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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이성규 객원기자
2010-07-16

수족구병 원인, 엔테로바이러스란? RNA 동물바이러스, 개인위생 관리 철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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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는 12일 뇌염, 폐출혈로 사망한 수도권거주 11개월 남아에 대한 바이러스 검사 결과, 최근 국내 및 중국 등 동아시아에서 유행 중인 수족구병 원인바이러스인 엔테로바이러스71형(Entero Virus, EV71)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수족구병은 콕사키바이러스(CoxsackieVirus)A16, 엔테로바이러스71 등의 장바이러스에 의해 미열과 함께 손, 발, 입에 발진이 생기는 질환으로 주로 면역력이 약한 어린 아이들이 많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상으로는 미열과 함께 혀, 잇몸, 뺨의 안쪽 점막과 손, 발 등에 빨갛게 선이 둘린 쌀알 크기의 수포성 발진이 생기며 발진은 1주일 정도 지나면 호전된다. 대부분 가벼운 감기 증상으로 끝나지만 엔테로바이러스71 등의 바이러스에 감염 된 경우 드물지만 무균성 수막염이나 뇌염 등 신경계합병증이 발생해 사망할 수 있다.

이번에 사망한 11개월 아기도 지난 9일부터 발열, 두통 증상이 나타났으며 뇌염, 폐출혈 등의 수족구병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보건당국은 수족구병은 감염된 사람의 대변, 침, 가래, 콧물 등을 통해서 바이러스가 배출돼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므로 예방을 위해 손 씻기를 생활화하는 등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 줄 것을 당부했다.


(+)RNA동물바이러스, 돌연변이 빈도 잦아

다양한 질병을 유발하는 엔테로바이러스는 척수성 소아마비, 유아 무균성 수막염, 뇌염, 수구족병 등의 대표적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게 만드는 엔테로바이러스가 무엇인지 그 정체를 알아보자.

바이러스(Virus)는 기본적으로 바이러스 유전자(Viral Genome)와 이 유전자를 덮고 있는 단백질 외투(Capsid)로 구성돼 있다. 바이러스는 스스로는 유전자를 복제할 수 없기 때문에 호스트(Host)라고 부르는 세포에 침입해서 이 호스트의 복제 장치를 이용해 자신의 유전자를 복제한다.

때문에 바이러스는 바이러스의 유전자가 DNA냐, RNA냐에 따라서 DNA바이러스, RNA바이러스로 분류할 수 있다. 또한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호스트가 무엇이냐에 따라 동물바이러스, 식물바이러스, 박테리아바이러스(박테이오파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유전자의 염기서열에 따라 플러스(+)와 마이너스(-)라는 개념이 사용된다.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정보를 갖고 있는 mRNA(messenger RNA)중심으로 mRNA와 염기서열이 동일하면 플러스라고 말하고, mRNA와 염기서열이 상보적이면 마이너스라고 말한다.

기본적으로 DNA를 구성하는 염기인 아데닌(A), 티민(T), 구아닌(G), 시토신(C)는 A-T, G-C가 서로 상보적으로 결합을 한다. RNA의 경우에는 염기 T가 우라실(U)로 바뀌어 A, U, G, C로 구성된다. 즉 A-U, G-C끼리 상보적으로 결합한다. 예를 들어 mRNA의 염기서열이 -GAC UAG AGC- 라면 (+)플러스 RNA는 -GAC UAG AGC- 인 셈이다.

엔테로바이러스는 플러스(+) RNA 동물바이러스이며 엔테로바이러스71(EV71)은 이 중 하나이다. 엔테로바이러스71은 수족구병의 원인 바이러스로 잘 알려져 있으며, 때때로 중추 신경관련 질병과도 연관돼 있다. EV71은 1969년 캘리포니아에서 신경관련 질환에서 처음으로 분리됐다.

엔테로바이러스는 폴리오바이러스, 리노바이러스, 헤파티티스A바이러스 등이 속해있는 피코르나바이러스 패밀리(picorna virus family)의 하나이다. 피코라는 말은 작다는 의미인데, 이 그룹에 속하는 바이러스들은 대략  7,500bp의 유전자 염기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 같은 명칭이 붙여졌다.

엔테로바이러스는 RNA바이러스이기 때문에 RNA의 특성으로 인해 돌연변이 빈도가 매우 높은 특성을 갖고 있다. 유전물질인 RNA는 생화학적으로 DNA보다 불안정한 화학구조를 갖고 있는데 이 구조적 불안정으로 인해 돌연변이가 쉽게 발생한다.

이런 잦은 돌연변이 때문에 RNA바이러스의 경우 치료제를 만들기가 DNA바이러스보다 힘들다. RNA바이러스 자체가 백신 등 치료제에 대해 돌연변이를 일으켜 내성을 갖기 때문이다. 또 다른 RNA바이러스인 AIDS 유발 바이러스인 HIV에 대한 치료제를 만들기가 힘든 것도 이 같은 이유이다.

바이러스, 호스트 침투-유전자복제-호스트 파괴 사이클 반복

자, 이제 바이러스가 호스트에서 어떻게 복제를 하면 호스트를 병들게 하는지 일반적인 기작을 알아보자.


바이러스가 호스트에 침입해서 유전자 복제를 하는 과정은 기본적으로 7단계로 이뤄진다. 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단계: 바이러스가 호스트에 달라붙는다 → 2단계: 단백질 외투를 벗어버리고 바이러스 유전자만 호스트 내부로 침입한다 → 3단계: 복제의 초기 단계로서, 바이러스 복제에 필요한 효소를 합성한다  → 4단계: 바이러스 유전자를 복제한다 → 5단계: 바이러스의 단백질 코트를 만든다 → 6단계: 바이러스 유전자와 단백질 코트가 서로 결합해 하나의 바이러스가 된다 → 7단계: 호스트를 깨고 나온다.

이렇게 호스트를 깨고 나온 바이러스는 다시 인접 호스트에 침입, 위의 과정을 반복하면서 정상 호스트 세포를 파괴한다. 인간이든 동물이든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바이러스가 이런 과정을 통해 정상세포인 호스트를 파괴하면서 번식하기 때문이다.

엔테로바이러스가 복제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엔테로바이러스는 플러스 RNA 바이러스인데 이는 엔테로바이러스의 RNA유전자가 mRNA와 염기서열이 동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엔테로바이러스는 바로 이 RNA유전자를 mRNA로 바로 사용한다.

즉 엔테로바이러스가 동물세포에 침입하면 바로 RNA바이러스를 mRNA로 활용해 단백질 외투를 만든다. 반면 이 플러스 RNA유전자를 기본으로 마이너스 RNA 유전자를 만드어 낸 뒤, 이를 주형(template)으로 플러스 RNA유전자를 지속적으로 복제해낸다. 엔테로바이러스는 이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호스트에서 자가번식을 하는 것이다.

수족구병은 아직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아 감염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은 개인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수족구병과 관련해 다음과 같은 예방수칙을 지킬 것을 권고했다.
                                      

수족구병 예방수칙

△ 올바른 손 씻기를 생활화하기
   - 외출 전·후, 배변 후, 식사 전·후, 아기기저귀 교체 전·후
   - 산모, 신생아실 및 산후 조리원, 유치원, 어린이집, 보육시설 종사자는 더욱 철저히 손 씻기

△ 아이들의 장난감, 놀이기구, 집기 등의 청결 지켜주기

△ 수족구병이 의심되면 바로 진료를 받고 자가 격리하기

△ 환자 배설물이 묻은 옷 등은 철저히 세탁하고 타인에게 접촉되지 않도록 하기

이성규 객원기자
henry95@daum.net
저작권자 2010-07-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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