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범죄, 과학기술적 접근 필요하다”

여성과총 포럼서 디지털 범죄 과학기술적 해법 모색

디지털 기기의 발달로 정보통신기술을 매개로 한 사이버범죄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으로 새로운 수사기법을 개발하고 도입하는 등 과학기술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2일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성범죄 블랙홀, 사이버 세계를 진단한다’를 주제로 마련한 온라인 포럼에서 김기범 성균관대 과학수사학과 교수는 “과거의 범인 검거는 많은 수의 경찰관을 투입함으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었으나 디지털 범죄가 증가함에 따라 이제는 사이버 세상에서의 추적, 분석기술이 뛰어난 천재가 필요한 시기가 됐다”며 이에 대한 과학기술계의 참여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12일 열린 여성과총 온라인 포럼에서 디지털 범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새로운 수사 기법 도입 등 과학기술적 접근 필요

전통적인 치안의 영역에서는 법과 행정, 사회적인 분야에 머물렀고, 일부 법의학적인 활용이 있었을 뿐 과학기술의 참여는 거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CCTV 정보나 스마트폰 접속 기록, 통화기록, 카드 사용 기록, 위치 정보 등 디지털 증거가 많아지고 있으며 이를 은폐하고 노출을 차단하는 추적 회피 기술도 함께 발전하고 있어 이에 대한 종합적인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기범 교수는 “일반적인 웹브라우저를 통해서는 접근할 수 없어 익명성이 보장되도록 설계된 다크웹(dark web)이 생겨났고, 후에 디지털 범죄에 대한 지불 수단으로 암호화폐가 거래됨에 따라 사실상 범죄자에 대한 기술적 추적이 어려워지고 사이버 수사의 한계가 드러나게 됐다”며 기술적으로 새로운 수사기법 도입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는 범죄 수사와 사생활 보호 중에 무엇을 우선으로 해야 할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고, 이를 토대로 법 개정도 이뤄져야 한다는 것. 예를 들어 범죄자가 암호를 풀지 않으면 형사처벌을 한다든지, 다크웹에 수사기관의 코드를 다운로드 시켜 온라인 수색을 벌이는 등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으나 자칫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김기범 성균관대 과학수사학과 교수가 ‘사이버 범죄의 도전 환경과 대응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 여성과총 유튜브 영상 캡처

또 김 교수는 사이버범죄에 대한 국제 공조 필요성도 강조했다. 사이버범죄는 통신이라는 표준화된 환경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세계 어느 나라든 공통적으로 발생할 수 있어 사이버범죄 방지 국제 협약에 가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도 개인의 통신 내용을 감청하거나 추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등 수사기관의 권한이 어느 정도 확대될 수밖에 없다. 김 교수는 “협약에 가입하려면 수사기관의 권한 등을 국제 수준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통신비밀보호법이나 형사소송법 등 법률 개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이것 역시도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날로 고도화되는 사이버범죄, 기술 개발로 막는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딥페이크나 디지털 기기 해킹 등 사이버범죄가 고도화되고 있다.

박문범 한국인터넷진흥원 책임연구원은 “딥러닝(deep learning)’과 ‘거짓(fake)’의 합성어인 딥페이크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일종의 합성기술”이라며 “초기에는 일부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딥페이크 포르노를 만들어 유포했었는데, 일반인들도 따라서 만드는 것이 쉬어지면서 누군가를 괴롭히기 위해 합성을 해서 온라인에 유출시키는 등 대상이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CCTV나 IoT 기기의 해킹이 쉬어진 것도 문제다. 박 책임연구원은 “예전에는 해킹이 굉장히 어려운 기술이었는데, 이제는 특별한 공학적 지식이 없어도 쉽게 할 수 있다”며 “중국 제품 경우에는 기기의 취약점이나 초기 패스워드 등을 오픈해 놓은 경우가 많아 더욱 해킹하기가 쉽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해킹된 CCTV나 IoT 기기를 통해 공공서비스나 숙박시설, 일반 가정까지 훔쳐보거나 불법 음란 콘텐츠를 만들어서 돈을 요구하거나 협박을 하는 등 여러 사이버범죄에 악용되고 있는 것이다.

‘성범죄 블랙홀, 사이버 세계를 진단한다’를 주제로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 여성과총 유튜브 영상 캡처

이에 대해 박태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방송기술정책과장은 “사이버범죄와 관련된 기술적 해결 방안을 종합적으로 마련하겠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입장”이라며 “특히 유포된 불법 음란물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실제 현장에서 빨리 사용할 수 있도록 웹하드 검색이나 불법 음란물 이미지 추출을 자동화해서 시간을 단축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또 “성범죄 피해자들이 수사기관에서 진술을 하는 데 있어서 어려운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이를 챗봇과 같은 인공지능 상담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며 “나날이 진화하고 있는 사이버범죄를 막기 위한 다양한 연구개발이 추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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