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운석을 상상하면 자연스레 6600만 년 전 공룡을 멸종시킨 소행성 충돌 사건이 떠오른다. 그러나 운석 충돌이 대멸종의 징조만이 아닌, 새로운 생명 탄생의 계기가 된다는 가설이 나왔다.
지난 1일 캐나다의 행성지질학자들은 거대 운석 충돌로 발생한 분화구가 생명체 탄생에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한다는 연구 결과를 ‘외계생물학(Astrobiology)’ 저널에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충돌분지 내에 형성된 분화구 호수는 미생물 번식에 적당한 물과 열에너지 등을 갖출 수 있다.
운석 분화구에서 지구의 생명체가 탄생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 NASA
지구상에 어떻게 생명체가 탄생했는지는 과학계의 가장 큰 미스터리다. 과거에는 원시 대기에서 생명의 재료가 자연적으로 합성되었다는 이론이 대세였지만, 최근 들어 우주에서 떨어진 운석이 생명의 기원이라는 가설도 주목받고 있다.
이미 세계 각지에서 아미노산, 단백질과 유사한 물질을 함유한 운석이 발견된 바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미항공우주국(NASA)과 일본 도호쿠대학 공동연구팀이 생명에 필수적인 ‘당분’을 운석에서 찾았다고 발표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러한 발견은 운석이 생명체 탄생의 직접 원인은 아니더라도, 그 재료를 우주에서 지구로 운반했을지도 모른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웨스턴대학 지구과학 및 천체물리학과의 고든 오신스키(Gordon Osinski)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색다른 관점에서 운석의 생명 기원설을 연구했다. 운석이 생명체에 필요한 물질뿐만 아니라, 아예 생명 탄생의 기반 환경까지 조성한다는 발상이다.
호턴 분화구 주변을 탐사하는 웨스턴대학 연구팀. © Western University
거대 운석이 ‘생명의 오아시스’ 창조
지구 주변을 도는 소행성들은 수시로 지상에 떨어진다. 그중에 분화구를 형성할 만큼 커다란 운석은 매우 드물지만, 지구의 전체 역사에서 보면 흔한 일이기도 하다.
웨스턴대학 연구팀은 캐나다 북부의 호턴(Haughton) 분화구를 조사했다. 호턴 분화구는 약 4400만 년 전에 생성된 23km 너비의 크레이터로, 이곳에서 발견한 용융 암석은 생명체가 서식하기 적당한 열수 환경이 존재했다는 핵심 증거가 되었다.
오신스키 교수는 “거대 운석이 충돌하면 처음에는 파괴적이어도 오랜 시간에 걸쳐 생명체 탄생을 위한 오아시스를 조성한다”라면서 “이러한 서식지는 충돌 전에 존재하지 않았고, 충돌이 없었으면 생겨나지도 못했을 것이라는 점이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충돌 직후 생성된 분화구는 생존하기에 매우 열악한 환경이다. © Gordon Osinski
만약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충돌 직후에는 악몽과도 같은 상황이 펼쳐진다. 많은 파편이 대기에 쏟아지고, 분화구 바닥과 테두리에서 흘러나오는 용해된 암석이 모든 것을 태우면서 독가스를 방출한다. 하지만 암석이 식은 뒤에는 미생물이 번성하기 위한 이상적인 환경이 된다.
연구팀은 분화구 호수가 형성되면서 물과 미네랄, 화학 물질이 조합되어 미생물 생존에 필요한 환경과 풍부한 열에너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슷한 조건의 서식지로는 해저의 열수 분출구,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온천이나 간헐천을 들 수 있다.
충돌 후 오랜 시간이 흘러 분화구 내부에 형성된 호수. © Gordon Osinski
오신스키 교수는 폭이 5km가 넘는 충돌 분화구에서 열수 환경이 조성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려면 270m 크기 이상의 암석형 소행성이 충돌해야 한다. 크기 이외에 충돌 물체의 유형도 중요한 요소다. 생명체에 필요한 유기 성분은 주로 혜성이나 ‘탄소질 콘드라이트(Carbonaceous chondrite)’라고 불리는 소행성에서만 발견된다. 그런 운석은 전체의 약 5%에 불과하다.
화성 생명체 탐사와도 연관 있어
불행히도 수십억 년에 걸친 침식, 판 이동 및 화산 활동으로 인해 지구의 암석에서 최초 생명체 흔적을 찾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생명의 기원과 이번 연구의 관련성을 입증하기 어려운 이유다.
그러나 지구와 달리 화성에서는 대부분 충돌 분화구가 온전하게 보존되어 있다. 내년 2월 NASA의 퍼시비어런스 로버가 제제로(Jezero) 분화구에 착륙할 예정이다. 그곳은 한때 존재했을지도 모를 화성 생명체 탐사에 가장 적합한 장소로 선정되었다.
오신스키 연구팀은 화성에서 열수 환경이 조성되려면 지표면 아래 얼음이 있는 지역에 최소한 10km 너비의 충돌 분화구가 생성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제제로 분화구의 너비는 거의 50km에 육박하고, 과거에 물이 있었던 곳이라서 요구 조건을 충족한다. 물론 실제로 화성 생명체가 존재했을지 여부는 완전히 다른 문제지만, 새로운 가설을 확인할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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