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제주 성산일출봉 인근 해저에서 과거 용암이 분출했을 것으로 보이는 분화구 흔적이 발견됐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성산일출봉 형성 과정을 규명하기 위한 '성산일출봉 해저 지질 조사 및 가치 발굴 연구' 수행 중 성산일출봉 동남쪽 약 500m 떨어진 해저 면(수심 약 10m)에서 지름 600m에 달하는 원형 분화구 흔적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세계유산본부는 '다중 빔 음향측심기'를 이용해 성산일출봉을 중심으로 반경 3㎞ 해저 지형을 정밀 측량했다.
현재 바닷속에 원형의 분화구 흔적만 남아있다.
세계유산본부는 분화구 주변으로 띠 모양의 지형구조도 관찰했는데 이는 분화구의 바깥 부분이 침식돼 남겨진 흔적으로 추정했다.
또 해저에는 분화구 흔적 외에 과거 해수면을 지시하는 흔적과 용암이 흘러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지형을 관찰했다.
세계유산본부는 이번에 흔적이 발견한 해저 면의 원형 분화구는 성산일출봉과 유사한 형태의 화산 활동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추정했다.
세계유산본부는 현재 성산일출봉 형성 이전 화산 활동으로 봤다.
2012년 손영관 경상대 교수는 국제학술지(GSAB)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성산일출봉 구조와 형태 등을 고려했을 때 해저에 또 다른 분화구의 존재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실제로 해저 분화구 흔적을 확인한 것이다.
세계유산본부는 이번 발견이 과거 제주도의 화산활동과 형성과정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의 책임연구원인 윤석훈 제주대 교수는 "해저지형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해저 표층 퇴적물 분석, 탄성파 탐사를 통해 천부 지층의 단면도 획득, 해상 시추 등을 통해 성산일출봉의 형성 당시 초기 지형과 분포 범위 등을 유추해 수성 화산활동의 형성 과정을 복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만관 세계유산본부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성산일출봉 해저 지질자원 보존 및 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성산일출봉의 새로운 가치를 활용하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성산일출봉은 뜨거운 마그마가 얕은 물과 만나 폭발적으로 분출하는 수성 화산활동 의해 형성된 '응회구'(tuff cone)다.
분출 당시 만들어진 화산재층이 파도에 의해 침식돼 현재의 모습으로 남아 있다.
기존 육상에 대한 연구는 상당 부분 이뤄졌으나 해저 지형과 지질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이번 연구는 문화재청의 국비를 지원받아 진행되고 있다.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21-08-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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