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치아도 재생 가능할까

입의 상피세포 통해 분화유도 연구

흔히 치아는 오복(五福)의 하나로 불린다. 이가 튼튼해야 여러 음식을 골고루 잘 섭취해 건강하고 복된 삶을 살 수 있다는 얘기다.

나이가 들수록 치아는 약해지기 마련이다. 세계적으로 개발도상국을 포함해 10명 중 거의 여섯 명이 60세가 되기 전에 모든 이를 잃는다는 보고가 있다. 이는 단순한 치아 자체의 문제를 넘어 수명을 단축하는 심각한 의료 및 영양 결핍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최근 미국 조지아공대와 영국 킹스 컬리지 연구팀이 빠진 이를 재생할 수 있는 희망적인 기초 연구를 제시해 눈길을 모은다.

연구진은 아프리카 말라위의 열대 담수어 시클리드가 이빨이 빠져도 빠진 자리에 깔끔하게 새 이빨이 나는 것을 보고 연구에 착수했다. 시클리드는 어른 물고기로 성장한 후 수백개의 이빨이 새로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배아 상태의 물고기에서 상피세포가 어떻게 이빨 혹은 맛봉오리로 분화되는가를 탐구하면서 인간도 치아 재생 메커니즘을 작동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실험용 쥐의 이빨 분화도 함께 연구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이를 자라게 하는 생체구조가 생각보다 오랫동안 활성화돼 있어 성인에게도 이 과정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테레사 파울러 조지아공대 연구 기술담당이 토드 스트릴먼 교수 실험실에서 물고기의 턱 구조를 조사하고 있다. 이 연구는 배아 물고기의 이빨과 맛봉오리의 분화 경로를 확인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 Rob Felt, Georgia Tech

테레사 파울러 조지아공대 연구 기술담당이 토드 스트릴먼 교수 실험실에서 물고기의 턱 구조를 조사하고 있다. 이 연구는 배아 물고기의 이빨과 맛봉오리의 분화 경로를 확인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 Rob Felt, Georgia Tech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19일자 초판에 게재됐다.

같은 상피세포에서 이빨과 맛봉오리로 분화

토드 스트릴먼(Todd Streelman) 조지아공대 생물학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치아와 맛봉오리 사이의 발달 가소성을 발견해 세포가 치아로 발달할 것인가 혹은 맛을 감지하는 기관으로 발달할 것인가를 조정하는 경로를 탐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아의 발달과 성장 경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스트릴먼 교수와 논문 제1저자인 라이언 블름키스트(Ryan Bloomquist) 박사과정 연구원은 배아상태 물고기의 똑같은 상피세포로부터 이빨과 맛봉오리가 어떻게 성장하는가를 연구했다. 물고기들은 인간과 달리 혀가 없기 때문에 맛봉오리가 이빨과 혼합돼 있거나 때때로 이빨과 가까운 줄에 있었다.

말라위 호수 시클리드는 이빨과 맛봉오리가 그들이 사는 환경에 맞게 적응돼 있었다. 플랑크톤을 먹는 종은 먹이를 눈으로 보고 입으로 들이켜야 하기 때문에 이빨이 거의 없었다. 반면 바위에 붙은 조류를 뜯어서 잘라먹고 사는 종은 이빨도 많았고 먹이를 구분하기 위한 맛봉오리도 많았다.

연구팀은 상관성이 높은 두 종을 교배시킨 후 2세대 교배종 3백여마리의 유전적 차이점을 분석해 유전적 변형 요소들을 구분해 냈다.

스트릴먼 교수는 “교배종 시클리드에서 각각의 이빨 및 맛봉오리 구조 밀도 사이의 포지티브한 상관성을 조절하는 유전체 지도를 그려낼 수 있었다”며, “킹스컬리지 연구진과의 공동 연구에서는 실험용 쥐의 이빨과 맛봉오리 발달에는 지금까지 연구가 덜 된 몇몇 유전자가 관여한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실험실에서 키운 부화된 지 13일 된 말라위 호수 시클리드의 모습. ⓒ Rob Felt, Georgia Tech

실험실에서 키운 부화된 지 13일 된 말라위 호수 시클리드의 모습. ⓒ Rob Felt, Georgia Tech

연구팀은 이빨과 맛봉오리 발달 경로에 영향을 주는 화학물질에 배아 물고기를 담근 다음 두 기관의 발달을 조작했다. 한 사례에서는 이빨 대신 맛봉오리의 성장을 촉진시켰다. 이 변화들은 물고기 알이 수정된 후 5~6일이 걸렸다.

스트릴먼 교수는 “관찰 결과 일반 상피세포를 이빨이나 감각기관으로 변화시키는 발달 스위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빨과 맛봉오리는 매우 다른 목적과 해부학적 형태를 지니고 있으나 배아 물고기의 턱 발달과정에서 같은 종류의 상피세포로부터 유래된다. 스트릴먼 교수는 “이빨이 발달된 이후에 이빨의 법랑질과 상아질이 형성된다”며 “발달 초기단계에서 두 기관들은 실제로 매우 유사하다”고 덧붙였다.

성인 상피세포의 가소성 지속 여부 연구 중

이번 물고기와 쥐에 대한 연구는 인간의 상피세포도 올바른 생체신호가 생성되면 새로운 치아를 재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스트릴먼 교수는 “이전에는 성체 물고기에서 나타나는 확연히 다른 기관들이 발달과정에서 가소성이 있다고는 생각지 않았다”며, “결과적으로 이번 연구는 인간의 입에 있는 상피조직이 흔히 생각했던 것보다 가소성이 높으며, 우리가 지향하는 방향은 최소한 인간의 건강 측면에서 어떻게 상피조직을 치아나 맛봉오리로 형성해 낼 수 있는가를 규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치아가 생성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치아가 지속적으로 생존할 수 있도록 신경과 혈관이 어떻게 치아 속에서 자라는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것.

논문의 공동저자인 폴 사프(Paul Sharpe) 킹스컬리지 교수는 “인간 치아의 발달과 재생을 위한 이번 연구의 흥미로운 측면은 물고기와 포유류에서 이빨과 맛봉오리 발달을 자연적으로 방향 짓는 유전자와 유전 경로를 식별해 낼 수 있다는 점”이라며, “자연과정에 대한 생물학적 지식을 많이 이해하면 할수록, 이를 차세대 임상치료 – 이번의 경우는 치아의 생물학적 대체 생성-에 더 많이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트릴먼 교수와 테레사 파울러(Teresa Fowler) 연구 기술담당은 다음 단계로 치아와 맛봉오리 사이의 가소성이 성인이 된 후 얼마 동안 지속될 수 있는지 그리고 무엇이 이런 변화를 일으키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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