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체는 어떤 과정을 거쳐 복잡한 기관을 형성하나?

기능성 모양 형성 메커니즘 확인… 생명공학에 기여 예상

혈관 동맥과 정맥의 매끄러운 관에서부터 내장의 질감 있는 주머니에 이르기까지 우리 몸은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되는, 복잡한 모양으로 배열된 조직으로 구성돼 있다.

그런데 세포들은 발달하는 동안에 어떻게 그런 복잡한 형태로 정확하게 접히고 감싸지는 것일까?

미국 하버드의대 연구팀이 이런 의문을 풀 수 있는 단서를 발견했다. 이들은 제브라피시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세포 시트(sheets)들이 내이(inner ear)에서 섬세한 고리 모양의 세반고리관으로 변형되는 기계적 과정을 확인해 생명과학저널 ‘셀’(Cell) 22일 자에 발표했다.

Zeiss LSM 710 컨포컬 현미경으로부터 얻은 제브라피시의 조직 및 기관 형성에 대한 관찰 자료를 이미지 변환 도구인 FlouRender를 이용해 3차원으로 시각화한 그림. © Akankshi Munjal

연구에 따르면 이 과정에는 세포에서 생성되는 히알루론산 조합이 물과 함께 부풀어 오르는 한편, 세포 사이의 얇은 연결자(connectors)들이 이 부풀어 오른 힘이 조직의 모양을 형성하도록 하는 지시가 포함된다.

이 연구는 제브라피시에서 수행됐으나 조직이 형태를 취하는 방법에 대한 기본 메커니즘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이 메커니즘이 척추동물 전반에 걸쳐 보존돼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생명공학에도 응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제브라피시 몸체의 투명성이 갖는 장점

논문 시니어 저자인 숀 메거슨(Sean Megason) 하버드의대 블라바트니크 연구소 시스템 생물학 교수팀은 세포가 어떻게 복잡한 3차원 구조로 발달하는지를 연구해 왔다. 이들은 이 의문을 풀기 위해 고전적이지만 이상적 유기체 모델인 제브라피시에 주목했다.

논문 제1저자로 하버드의대 박사후연구원으로 있다가 현재 듀크대 세포 생물학 조교수로 재직하는 아칸크시 문잘(Akankshi Munjal) 박사는 “제브라피시는 몸체가 투명하기 때문에 단일 세포로부터 모든 부분을 갖춘 헤엄치는 유충에 이르기 현미경으로 전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몸체 부분에는 내이에 있는, 유체로 채워진 세반고리관이 포함된다. 이 관은 공간에서 균형과 방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기관이다.

세반고리관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많은 종에서 이 기관들이 중이와 외이에 의해 가려져 있기 때문. 그러나 제브라피시에서는 이 관들이 몸체 표면 가까이에 있어 현미경으로 발달과정 관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생명과학 실험용으로 많이 쓰이는 제브라피시의 시간별 발달 단계. © WikiCommons / Ed Hendel

문잘 박사는 “이번 연구는 단순한 세포 시트로부터 3차원 기관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볼 수 있는 놀라운 기회였다”며, “우리는 완벽하게 근접해 배아의 내이를 살펴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메거슨 교수는 “내이는 유기체가 기능하는 데 필요한 복잡한 구조 생성을 위해 세포들이 어떻게 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모델”이라고 말하고, “아름다운 구조라고 생각하고 연구에 들어갔으나 무엇을 발견할지는 알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팽창과 조임의 조합

연구팀은 자신들이 발견한 것으로 보고 놀랐다. 복잡한 구조 형성에 대한 기존의 생각은 조직을 특정 모양으로 접거나 감싸기 위해 단백질 액틴과 미오신이 세포 내부에서 작은 모터로 작용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밀고 당긴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연구팀은 제브라피시의 세반고리관이 현저하게 다른 과정을 통해 형성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세포들은 발달하는 동안 주름방지 화장품으로 잘 알려진 히알루론산을 생성했다.

이 히알루론산이 세포외 기질에 들어가면 수영장 안에서 기저귀가 부풀어 오르는 것처럼 부풀어 오르게 된다. 이런 팽창은 물리적으로 근처의 세포들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을 생성하지만, 압력은 모든 방향으로 동일하게 작용한다.

연구팀은 따라서 조직이 긴 모양을 형성하기 위해 어떻게 한 방향으로만 늘어나고 다른 방향으로는 늘어나지 않는지 궁금했다. 알고 보니 이것은 사이토신치(cytocinches)라고 불리는 세포들 사이의 얇은 연결자들이 힘을 제한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단순한 세포 조직으로부터 세반고리관이 형성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그림. © Akankshi Munjal

문잘 박사는 “그것은 마치 물풍선에 코르셋을 입혀 조임으로써 직사각형 구조로 변형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이런 팽창과 조임(cinching)의 조합을 통해 처음에 평평했던 세포 시트가 점차 모양을 형성해 갔다.

메거슨 교수는 “우리 작업은 새로운 방식을 보여준다”고 말하고, 이 방식으로 다른 연구자들도 조직 형성과 관련된 추가적인 메커니즘들을 생각해 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세포들은 필요한 것을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힘을 사용하며, 시간이 지나면서 액틴 및 미오신의 분자적 접근과, 압력을 통한 더 많은 물리적 접근 사이의 정확한 균형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명공학의 ‘실험실 장기 생성’에 기여 예상

메거슨 교수와 문잘 박사는 자신들의 발견이 더 광범위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브라피시의 세반고리관에서 히알루론산 생산을 조절하는 유전자는 포유류의 세반고리관에도 존재하는데, 이는 유사한 과정이 다른 포유류에서도 일어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더욱이 히알루론산은 피부와 관절을 포함해 인체의 여러 부위에서 발견된다. 이것은 히알루론산이 수많은 조직과 기관 형성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가리키는 것으로, 미래 연구의 한 주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생명과학 저널 ‘셀’ 22일 자에 발표된 논문. © CelPress / Cell

히알루론산이 조직과 기관 형성에 관여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히알루론산 생산과 관련된 유전자 연구는 히알루론산이 발달을 유도하는 기관의 선천적 결함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문잘 박사는 “이는 여러 생물 종과 그들의 몸체 기관에 널리 보존된 메커니즘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메커니즘은 또한 실험실에서 장기를 배양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줄기세포를 자극해 생체의 싹과 몸체의 관 및 다른 복잡한 모양을 형성해 보려고 시도하는 생명공학에도 적용될 수 있다.

메거슨 교수는 실험실 장기 배양은 학계에서 여전히 진행 중인 작업이지만, 핵심 단계는 유기체 내부에서 장기가 형성되는 방식을 분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내이와 같은 복잡한 기관이 생체 내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각 단계를 분석하고, 그 단계들을 정량적으로 이해하려고 한다”며, “이런 연구가 세포들을 우리가 원하는 패턴과 모양으로 자라도록 하는 기본 토대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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