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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2005-10-11

불가사의한 피라미드의 세계 경기도 문화의 전당, 피라미드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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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활한 사막에 우뚝 서 있는 피라미드는 보는 이의 시선을 압도하고도 남으며, 피라미드의 불가사의한 면은 보는 이를 신비로운 세계로 인도하곤 한다. 피라미드의 신비로운 세계는 종교적, 건축적, 과학적 세계 등 다양한 면을 함축하고 있다. 어쩜 이런 피라미드의 신비로운 특징이 현대의 유리피라미드로 새롭게 태어나는 배경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현재 고대 이집트 시대의 피라미드뿐만 아니라 스핑크스, 권력을 자랑했던 왕의 시체인 미이라도 대영박물관이나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그 중 1989년 완공된 루브르 박물관의 유리피라미드는 고대 이집트의 유물과 그리스 신상들이 세워져 있는 루브르의 전시공간으로, 중국계 미국 건축가 아이오밍 페이가 설계했다.


이집트 가자(gaja)에 세워져 있는 피라미드가 통로를 알 수 없는 신비와 두려움의 장소라면, 루브르의 유리피라미드는 투명한 유리를 이용해 루브르의 전경을 투명하게 보여주면서 현재와 과거를 연결하는 통로의 역할을 하고 있다. 경기도 문화의 전당도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 앞에 자리 잡은 피라미드와 유사한 유리피라미드를 설치하여 불가사의한 피라미드의 재발견을 시도하고 있다. 또한 내년 7월까지 피라미드를 주제로 하는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그럼 현대에 피라미드를 주제로 하는 새로운 시도가 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일까. 이집트 기자의 대피라미드는 고대 그리스 시대에 손꼽히던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이고, 그 중에서 단연 으뜸이다. 고대의 사람들의 수준으로 보아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과학기술 문명으로 만들어진 건축물인 세계 7대 불가사의에 이집트 쿠푸왕의 피라미드(Pyramid), 바빌론의 세미라미스 공중 정원(Hanging Garden), 에페수스(Ephesus)의 아르테미스(Artemis) 신전, 피디아스의 작품 올림피아의 제우스(Zeus) 신상, Rhodes항구의 크로이소스 거상, 할리카르나소스의 마우솔러스 영묘, 알렉산드리아의 파로스(Pharos) 등대가 있다.


이 중 6가지의 원형이 오래 전에 붕괴되어 지금은 사라지고 없지만, 이집트의 대피라미드는 아직까지 그 원형을 거의 간직한 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고대인들의 경이감을 불러일으켰던 이 건축물이 지금까지 원형대로 남아 있다는 얘기는 단지 이 건축물의 외형적 웅장함뿐만 아니라 그 건축공학적 내구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으로 최첨단 과학의 시대인 오늘날에도 여전히 불가사의한 것으로 남아 있다.


1996년 11월 8일자 영국 일간 타블로이드판 인디펜더스지의 건축란에 “얼마나 오랫동안 건축물이 지탱해야 하는가? 이집트 기자에 있는 피라미드군처럼 수 천년 동안 서 있어야 하나, 아니면 현대예술센터의 경우처럼 25년도 채 유지하지 못해도 되나? 이 질문을 다른 각도에서 해 보자. 왜 사람들은 건축물이 수 천년 동안 유지되기를 바라나? 단지 몇 년 동안 유지되지 않는 건물에 감리기간이나 건축기간, 기술 등에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일까?”라는 기사가 실렸다.


그럼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어떻게 세워졌을까. 어떤 과학적, 건축적 기술이 도입되었기에 지금까지 그 위상을 자랑하고 있을까. 건축공학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대피라미드가 단지 돌을 적당히 쌓아놓은 돌무더기가 아니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오늘날의 건축 기술에 버금가는 고도의 기술이 피라미드 건립에 적용된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궁금히 여기는 것과 달리 피라미드의 건조 방식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겨우 남아 있는 도구나 기록을 통하여 유추하는 길밖에 다른 도리가 없는 상태이다.


피라미드 건조를 유추하는 자료가 이집트 쿠푸 왕의 피라미드 내부에 남아 있다. “왕의 방” 위에 있는 지표에서 45m 높이에 있는 “중력 경감의 방”에 “치세 17년”이라는 낙서가 있다. 중력 경감의 방은 쿠푸 왕의 치세가 시작되고 나서 17년이 되었을 때 바로 45m까지 건조된 것이다. 쿠푸 왕의 피라미드의 높이가 146.5m임을 짐작해 보았을 때, 아마 완성되기까지 20년 정도가 걸렸을 것이다.


19세기 대표적인 고고학자로 특히 고대 이집트학의 선구자였던 플린더스 피트리 경은 그가 직접 측정한 후, 피라미드에 적용된 정밀도에 대해서 주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그는 “피라미드의 모서리는 직각에서 각도 12초 벗어났을 뿐이다. 낮 동안의 온도 변화에 의해서, 자의 길이 변화는 그보다 더 큰 오차를 냈을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지금까지 우리가 아는 한 현대 건물 중에서 초기 왕조의 건축물들에 비견할 만큼 정밀하게 건축된 건물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알려지지 않은 건축기술뿐만 아니라 농민들의 노동력으로 건조되었다. 왕은 나일강의 증수로 경지가 물에 잠기는 시기에 농민을 노동자로 고용해 농한기에 노동의 댓가로 식량과 의복을 지급하는 일종의 실업 정책을 펼쳤다. 피라미드 건조의 노동력에 대한 귀중한 정보는 중앙 안데스에 있는 피라미드를 통해서 알 수 있다. 중앙 안데스의 피라미드는 “아도비(adobe)”라 불리는 햇볕에 말린 벽돌을 쌓아올려 만들었다. 이는 피라미드의 보존 상태가 나쁘고, 원형도 거의 사라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중앙 안데스 최대의 피라미드는 와카데르소르이고, 현재 남아 있는 부분도 세로 342m, 가로 159m, 높이 28m나 된다. 완성 당시에 쌓여진 벽돌은 총계 1억5천만 개로 추측되고 있다. 이를 통해서 피라미드에 사용된 돌의 무게를 따지면 대략 15톤 정도에 이른다. 농민들은 그 무거운 돌을 피라미드의 가장 높은 곳까지 올려놓았을 뿐만 아니라 돌에 0.5mm 두께의 모르타르까지 칠했다.


그리고 피라미드는 네 밑변이 각각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동서남북을 향하고 있다. 우선 북쪽 변은 2분 28초 서쪽 방향으로 돌아가 있고, 남쪽 변은 1분 57초 서쪽으로 향하고 있으며, 동쪽 변은 5분 30초 북쪽으로, 서쪽 변은 2분 30초 북쪽으로 향하고 있다. 방향의 오차는 0.015%로 어긋난 최대 변위로 따지면 1.1m에 해당한다. 피라미드가 어떻게 정밀한 각도와 방향으로 건조되었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피라미드는 여러 학자들에 의해서 소규모로 제작되어, 그 건축기술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기도 하다.


경기도 문화의 전당에 설치된 유리 피라미드는 건물 중앙에 좌우로 나누어져 세워진 가장 큰 구조물로 경기도 문화의 전당의 전체적인 균형을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와 함께 여러 작가들의 피라미드와 관련된 작품들이 전시되어 관람객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한수는 유리피라미드의 중앙 공간에 고은사 부처와 단군 상을 설치했고, 변재언은 유리피라미드의 기둥 두 개에 디지털 아날로그를 설치했다. 두 작가는 테크놀로지를 통해 과거와 미래를 횡단하려는 시도를 과감하게 실천으로 옮기고 있는 작가들이다.


그리고 유리피라미드 바깥쪽에 자리 잡은 천대광의 나무구조물 <십승지>는 밤이면 중앙에 설치되어 있는 전등을 통해 빛을 발하는 빛 설치물로, 십승지는 <격암유록>이라는 조선조 예언서에서 미래에 도래하게 될 이상향으로 조선을 지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또한 초록 대지의 꿈을 도시에서 발산하고 있는 홍현숙의 무당벌레들은 소공연장 벽면을 타고 기어오르고 있고, 채미현은 레이저 파장을 통해 반딧불의 목가적인 여름밤을 수놓았다.


이번 전시회는 유리피라미드를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으며, 신경망이고 꿈틀거리는 기어오름과 움직임의 파장을 발산하고 있다. 또한 서구적 건축물인 피라미드를 동양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전 시 명 : 작은 미술관, 피라미드의 재발견

전시기간 : 2005.07.15 - 2006.07.14

전 시 장 : 경기도 문화의 전당

문 의 처 : (031) 230-3200

사 이 트 : www.ggac.or.kr

저작권자 2005-10-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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