 “수면부족 문제가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문제로 재난에 가까울 만큼 심각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그 원인을 100% 디지털 기기 때문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기술도 책임이 있지만 또 다른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랜 근무시간, 직장과의 거리, 도를 넘는 가족부양 책임 등 개인적이고 사회적인 요소들이 수면 부족의 또 다른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알퍼 소장은 “(사람들이) 수면 부족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면 상황을 모니터할 수 있는 기기들이 나오지만 크게 기대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잠자는 시간에 디지털 기기를 끄고 자는 것이 수면 시간 확보에 도움이 된다.”며, 많은 사람들이 수면의 중요성을 인식해줄 것을 당부했다.
일부 하이테크 기업들 역시 수면부족의 책임을 분담하기를 원하고 있다. 모든 책임이 디지털 기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있다는 것.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수면 돕는 스마트기기 생산
수면부족의 원인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술투자 시장에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10일 미국 헬스케어 전문매체 ‘모비헬스뉴스(Mobihealthnews)’에 따르면 수면을 돕는 기술을 개발 중인 기업 ‘에이트(Eight)’에 1400만 달러가 투자됐다.
이에 따라 ‘에이트’가 지금까지 모금한 투자금액인 2700만 달러(한화 약 287억 원)로 늘어났다. 이 벤처기업은 2014년에 탄생한 회사다. 그동안 수면을 돕는 기술을 개발해왔는데 최근 수면 부족이 이슈화하면서 투자가 줄을 잇고 있다.
‘에이트’에서 개발 중인 제품은 잠을 돕는 매트리스로 스마트폰과 연결해 다양한 기능을 구동할 수 있다. 스마트폰 앱이 심장박동, 체온, 호흡률 등의 상황을 체크한 다음 매트리스에 그 정보를 전달하면 매트리스에서는 편안한 잠을 잘 수 있도록 최적의 상태를 만들어준다.
가격은 649~1249 달러에 책정할 계획. ‘에이트’에서는 현재 2만여 개의 제품을 통해 2년여 동안 약 2500만 번의 수면 사례를 모니터했으며, 이들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다 더 쾌적한 잠을 잘 수 있는 기능을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잠을 재워 주는 음악을 틀어주는 개 ‘드림패드(Dreampad)’는 현재 하버드, 스탠포드, 듀크대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다. 의학적으로 잠을 돕는 기능이 입증된 기기로 불면증에 시달리는 성인뿐만 아니라 특히 자폐증 어린이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드림패드를 설립한 랜들 레드필드(Randall Redfield) CEO는 “기술과 스트레스 사이에 영향을 주고받고 있으며, 또한 스트레스와 수면과도 밀접한 연관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스의 원인이 매우 복합적인 만큼 스트레스의 원인을 모두 기술에 돌릴 수 없다는 것.
레드필드 CEO는 “오히려 기술이 부족한 수면을 보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기술이 있든 없든 마음만 먹으면 적절한 생활습관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으며, 또한 부족한 잠을 보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점은 그가 기술 반대론자라는 점이다. “편안 잠을 원한다면 잠자는 시간 동안 모든 기술로부터 단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드림패드 역시 매우 적은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며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로부터 자유스러워지는 것이 잠을 돕는 일”이라고 말했다.
“침실은 오직 편안한 잠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안에서 또 다른 일을 할 경우 수면 방해가 일어날 수 밖에 없다.”며, “잠자는 시간을 전후해 스마트기기뿐만 아니라 업무적인 고민 등 수면에 방해가 될 일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수면부족 사태를 몰고 왔다는 비난을 받아온 하이테크 기업들이 최근 새로운 벤처 기업 출현으로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에이트’, ‘드림패드’와 같은 기업들이 더 등장해 수면부족의 주범이 하이테크 기업이라는 오명을 씻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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