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지상관제소, 탐 소령 나오라. 점화가 확인되었다. 신의 가호를 빈다.”
“여기는 탐 소령, 지상관제소 나오라. 지구가 너무나 푸르다. 내가 어쩔 도리가 없다.”
1969년 영국의 록스타 데이빗 보위(David Bowe)가 발표한 명곡 ‘스페이스 오디티(Space Oddity)’의 가사다. 이제는 록음악의 고전이 되었지만 얼마 전 최첨단 뮤직비디오로 재탄생해 화제다.
뮤직비디오 속에는 무중력 상태에서 떠다니는 기타도 등장하고 우주정거장의 창밖으로 파란색의 지구가 지나가기도 한다. 숨이 막힐 듯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해드필드 함장은 우수에 젖은 눈빛으로 노래를 부른다. 수줍음이 느껴지지 않는 연기력 덕분인지 뮤직비디오의 조회수는 1천400만을 넘겼다(http://youtu.be/KaOC9danxNo).
다섯 달 동안의 임무를 마치고 지난 14일 지구로 무사귀환한 해드필드 함장은 뮤직비디오뿐만 아니라 SNS를 통해 우주정거장의 일상을 가감 없이 공개해 “우주비행사는 무뚝뚝하다는 기존의 이미지를 벗겨냈다”는 평을 받았다.
SNS 통해 우주정거장의 속살 공개해
해드필드 함장은 1959년 캐나다 온타리오주 사니아(Sarnia)에서 태어났다. 기계공학을 전공한 후 군에 입대해 1988년 미국 공군 조종사 학교를 최고 성적으로 졸업했다. 1991년에는 미국 해군이 뽑은 최고의 조종사에 등극하기도 했다. 이 기간 동안 조종해본 비행기만 70종이 넘는다.
1992년에는 캐나다 우주비행사 모집에서 5천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되었다. 이후 나사(NASA) 관제센터에서 근무하며 25번 이상의 우주 임무에 참여했다.
실제로 우주에 나간 것은 아틀란티스 호를 타고 러시아 우주정거장 미르호를 방문한 1995년이 처음이다. 이후 2001년에는 캐나다가 제작한 로봇 팔을 부착하기 위해 국제우주정거장을 방문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세 번째 우주 임무로 국제우주정거장의 함장을 맡았다.
함장은 다섯 달의 임무 기간 동안 SNS를 통해 다양한 과학실험과 일상의 모습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무중력 상태에서 눈물을 흘리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눈 주위에 물을 뿌리기도 하고(http://youtu.be/4BbuOn--ERI), 땅콩버터 샌드위치를 만들겠다며 멕시코식 밀가루 전병인 토르티야에 땅콩버터와 꿀을 발라서 먹기도 했다(http://youtu.be/2vio09T-8qA).
올리는 글도 재치가 넘쳤다. 눈물 실험을 소개할 때는 “눈물이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니 손수건은 필수”라고 표현했고, 낱말 조각 퍼즐을 맞추면서는 “무중력 상태라서 조각을 잃어버리기 십상”이라고 설명했다.
만우절에는 공기채집 장비를 ‘우주 수류탄’이라고 소개하며 장난을 쳤고, 외계인 비행체가 우주정거장에 도킹을 했다는 말로 사람들을 놀래키기도 했다.
심각한 실제 상황이 닥쳤을 때도 함장의 SNS는 멈추지 않았다. 암모니아가 누출되어 우주정거장의 전력 공급이 위험에 처했을 때도 자세한 해결책을 트위터에 공개했다. 두 명의 승무원이 우주정거장 바깥에서 수리를 진행할 때는 우주복 내부의 압력이 너무 낮아서 숨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며 현장의 긴장감을 그대로 전했다.
격식을 갖추지 않은 모습 덕분에 37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페이스북 페이지(http://www.facebook.com/AstronautChrisHadfield)를 방문해 ‘좋아요’를 눌렀다. 우주정거장 임무를 시작할 때는 2만 명이던 트위터(http://www.twitter.com/Cmdr_Hadfield) 팔로워도 이제는 100만 명에 육박한다.
우주비행사의 무뚝뚝하고 차가운 이미지 바꿔
지난 2월에는 캐나다의 록그룹 베어네이키드 레이디즈(Barenaked Ladies)와 함께 새 노래를 발표하기도 했다.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약자에 맞춰 제목을 ‘누가 노래하고 있나(Is Somebody Singing?)’로 정했다. 세계 최초로 지상과 우주를 생방송으로 연결해 함께 기타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는 콘서트도 진행했다(http://youtu.be/AvAnfi8WpVE).
직접 부른 노래 실력도 수준급이다. 우주정거장 임무를 맡기 전까지 다른 우주비행사들과 ‘맥스큐(Max-Q)’라는 밴드를 만들어 활동한 덕분이다. 맥스큐는 우주선에 가해지는 공기의 압력이 최대의 순간에 도달하는 지점을 가리키는 항공우주 용어다. 우주비행사다운 이름이다.
이어 이달 12일에는 우주정거장에서 촬영한 영상으로 뮤직비디오를 완성해 유튜브에 공개했다. 원곡을 불렀던 데이빗 보위도 뮤직비디오를 소개한 트윗 게시물을 주변에 알릴 정도였다.
함장의 인기는 친구처럼 편한 말투와 태도를 사용하는 것이 비결이다. 지구 곳곳의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릴 때도 사람들에게 친근한 표현을 사용한다. 캘리포니아 와인 농장 지대는 ‘지구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라고 표현하고 그리스의 여러 섬들은 ‘연약한 계란 껍데기가 흩어진 것 같다’고 묘사했다.
지금까지 우주비행사들은 무뚝뚝하고 차가운 모습으로 맡은 임무에만 충실히 수행하는 추세였다. 그러나 해드필드 함장의 등장으로 인해 우주비행사와 일반인 사이의 높은 벽이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 임동욱 객원기자
- im.dong.uk@gmail.com
- 저작권자 2013-05-2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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