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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김준래 객원기자
2016-12-08

성층권 나는 태양광 비행기 우주여행 대체 상품 개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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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에 이어 비행기도 태양광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기름 한 방울 없이 오직 햇빛에만 의지해서 세계일주를 마친 스위스의 유인 태양광 비행기 ‘솔라임펄스 2(Solar Impulse 2)’가 대표적인 경우이고, 유인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한국항공우주연구원도 태양광 비행기의 시험비행에 성공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들 모두는 연구단계에 투입되는 시제품일 뿐, 상용화와는 거리가 먼 비행기들이다. 기술적인 면도 문제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경제적 문제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비행기들의 경제성에 비해 너무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것.

태양광 비행기를 대체 우주여행 상품에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 PC-Aero
태양광 비행기를 대체 우주여행 상품에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 PC-Aero

그런데 최근 독일에서 신재생에너지 비행기의 경제성 문제를  ‘대체 우주여행 상품’이라는 기발한 아이템을 통해 해결하려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첨단기술 전문 매체인 '뉴아틀라스'(Newatlas)는 성층권 비행이 가능한 태양광 비행기를 독일의 초경량 비행기 제조사인 피씨에어로(PC-Aero)가 개발 중이라고 보도하면서,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여행이라는 특정 분야에서 태양광 비행기의 상용화 가능성이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관련 기사 링크)

성층권을 비행할 수 있는 태양광 비행기

PC-Aero사가 개발 중인 태양광 비행기의 이름은 솔라스트라토스(Solar Stratos)다. 스트라토스라는 이름은 지구의 성층권(Stratosphere)까지 날 수 있다 해서 붙여졌다. 성층권은 지상으로부터 17~50km 사이의 공간을 가리키는데, 이 태양광 비행기는 약 24km 높이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2인승으로 개발 중인 솔라스트라토스는 길이가 8.5m이고 날개폭이 25m에 달하지만, 무게는 450kg에 불과하다. 전체적인 크기는 다른 소형 비행기와 비슷하지만,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만큼 무게를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제작되었다.

성층권 여행을 위해서는 우주복과 같은 특수복장을 갖춰야 한다 ⓒ PC-Aero
성층권 여행을 위해서는 우주복과 같은 특수복장을 갖춰야 한다 ⓒ PC-Aero

PC-Aero사 연구진이 솔라스트라토스에 기대하는 바는 2시간 정도 비행을 하면서 24km의 높이까지 상승한 뒤, 해당 고도에서 15분 정도를 선회하는 것이다. 이후에는 3시간 정도를 천천히 하강하면서 지상에 착륙하는 시나리오를 생각하고 있다.

성층권을 비행할 수 있는 태양광 비행기를 개발하는 목적에 대해 PC-Aero사의 관계자는 “태양광 비행기가 일반 항공기처럼 수백 명의 사람과 대량의 화물을 실어 나를 수 있기까지는 수많은 시간과 엄청난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하지만 백만장자 같은 특정 고객을 대상으로 성층권을 여행하는 용도로 개발된다면 지금 기술로도 충분하리라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태양광은 화석연료에 비해 효율이 낮아서 비행기 에너지로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나름대로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성층권 높이에서는 구름이나 바람 등의 영향을 받지 않고 지속적으로 태양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우주여행을 대체할 수 있는 틈새시장 노려

PC-Aero사가 공개한 솔라스트라토스의 개념도를 살펴보면, 태양광 비행기에 몸을 실은 승객이 우주인과 비슷한 우주복을 입고 마치 우주 공간을 비행하면서 지구와 하늘을 내려다보는 듯한 장면을 볼 수 있다.

솔라스트라토스가 올라갈 수 있는 높이인 지상 24km의 위치는 엄밀하게 말하면 우주 공간은 아니다. 대류권을 약간 넘어서는 성층권이기 때문에 밖으로 보이는 장면만 우주 공간처럼 보일 뿐이지, 실제로는 지구의 중력이 영향을 미치는 공간이다.

이에 대해 PC-Aero사의 CEO인 칼린 골로간(Calin Gologan)은 “그 정도의 위치라면 무중력이 아니라는 점만 빼고 시각적인 면에서는 우주 공간과 비슷하다”라고 설명하며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투어 참여하고 있는 실제 우주관광 상품보다 훨씬 더 저렴한 가격으로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는 대체 상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골로간 CEO는 “그렇다고 성층권 공간을 쉽게 생각해서는 오산”이라고 우려하며 “대기압이 지표의 5%에 불과하고, 기온이 영하 70도까지 떨어져 평상복으로 탑승하기 어려운 곳인 만큼 기술적 보완이 절실한 아이템이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일렉트라원솔라 호가 알프스 산맥을 넘는데 성공했다
일렉트라원솔라 호가 알프스 산맥을 넘는데 성공했다
ⓒ PC-Aero

골로간의 말처럼 신재생에너지로 성층권 높이를 비행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은 개발사인 PC-Aero사 연구진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에 솔라스트라토스의 성능보다 낮은 사양인 태양광 비행기로 알프스를 넘었던 성과가 자신감을 갖게 만들었다.

일렉트라원솔라(Elektra One Solar)라는 이름의 이 태양광 하이브리드 비행기는 8.6m의 날개와 180kg에 불과한 무게를 가진 초경량 1인승 비행기다. 완전 충전 시 약 5시간을 날 수 있으며, 최대 비행 거리는 500km 정도다.

지난해 6월 알프스 산맥을 넘는 비행에 도전한 일렉트라원솔라는 오스트리아의 최고봉인 그로스글로크너산(Grossglockner)을 성공적으로 넘어 비행했고, 이후 고도를 3000m 이상으로 올려 190km를 비행한 다음 안전하게 귀환했다.

골로간 CEO는 “물론 3km 높이와 24km 높이는 차원이 다른 만큼 성능은 물론이고 안전성에 대한 검증이 이뤄져야 도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하며 “그러나 이 계획이 성공한다면 가까운 시일 내에 저렴한 비용으로 할 수 있는 성층권 여행이라는 새로운 관광 상품으로 등장할지도 모른다”고 기대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6-12-0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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