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과 동물 사이의 더불어 살기로 ‘개미와 진딧물의 관계’ 가 유명하다. 포도나무나 무궁화 같은 식물에 살고 있는 수많은 진딧물들은 식물이 만들어낸 양분을 빨아먹는 1차 소비자이고, 무당벌레는 1차 소비자인 진딧물을 잡아먹는 2차 소비자이다. 그런데 무당벌레와 진딧물이 있는 곳에는 항상 개미가 있다.
그런데 개미는 왜 진딧물을 잡아먹어서 얻는 단백질보다 진딧물의 꽁무니에서 나오는 단물만을 취할까? 만약에 개미들이 진딧물을 잡아먹으면 동료들을 잃기 시작한 진딧물들은 개미에게서 멀리 떨어진 다른 식물로 옮겨간다. 그러면 개미들은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게 된다. 왜냐하면 진딧물의 단물은 많은 경우 개미 식단의 90%를 점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미는 ‘꽃밖꿀샘’으로부터 고농도의 단물을 얻고, 대신 그 식물을 온갖 초식 곤충으로부터 보호한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꽃안꿀샘’에 있는 단물에는 당분은 물론 단백질도 풍부하게 있는 반면에 ‘꽃밖꿀샘’에 있는 단물에는 단백질 성분이 거의 없다. 따라서 개미는 필요한 양의 단백질을 섭취하기 위해 다른 초식 곤충들을 잡아먹어야 한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꽃밖꿀샘’의 단물은 언제나 흥건히 고여 있지 않고, 식물에 따라 이를 분비하는 시기가 다르다. 어떤 식물은 초식 곤충이 즐겨먹는 새순이 나오는 시기에만 단물을 분비해 개미를 부르고, 또 어떤 식물은 씨를 먹는 곤충들을 쫓기 위해 씨가 여무는 시기에만 단물을 생산하기도 한다.
동물과 원핵생물 사이의 더불어 살기로 ‘사람과 대장균의 관계’가 있다. 대장균은 사람이 먹은 음식물 중 셀룰로오스라고 하는 질긴 물질을 소화시켜주고, 대신에 서식지와 먹이를 공급받는다. 또한 동물과 원생생물 사이의 더불어 살기로 ‘흰개미(또는 바퀴벌레)와 트로코님파(유글레나와 같은 편모류임)의 관계’가 있다. 흰개미는 나무를 갉아먹는데 그 목질을 소화시키지 못하나, 흰개미의 창자에 살고 있는 트로코님파는 목질을 소화시킨다. 만약에 흰개미의 창자에 트리코님파가 없다면 흰개미는 창자가 막혀서 죽고, 역시 트리코님파가 흰개미의 창자를 벗어난다며 서식지와 먹이를 잃게 되어 죽게된다. 트리코님파의 몸길이는 50~300㎛이며, 흰개미와 바퀴벌레의 창자 내부를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항상 볼 수 있다.
생물들의 더불어 살기란 상대방의 약점을 보완해 주고 나의 약점을 보완 받는 공생으로서, 자기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와는 서로 상반되는 개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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