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가 미세 플라스틱 대량 흡수한다

매년 7000조 60억 개의 입자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

미세 플라스틱은 금속과 독성 화학물질을 운반하기 때문에 해양생물은 물론 해산물을 섭취하는 사람에게도 큰 위협이 된다.

그러나 전 세계 해안에 퍼져 있는 산호들이 이를 먹이로 오인하고 매년 막대한 양의 미세 플라스틱을 흡입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조직 괴사와 함께 표백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독일 기센 대학 연구팀이 과학학술지 ‘글로벌 체인지 바이올로지(Global Change Biology)’에 최근 발표한 논문을 통해 밝혀졌다. 제목은 ‘Reef-building corals act as long-term sink for microplastic’ 이다.

미세 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한 산호가 그 입자를 대량 섭취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사진은 산호 골격에 갇혀 있는 미세플라스틱 입자.(검은색) ⓒJ. REICHERT

미세플라스틱 입자 먹이로 여기고 섭취

산호가 오염물질로부터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으로 얼마나 많은 양을 흡수하고 있으며 어떻게 영향을 받고 있는지 그 과정이 밝혀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상층 바다에는 약 24조 4,000억 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포함돼 있으며 그 무게를 합하면 57만 8000톤에 달한다. 대다수는 사람에 의한 것으로 세계 1,656개 강에서 흘러들었는데 아시아, 서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수심이 얕은 열대 바다에도 많은 미세 플라스틱이 포함돼 있다. 문제는 그곳에 사는 산호들이 미세 플라스틱을 먹이로 오인하고 대량 섭취해 몸체에 표백현상과 함께 조직괴사를 유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실험 장치를 통해 4개의 산호 종을 폴리에틸렌 미세 플라스틱에 노출시킨 후 그 반응을 관찰한 결과 18개월 후 미세 플라스틱 대부분이 골격(skeleton) 내부에 대량 부착돼 있었다고 밝혔다.

수치를 환산한 결과 산호 조직보다 골격에서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15배 정도 더 많이 발견됐다. 또 정량화한 수치를 전체 산호 군락에 적용했을 때 ‘매년 약 7000조 60억 개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영구적으로 저장될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추정치를 통해 앞으로 훨씬 더 많은 미세 플라스틱을 흡수할 여지가 있으며, 그로 인해 바다 연안 생태계의 기반이 되는 산호 군락들이 하나둘 사라지는 상황을 예상할 수 있다.

논문 주 저자인 제시카 라이허트(Jessica Reichert) 교수는 ‘사이언스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미세 플라스틱이 산호에 대한 또 다른 스트레스 요인이며 바다에서 산호 생태계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산호군락 황폐화의 또 다른 원인 추정

산호를 식물로 오인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플랑크톤, 게, 새우, 작은 물고기 등을 잡아먹고 사는 동물이다.

자세히 보면 돌기처럼 튀어나온 부분이 있는데 이를 폴립(polyp)이라고 한다. 그 안에 자루 모양에 촉수로 둘러싸인 입이 있어 먹이를 잡아 열린 입으로 쓸어 넣는다. 그리고 영양분은 흡수하고 찌꺼기는 다시 내뱉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알려진 것처럼 산호의 폴립들은 탄산칼슘 외골격을 분비해 몸 아래 바닥에 영구적으로 부착할 수 있다.

이 외골격을 산호석이라고 하는데 산호석이 많이 모이면 석회석이 된다. 이들 석회석이 모여 세계 최대 규모의 호주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BR), 태평양의 환초나 거초 같은 거대한 구조물을 만든다.

또한 이 구조물들은 수많은 바다 생물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으며, 폭풍과 침식으로부터 해안선을 보호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 바다 및 해안 생태계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이 산호 군락이 해양 오염물질인 미세 플라스틱을 대량 흡수하고 있다는 추정했지만 실제로 플라스틱 입자들이 어디에서 흡수되는지 확인하지 못하고 있었다.

기센대 연구팀은 전 세계 산호 군락에서 미세 플라스틱을 얼마나 흡수하는지 평가하기 위해 열대 지방의 얕은 해역에 사는 4종의 산호를 채취해 연구실 실험장치 속에 들어 있는 미세 플라스틱에 노출시켰다.

그리고 18개월에 걸쳐 이들 입자가 어떻게 이동하는지 관찰해 산호의 미세 플라스틱 흡수 과정을 수치로 정량화했다. 이렇게 산출된 침착 비율을 전 세계 산호 군락에 적용한 결과 그동안 어디로 사라지는지 알지 못했던 ‘플라스틱 누락’ 현상을 설명할 수 있었다.

산호 군락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산호가 죽어가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게 됐다. 대량 흡수되고 있는 미세 플라스틱이 산호의 괴멸 사태를 불러왔을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해진다.

기센대 연구팀은 전 세계 산호군락에서 미세 플라스틱을 흡수할 경우 매년 180만 kg이 넘는 입자를 흡수할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그럴 경우 죽어가는 산호 개체 수를 더 늘려 바다 생태계 파괴를 가속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라이허트 교수는 “미세 플라스틱이 산호 군락 생존에 추가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며, “미세 플라스틱이 향후 산호 군락 전반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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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

  • 박준규 2021년 December 2일9:42 am

    육지와 달리 바다와 하늘은 열려있어서 곤란한 문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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