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은 모든 과학의 언어’라는 말이 있다. 수학이란 언어가 성장을 해야 과학도 발전할 수 있다라는 의미다. 문제는 그렇게나 중요한 학문인 수학에 대해 우리나라 초·중등생들의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2019년 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IAEA)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중등생들의 수학 및 과학 과목 성취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공부에 대한 흥미는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들의 성적은 높지만 교과목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낮다보니 상대적으로 역량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7일 온라인 상에서는 ‘미래 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위한 수학역량 강화 포럼’이 개최되어 주목을 끌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주최한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미래의 우수 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위해 초‧중등생들의 수학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조율래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과학창의재단은 학교 안 수학교육과 함께 학교 밖 수학 대중화 활동이 서로 어우러지도록 하여 학생들의 수학역량이 강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수학 역량이 국가 경쟁력 강화에 핵심
‘미래 우수 과학기술인재 양성을 위한 초‧중등생 수학역량 강화 지원방안’이라는 주제로 첫 번째 발제를 맡은 허재용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미래인재양성과장은 “과학기술 및 사회 혁신의 근간은 수학이므로, 미래사회 선도 및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학의 역량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과기정통부가 그동안 추진했던 수학역량 강화 지원방안에 대해 허 과장은 “성과도 있었지만, 한계도 있었다”라고 자평하며 “수학역량을 강화시킬 수 있는 법적 기반 마련 및 중장기 계획을 수립한 점과 수학교육 경쟁력 강화 추진체계를 운영한 것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였다”라고 밝혔다.
반면에 연구 및 정책 구심점의 미비로 정책의 지속적 추진 및 성과 달성이 부족했던 점과 수학을 더 배우고 싶어하는 학생들에 대해 전폭적 지원이 미흡했던 점은 정책의 한계라는 것이 허 과장의 설명이다.
그는 정책이 한계를 보인 문제점들로 △진로를 고려하여 학교의 등급이나 수준에 맞춘 수학학습 연계성 부족 △높은 수준의 수학 역량을 갖춘 인재 양성 미흡 △수학에 대한 기초소양 부족 △수학문화 확산 및 수학인재 육성 기반 미비 등을 꼽았다.

이같은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한 향후 추진전략에 대해 허 과장은 “첫번째는 고교와 대학, 그리고 진로에 대한 연계를 강화하고, 두 번째는 수학영재들에 대한 양성체계를 혁신하겠다”라고 소개했다.
이 외에도 ‘수학 대중화를 위한 학교 안팎의 인프라 활용’과 ‘수학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 기반 구축’을 각각 세 번째와 네 번째 추진전략으로 삼았다.
첫 번째 전략인 진로연계의 경우, 기술 스타트업 인턴십이나 가상창업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을 예로 들었다. 또한 세 번째 전략인 학교 안팎의 인프라 활용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수학문화 콘텐츠를 개발하거나 소통 전문가인 앰배서더를 양성하는 것이고, 마지막 네 번째 전략인 지원기반 구축은 국립수학관 신설을 예로 들었다.
일상생활의 모든 것이 수학과 연계
두 번째 발제자인 공준진 대한전자공학회장은 ‘이공계 인재 양성을 위해 수학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발표하면서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일들은 수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공 회장의 설명에 따르면 일상 생활은 데이터의 수집을 시작으로 생성과 저장, 그리고 가공, 전달, 사용에 이르기까지의 제반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이같은 제반 과정에서 거쳐야 하는 기술인 인공지능이나 5G 통신 등은 모두가 수학적인 개념 및 지식이 집대성되어 구현된 종합 응용 시스템”이라고 정의했다.
실제로 최근의 이공계 대학 신입생들 대부분은 수학 역량이 부족하여, 대학에서의 공학교육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비단 신입생들 뿐만이 아니라 졸업자생들조차도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 역량이 부족한 경우가 매우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 같은 현실에 대해 공 회장은 “수학 교육 개선 및 강화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하며 “다양한 수학 지식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논리적인 사고력 배양 및 인문학적 소양 강화가 필요하며 특히 확률과 통계, 그리고 미적분 및 기하학에 대한 심화 학습은 이공계 학생들에게 필수”라고 덧붙였다.
발표를 마무리하며 공 회장은 “이공계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 한해서, 중학교때부터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 1학년 때 까지 수학과 물리학은 물론 인문학 중심의 교육을 강화시키는 것이 수학 역량 강화에 있어 바람직하다고 본다”라고 기대했다.
한편 패널 토론 시간에서는 수학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법론과 사례들이 제시되었다. 패널 토론자로 참석한 장정욱 단국대학교 수학교육과 교수는 “수학과 의료 분야는 별 상관이 없어 보이지만, 사실 의료 분야 신기술 개발에 수학이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밝혔다.
장 교수는 “화이자는 m-RNA 방식의 백신을 만드는데 우리나라 제약사가 만들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수많은 수학자들이 R&D 과정에서 참여하여 의료 산업과 연계된 연구를 하고 있는 것도 여러 이유 중 하나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 김준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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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1-05-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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