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가 속한 우리 은하계의 정확한 모습은 오랜 의문으로 남아 있다. 놀랍게도 천문학자들은 태양의 위치나 은하계의 나선팔 숫자와 같은 은하계의 구조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한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은하계의 이미지는 사실 다른 은하의 모습에 천문학 관측 결과를 더해 상상한 것에 불과하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연구자들은 최신 관측 데이터를 이용해서 새로운 은하계 지도를 작성했다. 이 지도에서는 적어도 4개의 주요 나선팔과 작은 나선팔 몇 개를 볼 수 있으며, 태양이 은하계 원반의 중심면에 거의 정확하게 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연구 결과는 지난 17일 대중과학잡지인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소개되었고, 4월 호 표지 기사로 발간될 예정이다.
2013년 유럽남방천문대(ESO)가 제작한 우리 은하계 원반의 3D 이미지. © ESO
은하계 구조를 밝히려면 전파 망원경을 사용해야
우리가 은하계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하는 주된 이유는 은하에 포함된 엄청난 양의 먼지 때문이다. 성간 먼지는 가시광선을 흡수하므로 빼곡히 중첩된 은하계 원반에 가로막혀 멀리 볼 수 없다. 은하계의 광대한 크기도 또 다른 걸림돌이 된다. 은하계 반대편 별에서 출발한 빛은 지구까지 도달하는데 5만 년 이상 걸린다. 이러한 거리는 별들이 얼마나 멀고 가까운지를 구분하기조차 어렵게 만든다.
과학자들은 다양한 광학 망원경을 이용해서 은하계의 신비를 푸는 데 큰 진전을 이루고 있다. 2013년부터 시작된 가이아 미션에서는 10억 개가 넘는 천체의 위치와 거리 및 움직임을 측정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러나 가이아 우주망원경조차도 성간 먼지 입자에 흡수되는 파장의 광선을 사용하므로 은하계 나선팔까지는 제대로 관측할 수 없다. 반면에 전파는 먼지를 쉽게 통과할 수 있어서 전체 은하계 구조를 탐색하는 데 유용하다.
2010년 ESO가 작성한 은하계 이미지(좌측)와 최신 은하계 이미지(우측) 비교. © ESO / Harvard & Smithsonian
미국 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관측소의 선임 연구원인 마크 리드(Mark J. Reid) 박사와 중국 난징대학교 천문학과의 싱우 젱(Xing-Wu Zheng) 교수는 최근 진행된 여러 연구 프로젝트의 관측 데이터를 활용해서 더욱 정확한 은하계 지도를 작성했다. 특히 미국의 우주전파관측망인 ‘초장 기선 어레이(Very Long Baseline Array, VLBA)’를 5000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다고 밝혔다.
리드 박사는 “이번 연구의 초기 관측 결과는 은하계에 대한 새롭고 향상된 시각을 제공한다. 우리 은하계가 어떤 구조인지, 그리고 천문학 가설을 우주 전체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라고 언급했다.
각 점은 시차법으로 측정한 항성 형성 영역이다. 연결된 나선팔에 따라 색상으로 구분되었다. © Harvard & Smithsonian
리드 박사와 젱 교수는 은하계의 약 3분의 1을 커버할 수 있는 관측 자료를 통해서 주요 나선팔 4개를 확인했다. 또한, 새로운 지도는 태양이 ‘로컬 암(Local arm)’이라는 다섯 번째 작은 나선팔에 매우 가깝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것은 과거에 ‘오리온자리 팔(Orion arm)’이라고도 불렸는데, 주요 나선팔에서 분리된 조각으로 여겨져 왔다.
연구진은 이러한 추정이 오류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로컬 암은 은하계의 4분의 1도 채 안 되는 곳을 감싼 독자적인 나선팔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짧은 길이에도 불구하고 근처의 주요 나선팔인 ‘페르세우스자리 팔(Perseus arm)’과 비슷한 두께로 엄청난 숫자의 별을 가지고 있다.
태양에서 은하 중심까지의 더 정확한 거리도 밝혀졌다. 새로 측정된 거리는 수십 년 전 국제천문연맹이 권고한 8500파섹(약 2만 7700광년)보다 조금 가까운 8150 ± 150 파섹(약 2만 6600광년)이었다. 그리고 은하계가 지구의 태양 공전 속도보다 약 8배 빠른 초속 236km로 회전하고 있어서 태양이 2억 1200만 년마다 은하계를 공전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우리 은하계 원반이 매우 얇고 평평한 모양이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중심면에서 태양의 위치는 논란이 되어 왔다. 이전에는 은하계 원반 중심면에서 25파섹(약 82광년) 거리만큼 벗어났다고 여겨졌으나, 이번 연구에서는 6파섹(약 20광년)이라고 측정되었다. 만약 사실이라면 기존 가설보다 훨씬 은하계 원반 중심면에 가깝다는 것이 된다.
차세대 전파망원경 어레이의 활약 기대돼
이번 연구를 통해서 비록 몇 가지 새로운 해답을 알아냈지만, 어떻게 나선형 팔이 만들어졌는가에 대한 논쟁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에 관한 주요 이론은 두 가지다. 은하 전체에 걸쳐 발생하는 중력적 불안정성 때문에 오랫동안 지속되는 나선형 패턴이 형성되거나, 작은 규모의 불안정성이 점차 증폭되면서 개별 팔 구조로 나뉘어 긴 나선팔을 만든다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에는 나선팔이 수십억 년 동안 지속될 수 있는 반면, 후자에서는 팔의 수명이 짧아서 새로운 나선팔이 은하의 일생에 걸쳐 여러 번 출현한다.
리드 박사와 젱 교수는 은하계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더 많은 관측이 필요하다면서 현재 계획 중인 북미와 아프리카 대륙의 거대한 차세대 전파망원경 어레이를 거론했다. 향후 10년 안에 새로운 전파망원경들이 작동하기 시작하면 은하계 관측 면적을 넓힐 수 있다고 한다.
(22654)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제2형 당뇨병을 가진 성인 환자 3명 가운데 1명은 심혈관질환 증상이나 징후가 없더라도 심혈관질환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에너지화학공학과 이동욱 교수팀이 감압점착제에 온도 반응성을 부여해 고온에서 쉽고 깨끗하게 떼어낼 수 있는 기술을 구현했다고 1일 밝혔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우리나라 성인의 중증 우울증 유병률이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1일 나왔다.
환자가 방사선에 노출되는 양전자 단층 촬영(PET)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인공 세포 안에 유전질환 치료 물질을 담은 채 인체에 침투한 뒤 치료 물질을 인체 세포에 전달하는 유전자 치료용 인공 바이러스 벡터(AVV)가 개발됐다. 미국 워싱턴DC 미국가톨릭대 베니갈라 라오 교수팀은 31일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서 표면을 지질(lipid)로 감싼 박테리오파지 T4를 이용해 만든 인공 바이러스 벡터(T4-AAV)로 유전자 치료 물질을 인간 세포에 안전하게 전달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바이러스는 자손을 빠르게 복제하고 조립할 수 있는 효율적인 생물학적 기계라며 치료 물질을 전달하도록 프로그래밍한 인공 바이러스 벡터를 만들어 인체에 침투시키면 질병 치료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만은 다양한 정신장애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스트리아 빈 의과대학의 내과 전문의 미하엘 로이트너 교수 연구팀이 전국 입원 치료 환자의 데이터세트(1997~2014년)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31일 보도했다. 전체적으로 비만 진단 후에는 모든 연령대에서 우울증, 니코틴 중독, 정신병증(psychosis), 불안장애, 식이장애(eating disorder), 인격장애(personality disorder) 등 광범위한 정신장애 발생 위험이 현저히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로 정상 일대 날씨 변동이 극심해지면서 에베레스트에서 사망자가 가장 많이 나온 해로도 기록될 전망이라고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보도했다. 히말라야 등정 관련 기록을 정리하는 '히말라야 데이터베이스'와 네팔 당국에 따르면 올해 봄철 등반 시즌에 에베레스트 원정에 나선 산악인 가운데 17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날씨 변덕이 심해진 것이 사망자가 늘어난 주된 원인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