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체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설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복잡한 구조의 탄소를 함유한 분자가 우주에서 처음 발견됐다.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 또는 ‘PAH’라고 하는 이 분자는 탄소와 수소 원자가 최소 2개의 방향족 고리 구조로 축합돼 있는 유기물질이다. 강한 향 때문에 ‘방향족’이라고 불리는데 자연에 유출되면 잘 분해되지 않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천문학자들은 그동안 PAH 분자들이 우주에 풍부하다고 의심해왔지만 직접 발견한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 그러던 중 지난 3월 19일 MIT의 천체 화학자 브렛 맥과이어(Brett McGuire) 교수가 ‘사이언스’ 지에 관련 논문을 게재했다.
복잡한 구조의 유기물질 PAH를 발견한 황소자리 근처의 성간 구름 ‘TMC-1’(위, 검은 색 필라멘트). 오른쪽 밝은 플레이아데스 성단 옆 하늘에 어두운 줄무늬로 나타나고 있다. ⓒBRETT A. MCGUIRE
우주 생명체 기원 연구에 돌파구 열어
마침내 PAH를 발견했다는 것.
맥과이어 교수는 23일 ‘사이언스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마침내 우주에서 처음으로 이처럼 큰 PAH를 감지 할 수 있었다.”며, “향후 과학자들이 생명체의 기원을 연구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일 고리의 탄소를 지닌 단순한 구조의 분자는 이전에 확인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발견한 PAH는 탄소 10개, 수소 8개, 질소 1개를 지닌 2개의 고리 분자 1- 및 2-시아노나프탈렌(1-, 2-cyanonaphthalene)으로 이전보다 훨씬 복잡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논문을 접한 과학자들은 이번 PAH 발견을 통해 생명으로 이어지는 화학 전구체(chemical precursors)가 어떻게 우주에서 존재할 수 있었는지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학 전구체란 사람과 같은 생물 체내에서 또 다른 화합물 형성을 위해 사용될 수 있는 화합물을 말한다.
맥과이어 교수는 “탄소는 화학 반응, 특히 생명의 필수 분자로 이어지는 반응의 근본적인 부분”이라며, “이번 PAH 발견으로 인해 우주 생명체 연구를 위한 창(window)이 열렸다.”라고 말했다.
논문은 19일 국제 과학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스펙트럼 매칭 필터링을 통한 2개의 성간 PAH 검출(Detection of two interstellar 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s via spectral matched filtering)’이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이전에 사용하던 적외선 분광법으로는 어떤 특정 PAH 분자가 존재하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태킹 및 매칭 필터 분석(stacking and matched filter analysis)을 통해 성간 황소자리 분자 구름 내에 있는 성간 구름 ‘TMC-1’의 전파 관측을 수행했으며, 마침내 PAH를 검색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PAH 수 이론 모델보다 10만~100만 배 더 많아
1980년대 이후 천문학자들은 우리 은하를 비롯한 다른 은하에서 신비한 적외선 빛을 발견했다.
많은 과학자는 이 광선이 PAH에서 비롯됐다고 판단했지만 이를 증명할 특정 소스를 식별할 수 없었다. 여러 PAH의 신호가 너무 많이 겹쳐서 하나를 떼어 낼 수 없었기 때문. 합창단의 소리 속에서 한 사람의 소리를 분류해낼 수 없는 것과 유사한 상황이었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외선 신호에서 하나의 음성을 검색하는 신호를 전파로 전환했다. 그리고 미국 웨스트 버지니아주에 있는 대형 그린 뱅크 망원경을 통해 황소자리 근처 지구로부터 약 430광년 떨어져 있는 성간 구름 ‘TMC-1’을 관측했다.
이전에 맥과이어 교수는 ‘TMC-1’에서 단일 탄소 고리로 구성된 분자인 벤조니트릴 (benzonitrile)이 포함돼 있음을 발견한 바 있다. 이런 이유로 그는 이곳에서 더 복잡한 구조의 분자를 찾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교수는 ‘TMC-1’ 측정 결과 PAH 분자(1- 및 2-시아노나프탈렌) 농도가 상당히 분산돼 있었다고 말했다. “일반 소형차 내부에 TMC-1의 가스를 채웠다면 감지할 수 있는 PAH 분자는 10 개 미만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PAH 분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위치에 따라 이론적 모델이 예상하는 것보다 10만 배에서 100만 배 더 많은 PAH가 포함돼 있었다며 놀라움을 표명했다.
연구팀은 우주 공간에 유기물질인 PAH 분자가 어떻게 형성됐는지에 대해 두 가지 가능성을 추정하고 있다. 하나는 죽은 별의 재에서, 다른 하나는 성간 공간에서 직접 화학 반응 때문에 생성됐을 가능성이다.
맥과이어 교수는 “‘TMC-1’이 별을 막 형성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그것이 포함하고 있는 모든 PAH가 직접적인 화학 반응에 의해 만들어져야 한다.”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이 시나리오는 팀이 발견한 모든 PAH 분자를 설명할 수 없다. 별의 화산재로 쉽게 설명할 수 없는 것이 너무 많기 때문. 이는 천체 화학자들의 이론에서 PAH가 우주 공간에서 어떻게 형성될 수 있었는지에 대해 누락된 것이 있음을 의미한다.
논문을 접한 SETI 연구소의 천체 화학자 알레산드라 리카(Alessandra Ricca) 박사는 “우주에서 PAH를 식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로 우주 생명체 연구에 돌파구가 열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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