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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래 객원기자
2019-01-11

서해 수중유물 담은 전시관 개관 국립태안해양유물전시관 일부 문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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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0만여점 정도로 추산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해양유물 중에서 25%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서해안 유물들의 안식처가 마침내 서해 앞바다에 마련되었다. 태안 앞바다에서 발굴한 유물들이 전시되는 ‘국립태안해양유물전시관’이 최근 문을 연 것.

최근 부분 개관한  국립태안해양유물전시관 전경 ⓒ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최근 부분 개관한 국립태안해양유물전시관 전경 ⓒ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이번 개관은 기획전시관 및 상설전시관 일부만 문을 연 부분 개관이다. 하지만 전시관 건립의 계기를 제공한 고려시대의 청자 운반선을 비롯해 고려시대 유물과 조선시대 유물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전시관 운영 주체인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태안 앞바다에서 새롭게 발굴한 유물과 연구 성과를 담아 해양문화유산의 중요성을 전달하는 전시관을 마련했다”라고 밝히며 “이를 통해 한반도가 중심이 되었던 해양교류의 역사와 의미까지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수중유물의 25% 정도 보관

국립태안해양유물전시관이 설립된 계기는 지난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태안 앞바다에서 주꾸미를 잡던 어부들이 청자 조각을 건져내면서 해양유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다.

이후 문화재청을 중심으로 한 조사단이 긴급 탐사에 돌입했고, 조사 결과 청자를 운반하던 배인 고려시대의 태안선을 발견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운반선 주위로 수많은 유물과 인골이 발견되면서, 태안 앞바다는 수중유물의 보고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태안에서 이처럼 많은 수중유물이 쏟아지기 시작하자 보존 및 관리 문제에 있어 신속한 처리의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이에 서해중부해역의 수중발굴조사와 수중문화재를 관리하는 거점시설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마침내 국립태안해양유물전시관이 건립되기에 이르렀다.

태안 앞바다에서 발굴된 청자 조각들 ⓒ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태안 앞바다에서 발굴된 청자 조각들 ⓒ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국립태안해양유물전시관은 현재 인천과 경기, 그리고 충청 해역에서 발굴된 난파선 8척과 수중유물 2만 5천여 점을 관리하는 업무에 활용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수중유물의 1/4에 해당하는 물량으로서, 서해 앞바다의 중요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태안 앞바다는 과거 서해의 중요한 항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주요 교역국이었던 중국을 가기 위해서는 가장 가까운 항로인 서해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

하지만 서해는 물길이 세고, 암초가 산재해 있으며, 수시로 안개가 생기는 위험한 바다였다. 특히 태안 서쪽 끝에 위치한 섬들인 신진도와 마도의 인근 바다는 예로부터 지나가기 어려운 길목이라 불릴 만큼 사고가 잦은 곳으로 지금도 유명하다.

이 같은 지리적 문제로 인해 태안 앞바다는 수많은 배들의 무덤이 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이곳에서만 태안선 외에도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의 배들이 4척이나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태안 앞바다는 ‘바다 속 경주’로 불리며 현재도 지속적인 탐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완전 개관 후에는 조사와 교육 분야도 집중 예정

지금까지 국내에서 수중발굴을 통해 건져 올린 수중유물들은 난파선 14척을 포함하여 총 10만여 점에 달한다. 이 중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5만여 점의 유물을 국가문화재로 등록하여 관리하고 있다.

초창기의 수중발굴은 신안선이 발견되었던 서남부 해역의 신안 앞바다에서 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2007년에 태안 대섬과 마도 앞바다에서 5척의 난파선과 2만 5천여 점의 유물이 잇달아 발견되면서, 서해중부해역이 수중발굴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대해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의 관계자는 “국립태안해양유물전시관을 단순히 전시관으로만 활용할 생각은 전혀 없다”라고 밝히며 “앞으로 서해지역에 대한 수중유물의 조사와 교육 그리고 전시 및 다양한 사회교육프로그램들을 함께 운영할 예정”이라고 기대했다.

수중고고학은 수중유물의 조사 및 연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수중고고학은 수중유물의 조사 및 연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다음은 이번 국립태안해양유물전시관의 개관 실무를 담당한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서해문화재과의 오연주 학예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전시관 개관에 따른 의미를 학예사 입장에서 간략히 언급해 달라

전시관은 서해중부 해역에서 수중발굴로 건져 올린 수중문화재를 연구하고 전시하고 활용하는 기관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전역에서 건져낸 수중문화재가 대략 10만 여 점 정도인데, 그 중 2만 5000여점이 태안에서 발굴됐다.

‘이를 보존하고 잘 관리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태안 전시관의 건립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 이번 개관은 전시관의 일부만 선보인 부분 개관인데, 완전개관은 언제로 예상해야 하나

언제라고 구체적으로 정해서 말할 수는 없지만, 올해 하반기 중에는 전체 개관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완전 개관이 되면, 전시관을 찾는 관람객들의 편의를 위해 해설사도 양성해 배치할 예정이다.

실제로 지난해 8월에 전시해설사인 도슨트(docent)를 채용하여 교육도 실시했다. 아직은 실전배치를 할 수준이 되지 못해 보류하고 있지만, 전체 개관시까지 양성교육을 마련하여 견학 현장에 배치할 예정이다.

- 전시관이 완전 개관을 하고 나면 학생들의 견학장소로 많이 활용될 것 같다. 자연스럽게 해양유물에 대한 관심도 올라갈 것으로 보이는데, 이 분야에 진출하기를 원하는 학생들에게 권할만한 전공분야가 있다면

‘수중고고학’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말하고 싶다. 수중고고학이란 바다와 강, 호수 등 물에 잠긴 인간의 흔적을 찾고, 이를 연구하는 분야다.

우리나라 수중고고학은 신안 앞바다의 보물로 유명한 신안선 발견으로 싹텄다. 이를 계기로 목포에 ‘해양유물보존처리장’이 문을 열었는데, 이 기관이 지금의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로 성장하여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수중유물에 대한 조사 및 연구를 전담하고 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9-01-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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