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을 학문의 대상으로 관찰하고 연구한 것은 기원전 4세기 경이며 그리스 시대부터 시작되었다. 히포크라테스는 ‘인간의 건강은 혈액, 점액, 황담즙, 흑담즙의 균형에 의하여 유지된다’ 는 4체액설을 주장하였고, 생물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아리스토텔레스는 관찰을 바탕으로 생물학을 발전시켰다.
로마 시대에는 실용적인 학문에만 관심이 있었고, 자연에 대한 깊은 사고와 비판 정신이 결여되어 있었으며, 생물학을 비롯한 과학이 발전하지 못하였다. 다행이 이 시대에 갈레노스(130-199)는 가축들을 해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인체 해부학을 수립하였다.
그러나 갈레노스는 생기설을 믿었으며, 생물에는 3가지 생기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갈레노스는 혈액이 심장의 양쪽 부분에서 각각 다른 경로로 온몸과 폐를 순환한다고 하였다.
또, 혈액이 심장 벽의 작은 구멍을 통하여 들어간다고 하였다. 그의 이러한 주장은 16세기에 이를 때까지 맹목적으로 추종되었다.
중세에 들어, 16세기에 베살리우스(1514-1564)가 심장 벽의 작은 구멍을 찾다가 발견하지 못하였으나, 공개적으로 갈레노스의 이론을 불신 할 용기가 없었다. 나중에 하비(1578-1657)가 여러 가지 동물의 심장이 1회 뛸 때 심장에서 나오는 혈액량을 측정 한 후, 그 양을 비교하여 혈액이 온몸을 순환한다고 주장하였다.
또, 판막 때문에 정맥 안의 혈액이 심장 쪽으로만 흐른다는 것도 증명하였다. 하비(1578-1657)의 공적은 혈액 순환을 발견한 것뿐만 아니라, 생리 현상 연구에 실험적인 방법을 적용한 데에도 있다.
중세 말에 르네상스를 맞으면서 이성과 신앙이 분리되어 관찰과 실증을 중시하게 되자 기계론적 생명관이 대두되었다. 기계론적 생명관은 ‘생명체는 물리 화학적인 연구 방법이나 법칙으로 해석되고 실험적으로 증명될 수 있는 하나의 정교한 기계이다’ 라는 생명관으로서, 하비(1578-1657)가 혈액 순환을 밝혀내면서 시작되었고, 이는 생물학 발달의 커다란 전환점이 되었다.
기계론적 생명관 시대에 들어오면서 17세기에 현미경이 발명되어 미생물이 발견되었고, 19세기에 진화론의 탄생과 자연발생설의 부정 그리고 유전법칙 등이 발견되었다. 20세기에는 페니실린이 발견되었으며, 혈액형이 발견되었고, DNA구조가 규명되었으며, 유전정보 전달체계가 규명되었고, 유전암호 해독 등이 이루어졌다.
21세기 현대 생물학의 핵심 영역으로는 암 정복과 신경세포의 재생 등을 연구하는 세포생물학, DNA를 분석하는 게놈 프로젝트 등의 유전학,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중심이 되는 발생학, 그리고 생명공학기술(Bio-Technology) 등이 있다.
형태학과 생태학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생기론적 생명관의 관점에서는 생명 현상을 어떤 기능과 목적으로 보나, 분자생물학과 생리학 등에서 볼 수 있듯이 기계론적 생명관의 관점에서는 생명 현상을 주로 세포 수준 이하의 법칙이나 이론 등으로 설명한다.
따라서 기계론적 생명관에서는 생명 현상을 생물체라는 기계의 한 부분으로 여김으로써 생명 경시 풍조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최근에 ‘생명체는 하나의 통합된 유기체이며, 생명을 중시하여 한다’ 라는 생명 중심의 생명관이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 최승일 강원 철원고등학교 교사
- 저작권자 2004-09-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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