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대를 대표하는 동물인 삼엽충(trilobites)은 바다 밑을 기어 다니며 살았다.
헬멧을 쓰고 지네처럼 여러 개의 다리를 가지고 있는 이 기이하게 생긴 동물은 두 번에 걸친 대량 멸종에서도 살아남아 무려 2억7000만 년 동안 생존하고 있었다.
그러나 약 2억5200만 년 전부터 화석 기록에서 사라져버린다. 과학자들은 이 절지류 동물이 갑자기 사라진 것에 의문을 품고 연구를 진행해왔다. 그리고 2000년대 들어 수수께끼와 같은 멸종의 이유를 밝혀내기 시작했다.
고생대 이후 2억700만 년 동안 생존해온 삼엽충의 멸종 원인을 최근 과학자들이 세부적으로 밝혀내고 있다. 단순한 생체 구조를 지니고 있지만 진화 과정 속에서 강력한 생존 능력을 지녔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trilobites.info
2차례 대멸종 사태 속에서도 꿋꿋이 생존
16일 ‘라이브 사이언스’에 따르면 삼엽충의 실종은 페름기 말기 멸종(Permian-Triassic extinction)과 관련이 있다. 고생대의 마지막 기(紀)인 페름기는 2억 9890만 년 전부터 2억 5190만 년 전까지의 시기를 말한다. 석탄기에 이어 약 4700만년 동안 지속됐는데 초대륙인 판게아가 형성되면서 이전과 다른 지구환경이 조성되고 있었다.
과학자들에 의하면 지구상에서 가장 파괴적인 세 번째 대량 멸종이 일어난 때는 페름기 말이다. 이 시기 시베리아에서 화산이 폭발해 약 200만 년 동안 엄청난 양의 용암이 분출됐고, 이로 인해 수 조 톤의 이산화탄소가 대기 속으로 분출됐으며, 이로 인해 해양 산성화를 촉발시켰고 특히 해양 동물의 생존을 어렵게 만들었다.
지난 2010년 5월 11일 ‘미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실린 논문 ‘Calcium isotope constraints on the end-Permian mass extinction’에 따르면 이 시기 삼엽충을 포함해 바다에 살던 약 95%의 동물이 멸종했다.
미 자연사박물관에서는 최근 삼엽충과 관련, 멸종에 이르기까지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그 세부 과정을 밝혀내고 있는 중이다. 고생물학부 멜라니 홉킨스(Melanie Hopkins) 큐레이터는 “이 시기 삼엽충의 모습과 크기 등에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면서 그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는 환경적 변화로 인해 빠른 진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자연사박물관에 의하면 삼엽충이 지역에 따라 처음 등장한 것은 캄브리아기 초기인 5억4800 만~4억8800만 년 사이다. 화석을 보면 당시 삼엽충은 경쟁자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지역에 따라 매우 다양한 모습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약 4억8800만 년 전부터 시작된 오르도비스기(Ordovician Period)에 첫 번째 시련이 닥쳐왔다. 완족류, 두족류, 복족류와 같은 새로운 종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이후 바다를 지배하기 시작한 어류가 등장해 치열한 경쟁이 시작된다.
강했지만 지구온난화에는 견디지 못해
경쟁과 포식 시대가 시작되면서 삼엽충은 새로운 진화를 시작한다.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눈의 위치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일부 삼엽충의 경우 눈의 위치가 달라지면서 적과 먹이를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시키고 있었다. 또 다른 삼엽충은 외부 골격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또한 강해진 골격을 통해 공처럼 굴러갈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해 바다 밑에서 더 활동적으로 살아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런 성공시대는 오래 가지 않았다. 4400만 년이 지난 약 4억4400만 년 전 지구 최초의 대량 멸종사태가 발생한다.
‘오르도비스기-실루리아 멸종(Ordovician-Silurian extinction)’이란 불리는 상황은 기후변화로 전 세계가 냉각되고, 빙하가 급격히 늘어나는 가운데 해수면의 수위가 내려가면서 생물이 살아나갈 수 있는 영역이 크게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당시 바다에 대부분의 다세포 생물들이 살고 있었는데 멸종사태로 인해 그때까지 존재했던 과 (科)의 27%, 속(屬)의 57%가 절멸했다. 미 자연사박물관에 따르면 이 시기 삼엽충의 종(種)의 수가 수천 개에서 수백 개로 줄어들었다. 생태계 먹이 그물은 그대로 유지됐지만 열악해진 생존 환경 속에서 강한 종들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두 번째 대량 멸종사태는 데본기 후기인 약 3억7500만 년 전에 발생했다. ‘데본기 말기 멸종(Late Devonian extinction)’이라 불리는 이 사태가 발생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50만~2500만 동안에 걸쳐 서서히 멸종이 이어졌는데 이 시기 삼엽충은 프로에티데(Proetidae) 과(科) 한 가족만 살아남았다.
과학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두 번의 걸친 대멸종 사태 속에서 삼엽충이 어떻게 살아남았느냐는 것이다. 특히 마지막으로 생존한 프로에티데는 매우 단순한 구조를 지닌 생물이었다. 그러나 생태계에서는 가공할만한 위력을 지니고 있었다. 이후 1억2000만 년 동안 집단적인 세를 과시하며 바다 밑을 지배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강력했던 생물도 세 번째 멸종사태인 페름기 말기 멸종 사태를 견디지 못하고 사라지게 된다. 과학자들은 이 단순한 구조의 생물이 당시 화산 폭발로 인한 지구온난화를 견디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더 치열해진 먹이사슬 구조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구에 2억7000만 년이나 생존했던 가장 강력한 생물인 삼엽충의 구체적인 멸종 원인을 놓고 많은 과학자들이 그 행적을 추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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