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로 우주까지 날아간다?

활주로서 이착륙하는 신개념 우주 비행기 공개

뉴스페이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다양한 우주 운송수단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 그중에 비행기를 이용하는 방식은 드문 편인데, 버진갤럭틱의 상업용 우주여행선 ‘스페이스십투(SpaceShipTwo)’처럼 항공기에 발사체를 매달고 성층권에서 발사하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최근 뉴질랜드의 한 스타트업이 활주로에서 이륙하여 우주까지 직접 올라가는 무인 항공기를 선보여서 눈길을 끌었다. 소형 로켓 비행기로 100km 고도에 큐브샛을 띄운다는 발상이다.

던 에어로스페이스의 프로토타입 우주 비행기 ‘Dawn Mk-II Aurora’ ⓒ Dawn Aerospace

지난달 28일 ‘던 에어로스페이스(Dawn Aerospace)’는 새로운 개념의 우주 운송수단을 공개했다. 이 회사는 2017년 네덜란드 델프트 공과대학교와 뉴질랜드의 기술자들이 모여 설립한 항공우주 스타트업으로, 뉴질랜드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이번에 공개한 것은 ‘던 마크-2 오로라(Dawn Mk-II Aurora)’라는 명칭의 두 번째 프로토타입 우주 비행기다. 길이 3m 정도에 불과한 소형 무인기이지만, 활주로에서 자력으로 이륙하여 100km 고도까지 도달한 후 다시 활주로에 착륙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오로라는 10x30cm 크기의 유닛을 탑재할 수 있다. ⓒ Dawn Aerospace

2018년 던 에어로스페이스는 최초의 시험기 ‘던 마크-1(Dawn Mk-I)’을 개발한 바 있다. 이 비행기는 제트엔진으로 기존 활주로에서 이착륙하고, 비행 중 로켓 엔진을 점화하는 기술을 성공적으로 시연했다.

마크-2 오로라는 인공위성처럼 지구를 돌지는 못하지만, 잠깐 우주권까지 상승했다가 자유낙하하는 ‘준궤도(Sub-orbital)’ 비행을 목표로 한다. 최대 3U(큐브샛의 단위, 1U는 10x10cm) 크기의 과학실험용 탑재체를 100km 고도까지 운반할 계획이다.

던 에어로스페이스는 오로라가 한 번 비행하는데 드는 비용이 약 5만 달러(USD)라고 밝혔다. 하루에 여러 차례 비행할 수 있고, 버리는 부분 없이 수백 회 이상 재사용할 수 있어서 매우 경제적이라고 소개했다.

내년 준궤도 비행에 나설 예정

오로라의 예비 시험 비행은 2020년 말에 시작될 예정이다. 우선 제트엔진 2개로 대기권 비행을 시도한 뒤에 2021년에는 로켓 엔진을 사용해서 첫 과학탑재체를 100km 고도까지 보내게 된다. 이런 고도는 일반 항공기나 기구가 도달하기엔 너무 높고, 인공위성으로 탐사하기도 어려워서 고고도 대기과학 실험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크-2 오로라의 비행 개념도. ⓒ Dawn Aerospace

오로라의 장점 중 하나는 재래식 활주로에서 이착륙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점이다. 전문화되고 값비싼 수직 발사 시설이 필요 없어서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던 에어로스페이스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이자 공동 창립자인 스테판 파월(Stefan Powell)은 “같은 발사체를 수백 번 이상 재사용하면 생산 유지비를 줄일 수 있고, 로켓 파편에 바다가 오염되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라면서 여러 장점을 언급했다.

파월은 마크-2 오로라의 기술 시연이 성공하면 지금까지 설계를 기초로 ‘던 마크-3’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크-3은 50~100kg 페이로드를 궤도에 운반할 수 있는 대형 기체가 될 예정이다. 앞으로 세계 어느 곳에서나 기존 활주로를 이용해서 이착륙할 수 있는 발사체가 등장한다면 소형 위성 발사 시장의 판도를 바꿀지 주목된다.

뉴질랜드 마히아 반도 끝에 자리 잡은 로켓랩 발사장. ⓒ Rocket Lab

뉴질랜드로 우주 스타트업이 몰리는 이유?

몇 해 전부터 항공우주 스타트업들이 뉴질랜드에서 회사를 설립하거나 로켓 발사장을 세우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농업과 목축업에 의지하던 뉴질랜드가 21세기 성장 동력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항공우주산업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던 에어로스페이스는 뉴질랜드의 국영 과학혁신 기관인 ‘캘러헌 이노베이션(Callahan Innovation)’으로부터 330만 달러(NZD) 규모의 초기 투자를 받아 설립됐다. 여기에 뉴질랜드 정부는 친환경 발사체 개발 지원 명목으로 50만 달러(NZD)의 보조금까지 지급했다.

그러나 뉴질랜드가 주목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천혜의 지리적 조건이다. 미국의 주요 발사장에서는 로켓을 발사할 때마다 넓은 공역을 폐쇄하므로 많은 항공편에 지장을 주게 된다. 반면, 대륙에서 멀리 떨어진 뉴질랜드는 세계에서 가장 유연한 발사 각도를 제공하는 입지와 맑은 하늘을 가졌다.

항공우주 스타트업의 선두주자인 ‘로켓랩(Rocket Lab)’도 뉴질랜드 북섬 동해안의 마히아 반도 끝자락에 발사장을 설치했다. 이곳은 동쪽과 남쪽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넓은 망망대해가 펼쳐져 있어서 로켓 발사장 입지로 최적이다. 또한, 뉴질랜드 주변의 항공편과 해상 교통량이 많지 않아서 발사 시 통제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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