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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광주=김재호 기자
2008-12-23

소수, 매미의 주기부터 RSA 암호까지 21일 크리스마스 과학콘서트 마지막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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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아레시보전파연구소에서는 우주에 있을지 모를 또 다른 존재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이 메시지의 맨 위에 있는 건 바로 1부터 10까지를 2진법으로 나타낸 숫자다. 인류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한 게 숫자였던 것이다.

크리스마스에 떠나는 환상의 과학여행, 그 네 번째 '소수, 네 정체를 밝혀라!' 강연에서 박경미 홍익대 교수(수학교육)는 “인간의 손가락이 열 개였기 때문에 인류는 현재 십진법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수는 정신적 문명의 근간”이라고 강조했다. 21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는 박경미 교수의 강연을 듣기 위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들이 모였다.


축구스타 박지성의 등번호는 13번, 마이클 조던은 23번, 박찬호는 61번,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소수(素數)라는 점이다. 소수를 뜻하는 영어표현 ‘Prime Number’가 암시하듯 중요한 선수들은 주요한 숫자를 등번호로 갖는다.

소수(素數)는 2·3·5·7·11·13·17… 등과 같이 1과 자기 자신으로만 나누어지는 수. 박 교수는 강연 내내 소수가 우리 생활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점을 설명했다. 또한 숫자로 풀어보는 과학의 재미있는 요소들을 함께 제시했다. 문제를 맞힌 학생들에게는 일일이 책을 선물했다.

박 교수는 먼저 소수를 찾는 방법을 ‘에라토스테네스의 체’로 설명했다. 예를 들어 1부터 50까지의 숫자 중 소수를 찾으려면 2의 배수, 3 이외의 3의 배수, 4의 배수의 순서 등으로 수를 지워나가면 끝에 남는 수가 소수이다.

소수의 종류로는 ‘쌍둥이 소수’, ‘사촌 소수’가 있다. 예를 들어 2만큼 차이가 나는 (3, 5), (5, 7) 등은 전자이고, 4만큼 차이가 나는 (3, 7), (7, 11) 등은 후자이다.

다른 모든 수의 모태가 되는 ‘씨수’

박 교수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소수를 ‘씨수’라고 한다. 다른 자연수를 만들어낸다는 의미에서 즉 모태가 된다는 의미에서 씨앗의 수라고 부르는 것이다.

곧 2009년이다. 그렇다면 ‘2009’는 소수일까, 아니면 합성수일까? 정답은 합성수. 왜냐하면 7×7×41로 소인수분해되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도 소수는 등장한다. 1997년에 제작돼 큰 반향을 일으켰던 <큐브>. 정육면체를 뜻하는 ‘큐브’에서는 안전한 방인지 위험한 방인지를 구분하는 게 바로 소수이다. 세 개의 수 중에 소수 혹은 소수의 거듭제곱이 아니면 안전하다. 1부터 999 가운데 소수는 168개이고 소수의 거듭제곱은 25개이다. 즉 80%는 소수도 아니고 소수의 거듭제곱도 아닌 셈이다. 상상해보길….

소수의 세계는 매미에게도 적용된다. 매미는 유충 상태로 땅 속 생활을 오래한다. 성충으로 자라나 땅 위에서 사는 기간을 매미의 주기라고 한다. 천적을 피하기 위해 매미의 주기도 5, 7, 13년 소수 주기로 나타난다. 천적이 나타나는 주기에 따라 매미가 잡아먹히는 해도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먹이 경쟁도 마찬가지다. 매미끼리 마주치는 시기가 다르면 그만큼 먹이를 차지하는 데에도 유리하다.

또한 박 교수는 17세기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신학자인 마렝 메리센이 고안한 ‘메르센 소수’를 소개했다. ‘메르센 소수’는 2를 n번 곱한 2의 n제곱에서 1을 뺀 수. 메르센 소수 찾기 프로젝트 GIMPS(Great Internet Mersenne Prime Search)에 참여한 UCLA 대학팀은 올해 8월 1300만 자릿수인 메르센 소수 243112609-1을 발견했다.

큰 소수를 찾는 이유는 RSA 암호 등에 이용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현대의 암호인 RSA암호도 소수를 이용한다. 리베스트(Ronald Rivest), 샤미르(Adi Shamir), 애들만(Leonard Adleman)이 개발해 그들 이름의 머리글자를 따서 RSA 암호라고 이름을 붙였다

마지막으로 박 교수는 갈릴레오의 말을 인용해 “신은 수학이라는 언어로 우주를 만들었다”면서 “무궁무진한 수학의 세계에 빠져보라”고 당부했다.

한편 강연이 끝난 후에는 전자바이올린, 전자비올라, 전자첼로로 구성된 환상적인 사운드의 전자현악 ‘LUNA’의 공연이 펼쳐졌다.

광주=김재호 기자
jhkim@kofac.or.kr
저작권자 2008-12-2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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