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교에서 수포자(수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어렵게만 느끼는 수학교과를 국어, 과학, 사회, 예술, 체육 등 다른 교과와 통합해서 교육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이를 가능하게 하는 교수‧학습 자료를 개발하여 그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14일 한국과학창의재단은 건국대학교에서 ‘2013 수학교육 정책연구과제 최종성과 발표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교육부 하유경 팀장은 “교사들의 수학과 다른 교과의 통합 교수‧학습 자료 개발 결과가 수학교육의 혁신을 이끄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수학과 국어 통합 교수․학습 자료 개발 ‘큰 도전 과제’

이날 가장 먼저 고등학교 수학과 국어 통합 교수‧학습 자료 개발 결과를 숭실대 황선욱 교수가 발표했다. 황 교수는 “수학과 교수2명과 국문과 교수 1명, 그리고 고등학교 수학교수 2명, 국어교사 1명 총 7명이 함께 연구를 진행했다”고 전제하면서 이번 자료개발이 자신들에게도 큰 도전과제나 다름이 없었다며 “고등학생들의 경우 수학의 개념은 어느 정도 수준을 갖췄는데 비해 국어의 문법 체계가 분산되어 있어 수학과 연결되는 요소를 찾아내는 것과 소재 발굴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2009 개정 교육과정 고등학교 1~3학년 수학과 국어 교과내용 중에서 △좌표공간과 어휘의 의미관계 △수학적 무한과 문학적 상상력 △수학소설과 글쓰기 △수열과 문장구조 △적분과 소득불평등 △증명과 논증 △진법과 음양의 원리 △색이름의 수학적 탐구 △집합과 품사 △통계와 비판적 글읽기 등 10개 주제에 대한 교수‧학습 자료를 개발했다.

이 가운데 ‘좌표공간과 어휘의 의미관계’를 살펴보면 여기서는 어휘를 개념적으로 분석하고, 이 분석을 좌표평면, 좌표공간과 연결 지어 다시 좌표평면, 좌표공간에 대한 개념적 이해를 돕는 도구로 사용했다.

이에 대해 황 교수는 “물질이 분자와 원자로 이루어지듯이 단어도 몇 가지 미세한 의미 단위의 결합에 의해 구성된다”며 “이를테면 소녀라는 단어는 (+사람) (+여성) (-결혼) (-성년) 등의 자질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학과 과학 관계 친밀… 교수․학습 자료 개발 ‘수월해’

다음으로 수학과 과학(기술, 가정 포함) 통합 교수‧학습 자료 개발에 참여한 박영희 교수(청주교대)는 “과학이 자연현상 등에서 관찰과 실험을 통해 자료를 얻고, 수학이 그 자료에 나타난 패턴과 관계를 집합, 함수, 그래프, 기호를 이용하여 모델링하며 그 모델이 수학의 연역적 추론에 의하여 증명되고 정리로 조직화 되어 다시 과학에 적용되는 사이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수학과 과학이 가장 밀접하다”며 “그래서 수학과 과학이 통합 교수‧학습 자료 개발에 어려움이 덜했던 것 같다”고 소개했다.

여기서도 10개의 주제로 통합 교수‧학습 자료를 개발했는데, 이 자료들은 과학적 상황을 통해 맥락을 부여하는 ‘배경상황’에서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제시하는 ‘탐구문제 제시’, 수학적 개념 및 지식을 이해 및 연습하는 ‘탐구에 필요한 수학’, 탐구문제를 수학 지식으로 해결하는 ‘탐구문제 해결’, 상황과 관련된 의미부여하는 ‘과학적 의미’ 등 5단계로 구성됐다.

그 예로 박 교수는 ‘종이비행기의 다양한 접기에 대한 날아가는 거리’를 사례로 제시했다. “오징어 비행기라는 종이비행기를 접을 때, 날개의 크기와 앞의 접는 위치를 어떻게 하면 가장 멀리 날아가게 할 수 있을까라는 ‘배경상황’을 제시하고 종이를 접는 과정을 다르게 하여 날아간 거리 시행을 여러 번 하면서 날아간 거리의 참값을 포함하는 적절한 구간을 구하여 이를 비교해 보았다”고 설명했다.

수학적 개념원리로 사회 파악…수학 유용성 인식 높아져

다음은 수학과 사회(역사 포함)의 통합 교수․학습 자료 개발인데, 연구책임을 맡은 박혜숙 교수(서원대)는 “수학과 사회의 통합교육은 곧 수학과 실생활 통합 교육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의 필요성이 크다”며 “이를 효율적으로 교육하기 위해서는 수업시간의 블록타임제 적용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교수는 “수학과 사회 교과 간 통합 교수학습을 통하여 정치, 경제, 지리, 역사 등에 다양하게 녹아있는 수학적 개념원리 등을 탐색하고 이해함으로써 수학의 유용성과 실용성에 대한 교사와 학생들의 인식이 높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서 수학과 예술의 통합 교수․학습 자료 개발에 대해서 박종률 교수(전남대)가, 수학과 체육의 통합 교수․학습 자료 개발에 대해서는 전재복 교수(국민대)가 각각 발표했다. 특히 전 교수는 “스포츠 활동의 수학, 과학적 접근은 물론 실현 가능성과 전략 수립 등 다양한 활용을 통해 체육 속에 수학을 발견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이날 체험·탐구 중심의 수학 프로그램 개발 과제, 즉 초등학교와 중등학교 돌봄교실 수학프로그램, 그리고 초등·중등 토요 방과후 수학프로그램, 학부모 수학교실, 수학교사 연수 프로그램 개발 등에 대한 최종성과 발표회도 함께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