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이 인플루엔자 독성 촉진한다”

해마다 변종 독감 생기는 이유 중 하나 밝혀

비만(obecity)은 현재 세계인의 건강을 해치는 주요 질병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몸 안에 지방 조직이 과다한 상태를 일컫는 비만은 고혈압, 고혈당, 고지혈증 등의 대사질환을 비롯해 심혈관과 호흡기, 관절, 생식 관련 질환 등을 일으키고, 일부 암 발생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 미국 미생물학회(ASM) 기관지 ‘엠바이오’(mBio)에 발표된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비만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독성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모은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해마다 크게 변화하는 이유를 부분적으로 설명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비만 전염병(obesity epidemic)이 공중 보건을 위협할 정도로 만연하고 있고, 현재 전 세계 성인 인구의 50%가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라는 점과도 관련이 있다.

희귀병 중 하나인 프래더-윌리 증후군에 걸려 비만해진 것으로 추정되는 소녀를 그린 그림. 1680년 스페인 화가 ‘후안 카레노 데 미란다’의 작품. 프라도 국립미술관 소장. ⓒ Wikimedia

“비만하면 항바이러스 반응 안 좋아”

연구를 주도한 미국 세인트 주드 어린이 연구병원 교수이자 세계보건기구(WHO) 동물과 조류 인플루엔자 생태연구 협력센터 부책임자인 스테이시 슐츠-체리( Stacey Schultz-Cherry) 박사는 “우리는 쥐 실험을 통해 너무 많은 것을 추론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비만 환경에서 세포가 독감에 어떻게 반응하는가 하는 문제를 살펴본 결과 비만한 사람들은 항바이러스 반응이 좋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비만한 사람들은 쥐 실험을 감안할 때 독감 바이러스에 대해 반응이 늦고 무딜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비만은 바이러스가 침투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더 빠르게 복제하고 더 많은 실수를 저지르도록 한다”며, “이런 실수들 가운데 일부는 바이러스에게 잠재적으로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비만한 사람들은 숨을 내쉴 때 더 많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내보내고, 더 오랫동안 바이러스를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비만하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폐에 더 깊숙이 더 오랫동안 확산될 수 있다는 동물 연구도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3차원 모델. ⓒ NIH

“비만 미세환경이 바이러스 변화 촉진”

바이러스는 계속 떠다니고 이동하며 변화하기 때문에 해마다 새로운 백신을 만들어야 한다. 슐츠-체리 박사팀은 비만 미세환경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하여금 더욱 빨리 변화할 수 있도록 촉진한다는 가설을 세웠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마른 쥐와 비만한 쥐를 각각 3일 동안 인플루엔자에 감염시켜 바이러스가 몸 안에서 복제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쥐들에서 바이러스를 회수해 다른 마른 쥐와 비만한 쥐에 주입해 3일 동안 복제되도록 한 다음 이 과정을 반복했다.

슐츠-체리 박사는 “기본적으로 우리는 바이러스가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로 전염되는 동안에 일어나는 일을 모방해 보고자 했다”며, “바이러스가 마른 사람에게서 마른 사람에게 그리고 다시 마른 사람에게 전염되는 것과, 비만한 사람으로부터 비만한 사람에게 그리고 다시 비만한 사람에게 옮겨갈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싶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바이러스가 비만한 쥐에서 다시 비만한 쥐로 옮길 때 변화를 겪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비만한 쥐들에게서는 빠르게 작은 변종 바이러스들이 나타났고, 이런 변종들에서 바이러스성 복제가 증가돼 아생형 생쥐에서 병독성이 촉진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슐츠-체리 박사는 “일단 독감에 감염되면 바이러스는 단순히 하나가 아니라 집단이 된다”며, “마치 작은 칵테일 파티와 같은데, 비만한 쥐들에게서 일어나는 칵테일 파티는 전혀 다른 문제였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바이러스 개체군들이 있었고, 이들 중 일부는 마른 쥐에서 마른 쥐로 옮겨간 바이러스종보다 병독성이 더 강했다”고 밝혔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해 복제되는 모습. ⓒ Wikimedia

비만한 쥐에서는 항바이러스 반응 무뎌

인플루엔자가 세포와 상호 작용할 때 신체는 바이러스가 복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통상 인터페론 반응을 일으킨다. 인터페론은 세포가 다양한 병원체에 감염되거나 암세포가 있을 때 합성, 분비되는 당단백질로, 주변 세포들이 항바이러스 방어작용을 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비만한 생쥐에서는 이런 비상 반응이 무딘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한 쥐에서 보이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군의 다양성 증가는 1형 인터페론 반응 감소와 상호 연관돼 있었다. 비만한 쥐에게 재조합 인터페론을 처치하자 바이러스 다양성은 줄어들었다.

이는 비만한 쥐의 항바이러스 반응 지연으로 인해 더욱 강한 병독성을 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군이 출현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이번 동물 연구에 이어 사람의 인구집단 차원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연구해 볼 생각이다.

슐츠-체리 박사는 “비만한 사람들의 배출물에서 그처럼 바이러스의 다양성이 증가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까? 또 수많은 계절 독감이 발생해 계속적으로 백신을 업데이트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비만에 기인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에 대한 답을 찾고 싶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또한 세포 차원에서 바이러스 자체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일어나는 일들을 별도로 탐구해 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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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

  • 허미형 2020년 3월 8일12:03 오후

    첫 문장의 ‘obecity’ -> ‘obesity’로 오타 수정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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