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농사란 매일 먹을거리를 찾아 헤매던 원시인들의 고민을 단번에 해결해 준 역사적 사건이다. 농사를 통해 비로소 한 지역에 정착할 수 있었고, 농사를 하면서 식량을 효율적으로 확보하는 방법을 배웠기 때문에, 오직 인간만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존재로 여겨져 왔었다.
그런데 최근 미국의 과학자들이 토양에 서식하는 단세포 동물인 아메바의 한 종류가, 인간이 농사를 짓기 위해 씨앗을 뿌리듯 자신의 먹이인 박테리아를 서식처에 뿌린 후 이를 다시 수확한다는 사실을 밝혀내 생물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과학기술 전문매체인 사이언스데일리(Sciencedaily)는 아메바와 박테리아의 공생 관계를 연구하던 미 하버드대 의대의 존 클라디(Jon Clardy) 박사와 연구진이, 최근 딕티오스텔리움 디스코이듐(Dictyostelium discoideum)이라는 이름의 아메바들이 마치 사람처럼 농사를 짓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박테리아로 농사를 짓는 아메바
단세포 동물은 단순하게 살아간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일반적인 상식이었다. 그러나 토양에 서식하는 아메바의 한 종류인 딕티오스텔리움 디스코이듐은 이런 상식을 편견으로 만들어버린 채 단세포 동물치고는 상당히 복잡하게 생활하며 살아가고 있다.
집단생활을 하는 이 아메바는 마치 일부 개미가 곰팡이를 재배하듯이 박테리아를 사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아메바는 평상시에는 단세포 생물로 생활하지만 먹이가 떨어져 새로운 장소로 이동할 때는 수만 개의 개체가 뭉쳐 다세포 구조체(slug)를 형성하는 특이한 생물로 알려져 있다.
이 아메바는 일종의 알이라 할 수 있는 자실체가 성숙되면 여기서 포자가 퍼져서 주변 환경으로 방출된다. 이후 발아한 아메바도 주변의 박테리아를 잡아먹으면서 성장과 분열을 반복한다. 먹이가 풍부한 시기에는 이렇게 ‘점균 아메바(myxamoebae)’ 상태로 존재하다가 먹이가 다 떨어져 굶주리게 되면 뭉쳐서 다세포 시기로 넘어간다.
이와 관련하여 생물학자들은 “평소에 단세포(unicelluar growth) 생활을 하던 대다수의 아메바가, 시기에 따라서 한곳에 모여 다세포 생활(multicelluar development)을 하는 것이 아주 드문 경우는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 “하지만 이번처럼 일부 아메바가 일종의 사회적 공동체를 이루며, 농사도 짓는다는 사실은 무척 놀라운 발견”이라고 말했다.
비축해 둔 박테리아가 농사의 씨앗 역할을 해
사실 아메바와 박테리아의 공생 관계에 대한 연구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년 전 미국 라이스대의 연구진은, 먹이인 박테리아를 지니고 다니다가 새로운 정착지에서 씨앗처럼 뿌려 더 많은 박테리아 먹이를 수확하는 일부 아메바의 독특한 농사 습성이 발견됐다고 네이처(Nature)에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연구진을 이끌었던 라이스대의 데브라 브록(Debra Brock) 박사는 35개의 야생 딕티오스텔리움 디스코이듐을 채취하여 면밀히 관찰한 결과, 그중의 일부가 포자 옆의 생식구조체 속에 세균을 갖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연구진이 딕티오스텔리움 디스코이듐이 운반하는 세균을 분석한 결과 놀랍게도 새로운 군락을 형성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러한 딕티오스텔리움 디스코이듐에게 ‘농부 아메바’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
이후 연구진이 ‘농부 아메바’에게 식량인 박테리아를 제공하자, 이들은 농사를 짓지 않는 아메바들보다 빨리 식사를 마쳤다. 그 원인을 조사한 결과 박테리아의 일부를 비축해 뒀다가 다른 장소로 이동할 때 휴대하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나서 농부 아메바는 주변에서 먹이가 줄어들면 가지고 간 박테리아를 이용하여 그곳에 씨를 뿌려 키우듯 박테리아를 번식시키는 농사를 짓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비록 단세포 동물이라도 먹이인 박테리아를 모으고, 관리하며, 옮길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밝혀졌다.
농사를 지을수록 이동거리 짧아져
이러한 2011년의 결과를 토대로 현재까지 많은 연구자들이 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최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가 발표한 바에 의하면, 이 아메바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기존에는 먹을 수 없었던 박테리아들까지 먹을 수 있도록 진화시켜온 것으로 드러나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농사에 사용된 박테리아들과 야생 박테리아들의 유전자를 비교함으로써 밝혀졌다. 이번 연구의 공동 책임자인 데이비드 퀄러(David Queller) 박사는 “이 박테리아들은 본래 아메바가 먹을 수 없던 것이었는데도 먹을 수 있게 변했다”며 “먹히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먹히기 위해 진화했다는 점은 진화에서 상당히 기묘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이런 결과에 대해 관련 전문가들조차 “마치 인간이 야생 품종을 길들여 먹기 편리한 작물이나 가축으로 길들인 것과 비견할 만하다”며 “이런 비슷한 사례를 아메바가 해냈다는 것은 역시 자연의 경이 가운데 하나일 것”이라고 감탄하고 있다.
한편, 아메바가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반대로 그만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이 먹이가 풍부한 지역에서 농부 아메바와 농사를 짓지 않는 아메바의 번식률을 조사한 결과 농부 아메바의 자손 수가 적은 것이다.
이런 결과는 농부 아메바가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식량을 비축해 두기 때문인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는데, 풍요의 시기에 식량을 다 먹어치우지 않고 비축해 두면 생식력이 감소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농부 아메바의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농사를 짓지 않는 아메바에 비해 이동거리가 짧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이 부분을 다른 관점에서 보면 식량을 갖고 있는데 굳이 먼 거리까지 이동할 필요는 없기 때문에 이동거리가 짧다는 것을 단점으로만 볼 수는 없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미국의 과학자들이 토양에 서식하는 단세포 동물인 아메바의 한 종류가, 인간이 농사를 짓기 위해 씨앗을 뿌리듯 자신의 먹이인 박테리아를 서식처에 뿌린 후 이를 다시 수확한다는 사실을 밝혀내 생물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과학기술 전문매체인 사이언스데일리(Sciencedaily)는 아메바와 박테리아의 공생 관계를 연구하던 미 하버드대 의대의 존 클라디(Jon Clardy) 박사와 연구진이, 최근 딕티오스텔리움 디스코이듐(Dictyostelium discoideum)이라는 이름의 아메바들이 마치 사람처럼 농사를 짓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박테리아로 농사를 짓는 아메바
단세포 동물은 단순하게 살아간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일반적인 상식이었다. 그러나 토양에 서식하는 아메바의 한 종류인 딕티오스텔리움 디스코이듐은 이런 상식을 편견으로 만들어버린 채 단세포 동물치고는 상당히 복잡하게 생활하며 살아가고 있다.
집단생활을 하는 이 아메바는 마치 일부 개미가 곰팡이를 재배하듯이 박테리아를 사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아메바는 평상시에는 단세포 생물로 생활하지만 먹이가 떨어져 새로운 장소로 이동할 때는 수만 개의 개체가 뭉쳐 다세포 구조체(slug)를 형성하는 특이한 생물로 알려져 있다.
이 아메바는 일종의 알이라 할 수 있는 자실체가 성숙되면 여기서 포자가 퍼져서 주변 환경으로 방출된다. 이후 발아한 아메바도 주변의 박테리아를 잡아먹으면서 성장과 분열을 반복한다. 먹이가 풍부한 시기에는 이렇게 ‘점균 아메바(myxamoebae)’ 상태로 존재하다가 먹이가 다 떨어져 굶주리게 되면 뭉쳐서 다세포 시기로 넘어간다.
이와 관련하여 생물학자들은 “평소에 단세포(unicelluar growth) 생활을 하던 대다수의 아메바가, 시기에 따라서 한곳에 모여 다세포 생활(multicelluar development)을 하는 것이 아주 드문 경우는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 “하지만 이번처럼 일부 아메바가 일종의 사회적 공동체를 이루며, 농사도 짓는다는 사실은 무척 놀라운 발견”이라고 말했다.
비축해 둔 박테리아가 농사의 씨앗 역할을 해
사실 아메바와 박테리아의 공생 관계에 대한 연구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년 전 미국 라이스대의 연구진은, 먹이인 박테리아를 지니고 다니다가 새로운 정착지에서 씨앗처럼 뿌려 더 많은 박테리아 먹이를 수확하는 일부 아메바의 독특한 농사 습성이 발견됐다고 네이처(Nature)에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연구진을 이끌었던 라이스대의 데브라 브록(Debra Brock) 박사는 35개의 야생 딕티오스텔리움 디스코이듐을 채취하여 면밀히 관찰한 결과, 그중의 일부가 포자 옆의 생식구조체 속에 세균을 갖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연구진이 딕티오스텔리움 디스코이듐이 운반하는 세균을 분석한 결과 놀랍게도 새로운 군락을 형성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러한 딕티오스텔리움 디스코이듐에게 ‘농부 아메바’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
이후 연구진이 ‘농부 아메바’에게 식량인 박테리아를 제공하자, 이들은 농사를 짓지 않는 아메바들보다 빨리 식사를 마쳤다. 그 원인을 조사한 결과 박테리아의 일부를 비축해 뒀다가 다른 장소로 이동할 때 휴대하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나서 농부 아메바는 주변에서 먹이가 줄어들면 가지고 간 박테리아를 이용하여 그곳에 씨를 뿌려 키우듯 박테리아를 번식시키는 농사를 짓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비록 단세포 동물이라도 먹이인 박테리아를 모으고, 관리하며, 옮길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밝혀졌다.
농사를 지을수록 이동거리 짧아져
이러한 2011년의 결과를 토대로 현재까지 많은 연구자들이 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최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가 발표한 바에 의하면, 이 아메바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기존에는 먹을 수 없었던 박테리아들까지 먹을 수 있도록 진화시켜온 것으로 드러나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농사에 사용된 박테리아들과 야생 박테리아들의 유전자를 비교함으로써 밝혀졌다. 이번 연구의 공동 책임자인 데이비드 퀄러(David Queller) 박사는 “이 박테리아들은 본래 아메바가 먹을 수 없던 것이었는데도 먹을 수 있게 변했다”며 “먹히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먹히기 위해 진화했다는 점은 진화에서 상당히 기묘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이런 결과에 대해 관련 전문가들조차 “마치 인간이 야생 품종을 길들여 먹기 편리한 작물이나 가축으로 길들인 것과 비견할 만하다”며 “이런 비슷한 사례를 아메바가 해냈다는 것은 역시 자연의 경이 가운데 하나일 것”이라고 감탄하고 있다.
한편, 아메바가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반대로 그만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이 먹이가 풍부한 지역에서 농부 아메바와 농사를 짓지 않는 아메바의 번식률을 조사한 결과 농부 아메바의 자손 수가 적은 것이다.
이런 결과는 농부 아메바가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식량을 비축해 두기 때문인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는데, 풍요의 시기에 식량을 다 먹어치우지 않고 비축해 두면 생식력이 감소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농부 아메바의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농사를 짓지 않는 아메바에 비해 이동거리가 짧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이 부분을 다른 관점에서 보면 식량을 갖고 있는데 굳이 먼 거리까지 이동할 필요는 없기 때문에 이동거리가 짧다는 것을 단점으로만 볼 수는 없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 김준래 객원기자
- joonrae@naver.com
- 저작권자 2013-08-0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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