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분해 폐플라스틱, 3D 프린팅 재료로 변신하다

플라스틱과의 지속가능한 관계를 모색할 때

국제사회가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폐플라스틱 문제, 플라스틱 과잉 생산·사용 문제 등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2월에 개최된 제5차 유엔환경총회(UNEA-5)에서 “2025년 말까지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속력 있는 최초의 국제협약을 제정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하며, 플라스틱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의지를 밝혔다.

일각에서는 ‘조금 불편해질 의무’를 강조하며 플라스틱 사용 규제를 강조하지만, 플라스틱 없는 삶이 어려울 정도로 그 사용 범위가 넓어진 만큼 플라스틱과의 지속가능한 관계를 모색해야 한다. 플라스틱 사용 원천 저감과 더불어 폐기물 사후처리 및 리사이클링 방안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이와 유사한 목표로 워싱턴 주립대학교 재료공학 연구팀이 생분해 폐플라스틱을 3D 프린팅에 재료로 바꾸는 기술이 개발해 관심을 끈다.

국제사회가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https://www.beyondplastics.org

 

편리함의 역습, 플라스틱 사용량 최대치 갱신

1907년 최초의 화석 연료 플라스틱이 세상에 나온 이후 플라스틱 생산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플라스틱 아틀라스(Plastic Atlas 2019)에 따르면 2020년에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3억6천7백만 톤이며, 특히 지금까지 만들어진 플라스틱의 절반 이상이 2000년 이후 생산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일상이 장기화되면서 플라스틱 수요가 급증했고, 플라스틱 생산과 사용량의 증가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경제포럼은 이러한 추세에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이 2030~2035년에는 2015년의 두 배, 2050년에는 세 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 누적량 ⓒhttps://www.grida.no

99% 이상 화석 연료로 만드는 플라스틱은 생산 및 재활용 단계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바다로 흘러간 미세 플라스틱은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플라스틱 생산량과 사용량이 매년 증가하는 것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전 세계의 노력에 걸림돌이 분명하다.

하지만 플라스틱은 이미 일상에서 빠질 수 없는 재료가 되었다. 실생활에서 가장 자주 접하는 것은 포장재이니 포장 산업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듯 하지만 사실 생필품, 가전 건물, 수송, 의료에 이르기까지 플라스틱의 사용 범위는 매우 넓다. 게다가 역설적으로 의료 분야에서는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이 감염의 위험을 막아주고, 신선한 농수산물의 공급망을 확보하며, 대체 포장재의 운송보다 탄소 배출량을 줄여준다. 이렇듯 플라스틱의 긍정적 측면을 생각한다면 이제는 플라스틱과의 건전한 공생, 지속가능한 관계를 모색해야 할 때이다.

 

생분해 플라스틱, 적당한 분해 환경 어려워

생분해 플라스틱은 소위 착한 플라스틱으로 불린다. 특히 PLA(Poly Lactic Acid)는 옥수수 전분 등 식물 원료로 만들기 때문에 제작 단가가 저렴하고 매립 시설에서 자연적으로 분해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상용화된 생분해 플라스틱도 소재별로 분해 환경이 다르고, 전문 퇴비화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으면 자연 상태에서 분해되지 않는 소재도 다수다. 가장 보편화돼 식품 용기에 주로 쓰이는 PLA의 경우 수분 70% 이상, 기온 58℃ 이상 환경이 갖춰져야 생분해된다. 즉 이 같은 환경이 갖춰지지 않으면, 매립 혹은 소각해야 한다. 이 경우 모두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에 ‘착한 플라스틱’ 소재에 대한 막연한 환상보다는 보다 적극적인 처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버려진 PLA 플라스틱, 3D 프린팅 재료로 변신?

지난달 워싱턴 주립대학교 기계·재료공학 연구팀이 PLA를 3D 프린팅의 자료인 고품질 수지로 전환하는 방법을 개발해 Green Chemistry 저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연간 약 30만 톤의 PLA가 생산되지만, 전문 퇴비화 시설을 갖추지 못해 매립되는 PLA의 분자를 분해하여 고품질 액체수지로 전환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책임자인 Jinwen 교수는 아미노에탄올을 촉매제로 써 PLA 분자를 분해하고, 그 사슬을 다시 배열하여 3D 프린터의 잉크로 사용되는 광경화성 액체 수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 전환 과정은 약 2일 정도 소요되는데 이를 3D 프린터에 사용하여 결과물을 출력하면 일반 액체 수지와 거의 비슷하거나 더 나은 특성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연구진들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PLA보다 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를 고품질 수지로 전환하는 연구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Jinwen 교수는 “쓰레기가 본래의 쓰임보다 더 훌륭한 재료가 되는 과정은 업사이클링의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며, 폐플라스틱의 다양한 활용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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