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낙하하며 금성 대기층 분석한다

NASA, 금성 가스층 탐사 방법 공개… 행성 대기 진화과정 규명

금성은 달을 제외하면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천체다. 평균 거리만 놓고 보면 지구에서 금성까지의 거리는 4,500만km 정도인 반면에, 화성은 5,600만km로 훨씬 멀다.

더군다나 지구보다 태양을 중심으로 안쪽 궤도를 도는 덕분에 우주선으로 왕복할 경우 화성은 780일 정도가 소요되지만, 금성은 584일로 비교적 짧은 편이다. 따라서 유인 탐사에도 유리한 위치에 있다.

금성은 두터운 대기로 인해 고온 및 고압의 환경으로 이루어져 있다. ⓒ techblog

이 같은 유리함에도 불구하고 금성이 탐사 대상지로 부적합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지옥 같은 기후조건 때문이다. 표면 온도는 평균 462℃에 이르고, 기압은 무려 지구의 92배에 달한다. 92배란 수치는 바다를 기준으로 1,000m 아래의 심해에서 받는 기압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야말로 납도 녹일 수 있을 만큼 뜨거운 고온·고압의 환경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열악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미 항공우주국(NASA)은 금성의 대기를 이루고 있는 가스층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베일에 싸인 가스층의 성분을 분석하면 향후 추진될 금성 탐사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표 측정과 가스 분석으로 이원화된 금성 탐사

NASA의 금성 탐사는 크게 두 가지 탐사선을 현지로 보내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하나는 탐사선이 금성 궤도를 돌며 지표를 관측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탐사선이 직접 지표로 내려가면서 대기를 이루는 가스층을 조사하는 방법이다.

금성 궤도를 돌며 관측하는 탐사선의 명칭은 베리타스(VERITAS)로서 고해상도의 레이더인 VISAR(Venus Interferometric Synthetic Aperture Radar)를 이용해서 금성 표면의 지형을 자세히 관측하는 임무가 핵심이다.

합성 개구 레이더인 VISAR는 광학 카메라를 기반으로 하는 레이더에 대비해서 해상도가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금성 궤도를 돌면서 과거 지표에 물이 흘렀던 흔적이 있었는지 정도는 파악해 줄 것으로 NASA는 기대하고 있다.

금성의 지표 관측이 주요 임무인 베리타스 탐사선 ⓒ NASA

반면에 직접 지표로 내려가면서 대기를 이루는 가스층을 조사하는 탐사선의 명칭은 다빈치플러스(DAVINCI plus)다. 이 탐사선은 지표로 내려가면서 대기를 이루는 가스층을 직접 관측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다빈치플러스는 오는 2029년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NASA는 지난 1978년 파이어니어호를 발사한 이후 거의 50여 년 만에 다시 금성을 방문하는 탐사선을 보내는 셈이다.

착륙선이 낙하하며 두꺼운 가스층 포집 및 분석 예정

베리타스 탐사선과는 달리 다빈치플러스 탐사선의 임무는 지표 조사보다는 대기를 이루는 가스층 중에서도 하층부를 이루는 가스를 집중적으로 분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기의 상부층은 천체 망원경을 통해 어느 정도 분석을 완료한 상황이지만, 하부층은 금성의 두터운 가스층으로 인해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NASA가 밝힌 프로젝트 과정을 살펴보면 다빈치플러스 탐사선은 금성 궤도를 돌다가 적합한 위치에 도달하면 두꺼운 대기 아래로 내려가면서 가스 분석 및 압력, 그리고 온도 등 중요한 정보를 수집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위해 다빈치플러스에는 대형 낙하산이 장착된다. 낙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65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NASA는 전망하고 있는데, 타는 듯한 고온에 대비해 낙하산 재질을 고열에도 견딜 수 있는 소재로 준비하고 있다.

또한 낙하는 동안 대기의 변화를 볼 수 있는 특수 카메라와 가스분석 기기, 그리고 수집한 정보를 신속하게 지구로 보낼 수 있는 통신장비 등이 다빈치플러스에 탑재되는 착륙선에 장착될 예정이다.

특히 가스분석 기기인 VMS(Venus Mass Spectrometer)는 다빈치플러스 탐사선의 임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금성 대기분석에 있어 필수 장비다. 대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산화탄소는 물론 희귀한 기체인 ‘불활성가스(noble gas)’도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이 NASA 측의 설명이다.

다빈치플러스 탐사선은 낙하산을 타고 내려가며 대기 속 가스들을 분석할 예정이다 ⓒ NASA

불활성가스는 대기 중에 존재하는 기체들 중 다른 원소와 반응하지 않고 아주 소량만이 대기 중에 존재하는 가스들을 가리킨다. 대표적으로는 헬륨과 아르곤, 그리고 크립톤 및 제논 등이 꼽힌다.

워낙 소량이기 때문에 이들 불활성가스가 대기 및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지만, 금성의 대기 환경 및 나아가서는 행성의 대기 진화에 있어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대해 다빈치플러스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NASA의 찰스 메일스핀(Charles Malespin) 박사는 “지금까지는 금성을 관측하면서 분광측정기 같은 장비를 사용하여 눈으로 파악한 것이 전부”라고 언급하며 “다빈치플러스의 VMS는 직접 금성의 대기를 관통하면서 가스층과 관련하여 보다 정확한 데이터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기대했다.

VMS는 QMS(Quadrupole Mass Spectrometer)와 GPS(Gas Processing System)로 구성되어 있다. 착륙선이 낙하하면서 포집한 가스는 우선 QMS로 분류되는데, 이산화탄소같이 풍부한 가스는 QMS에서 분류된다.

반면에 QMS가 분석하기 어려운 미량의 가스 원소는 GPS로 들어가 하나씩 세분화될 예정이다. 미량의 비활성 가스 및 기타 가스들까지 분석되면 금성의 대기가 어떻게 극단적인 환경으로 둘러싸이게 됐는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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