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대표적인 ‘사회적 동물’이다. 혹자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을 토로했지만 사람은 서로 경쟁하면서도 함께 모여 살며 문화를 이루고 행복을 느낀다. 생리학적으로도 사회적 교류에서 얻어지는 행복감을 증진시키는 호르몬의 역할이 밝혀지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대 연구팀은 뇌에서 마리화나 같은 신경전달물질 생산을 자극하면 개인들이 서로 화합하는데 관여하는 옥시토신(oxytocin) 호르몬이 사회적 교류의 즐거움을 드높이게 된다는 연구를 내놨다.
이번 연구는 뇌하수체 후엽에서 분비되며 진통과 모유 분비를 촉진하는 ‘사랑 호르몬’인 옥시토신과, ‘행복 분자’로 일컬어지는 아난다미드(anandamide)와의 관계를 처음으로 밝혀냈다. 아난다미드는 동기 유발과 행복감을 향상시키는 뇌세포의 카나비노이드(cannabinoid) 수용체를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6일자 온라인 초판본에 실렸다.
아난다미드 생성 증가하면 사회적 유대관계 강화돼
사회적 접촉에서 아난다미드의 역할을 조사하기 위해 이 대학 신경과학부 다니엘레 피오멜리(Daniele Piomelli) 석좌교수팀은 실험용 쥐에서 분리돼 있거나 혹은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 아난다미드의 농도를 측정했다. 아난다미드는 엔도카나비노이드(endocannabinoids)로 알려져 있는, 우리 몸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화학물질이다. 마리화나의 주성분인 테트라하이드롤카나비롤(THC)과 같은 효과를 내며 동일한 뇌세포 수용체에 부착돼 있다.
연구팀은 사회적 접촉이 뇌의 중격핵(nucleus accumbens)에서 아난다미드의 생성을 증가시키고, 이것이 사회화의 즐거움을 강화하도록 카나비노이드 수용체를 촉발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카나비노이드 수용체가 차단되면 즐거움이 강화되는 현상도 사라졌다.
연구팀은 이어서 아난다미드와 옥시토신 사이의 가능한 상관성을 살펴봤다. 옥시토신은 사회적 접촉을 증진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뇌에서는 소수의 뇌 신경세포들이 옥시토신을 만들어 이를 신경전달물질로 사용한다.
뇌 신경세포들을 자극하자 중격핵에서 아난다미드의 생성이 증가했다. 주목할 것은 아난다미드의 효과를 중단시키자 옥시토신의 친(親)사회적 효과도 정지됐다는 점. 이는 아난다미드의 형성을 유도하면 옥시토신이 사회적 유대관계를 강화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분노장애와 자폐증 치료 등에 적용 가능”
이번 발견은 의학적 측면에서 아난디미드의 저하를 막으면 사회적 접촉에 따른 기쁨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을 유추할 수 있다. 실제로 아난다미드 저하를 막는 약을 투여한 실험동물들은 다른 대조군과 달리 우리 안의 무리들과 즐겁게 지내는 것처럼 보였다고 피오멜리 교수는 설명했다.
옥시토신은 남녀 간의 사랑이나 여성의 생식기능에서의 역할을 포함해 여러 행동에 미치는 효과로 인해 ‘포옹 호르몬’ ‘껴안기 화학물질’ 혹은 ‘도덕적 분자’로 불려왔다. 2011년 네덜란드 과학자들은 옥시토신이 사람을 외향적으로 변모시키다는 연구를 발표했고, 현재 임상 연구자들은 옥시토신이 자폐증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한 치료 약물의 하나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문제는 이 작은 단백질을 뇌로 전달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피오멜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아난다미드 저하를 막는 약이 나오면 뇌 자체의 옥시토신을 북돋울 수 있고, 자폐증 환자가 사람들과 어울리도록 사회화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흥미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다”며, “아난다미드 저하를 막는 약은 현재 여러 분노장애 치료에 시험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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