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세상을 바꿀 미래교통 기술을 개발한다

[국민 생활 도움 주는 과학기술센터] (37)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뉴스를 보다 보면 전동차가 터널 안에서 멈춰 승객들이 비상문을 열고 선로를 걸어서 탈출했다는 보도를 접할 때가 종종 있다. 기계 고장으로 멈춰섰다면 별문제가 없겠지만, 만약 터널 안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멈춰섰다면 승객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가장 큰 원인은 화염보다도 연기에 의한 질식사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연기가 사람의 호흡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차단하는 것이 희생을 막을 수 있는 핵심 요인인데, 터널 안에서 화재가 났을 때 연기와 접촉하지 않도록 차단하기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화재 등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자동으로 펼쳐지는 ‘스마트 대피통로’ ⓒ 철도기술연구원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국내 연구진이 터널 안에서 화재 등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자동으로 펼쳐지는 ‘스마트 대피통로’를 개발하여 시선을 끌고 있다. 스마트 대피통로는 평상시에는 벽이나 천장에 접힌 상태로 보관되다가 비상 상황이 되면 자동으로 펼쳐져 승객이 연기로부터 분리된 통로로 안전하게 대피 이동하는 시스템이다.

불에 타지 않는 특수 스크린 소재로 제작되어 200℃의 고온에서도 1시간 이상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이 대피통로를 만든 곳은 바로 한국철도기술연구원(KRRI)이다. 철도에 대해 연구하는 기관이라면 국민들의 삶과 거리가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스마트 대피통로처럼 철도기술연구원은 국민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오늘도 쉴 새 없이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철도기술의 4차 산업혁명 준비

철도기술연구원은 철도와 대중교통, 그리고 물류 등 공공교통 분야의 연구개발 및 성과확산을 통해 국가 및 산업계 발전에 기여하고 있으며, 미래를 준비하는 교통과학기술로 국민의 삶을 새롭게 열어가고 있다.

철도를 새로운 시각에서 연구하는 혁신생태계를 통해 대한민국 철도기술의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있는 철도기술연구원은 기술선도형 전략으로 미래형 철도기술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고, 국민체감형 연구확대 및 철도 유관기관과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주요 업무로는 분야별 연구개발과 표준화 및 제도 수립, 그리고 기술사업화 등이 있다. 연구개발 분야로는 고속철도와 도시철도, 그리고 경량 전철시스템 및 차세대 대중교통시스템 등을 꼽을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해 철도기술연구원은 다양한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 철도기술연구원

또한 철도안전에 대한 표준화와 철도정책 수립, 그리고 남북철도 및 대륙철도를 연계하는 시스템 개발도 철도기술연구원의 주요 업무다. 이 외에 중소기업 및 중견기업 등 관련 산업계와의 협력과 기술사업화는 시장 확대를 위해 철도기술연구원이 집중하고 있는 업무다.

철도기술연구원은 현재가 아닌 미래 분야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지하철보다 저렴해서 중소도시에 적합한 경량전철과 배터리로 움직이는 친환경 무가선 트램, 그리고 자가용처럼 이용할 수 있는 무인자동 미니트램 등 미래 교통과 관련된 기술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백신 콜드체인 유통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

철도기술연구원이 국민 생활과 밀접한 과제를 연구하고 있다는 사실은 최근 개발한 ‘배터리 하이브리드 스마트 고단열 컨테이너’를 봐도 잘 알 수 있다. 이 컨테이너가 저온 상태로 물류가 가능한 콜드체인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결과는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백신의 콜드체인 유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발표되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에 사용되던 냉동 컨테이너는 화물을 실었을 때 전원이 공급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최근 발생한 백신 상온 노출 사례처럼 골드체인이 단절되어 화물이 훼손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화물열차처럼 전원공급이 불가능한 교통수단에서는 콜드체인 유통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이번에 철도기술연구원이 개발한 컨테이너는 배터리 및 전원 구동 방식의 냉동 공조시스템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전원공급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냉동 기능을 유지할 수 있어 콜드체인이 가능하다.

철도기술연구원이 개발한 스마트 컨테이너의 기능을 살펴보면 외부 전원공급 없이도 내장된 배터리를 사용해 내부온도 최저 영하 20도까지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 콜드체인 유통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측되는 스마트 냉동 컨테이너 ⓒ 철도기술연구원

또한 내부온도를 7도로만 설정해도 상온에서 72시간 이상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특히 컨테이너 벽체를 폴리우레탄 등의 일반 단열재보다 단열성능이 약 8배 이상 우수한 진공단열재를 적용하여 단열성능을 높인 것은 스마트 컨테이너만이 가진 특별한 기능이다.

아울러 기존 냉동 컨테이너가 외부전원으로 작동하면서 효율 향상보다는 비용 절감에 기능이 집중됐다면, 스마트 컨테이너는 화물 및 외부 온도에 따른 특수 모터 자동 제어 기술을 통해 냉동 공조시스템의 효율 향상을 극대화한 배터리로도 구동시킬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이석 철도기술연구원 물류기술연구팀장은 “개발된 스마트 컨테이너는 배터리 및 전원 구동 방식의 냉동 공조시스템과 고단열 벽체 기술로 냉동 및 냉장 상태를 장시간 유지하는 고효율이 특징”이라고 밝히며 “상용화를 위해 철도 및 도로 시험운영을 계획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철도기술연구원은 지난 2017년 극지연구소와 공동으로 진공단열재를 적용하여 단열성능을 높인 고단열 컨테이너를 개발한 바 있다. 이어서 올해에는 고단열 컨테이너에 활용된 진공 단열 벽체 기술을 통해 이동식 청정실험실을 개발해 제작했고, 내년부터 남극 기지에서 사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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