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기술 어디까지 왔나?

수소탄 소형화에 성공한 듯, ICBM이 관건

2017.09.04 10:35 이강봉 객원기자

3일 북한이 ICBM 장착용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면서 이 폭탄의 위력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3일 낮 중대보도를 통해 “김정은 명령에 따라 낮 12시, 서울 시각으로 12시 30분, ICBM 탄두부에 장착할 수소탄 시험을 실시한 결과 시험이 완전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북한이 실시한 6차 핵실험은 1~5차 핵실험과 비교해 폭발력에서 뚜렷한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한국에서 측정한 지진파 강도는 5.7, 미국에서 측정한 지진파 강도는 6.3으로, 5차 핵실험 당시 5.04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통해 소형화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수소폭탄. 핵융합을 이용해 가공할 수준의 폭발이 가능하다.   ⓒWikipedia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통해 소형화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수소폭탄. 핵폭발 대신 핵융합 기술을 이용해 가공할 수준의 폭발이 가능하다. ⓒWikipedia

“6차 실험 폭발력 50kt 넘을 수도”    

지진파 강도가 0.2 늘어날 때마다 폭발력이 약 2배씩 증가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 보여준 폭탄 위력이 크게 늘어났다는 것을 말해준다.  한국 기상청은 이번 지진파가 5차 때와 비교해 0.66이 증가했으며, 이를 감안할 경우 폭탄의 위력이 50kt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지질조사국이 발표한 인공지진파 규모 6.3을 적용하면, 6차 핵실험의 폭발 위력은 100kt에 달한다. 이는 1945년 일본 나카사키에 투하된 핵폭탄 ‘팻맨(Fat Man)’의 위력 20kt과 비교해  5배에 이르는 것이다.

유엔 산하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도 북한이 핵실험이라고 주장하는 인공지진파를 실시간으로 포착했다고 밝혔다. 아직 수소탄 여부를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역대 최대 규모의 진동이었다고 밝혔다.

많은 핵 전문가들은 북한이 발표한 핵능력이 허풍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오히려 지금 측정치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이춘근 박사는 “지하 핵실험 장소가 어디인지에 따라 핵폭탄의 위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충격 완화를 위해 부드러운 암석이 많은 곳에서 핵실험을 했을 경우 그 위력이 실제 지진파 측정치보다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것. “지난 5차 핵실험 당시 폭탄 위력이 10kt으로 추정됐지만 부드러운 암석 안에서 폭발시켰을 경우 15kt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핵실험 역시 유사한 추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50kt, 미국에서 100kt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핵실험 장소에 부드러운 암석이 많이 축적돼 있을 경우 폭탄의 위력은 150kt까지 추정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전문가들도 이번 핵실험의 위력에 놀라는 분위기다. 조선대 원자력공학과 김승평 교수는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해 발생한 인공지진이 최고 6.3에 이를 정도로 이전보다 훨씬 강력한 핵무기를 만들었다는데 주목해야 한다.”말했다.

재진입 기술 대신 EMP탄 개발 주장    

군 당국은 원자탄을 업그레이드한 증폭핵분열탄 위력이 40~50㏏ 정도이고, 수소폭탄 폭발력이 50㏏ 규모부터 시작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가공할 위력의 수소폭탄은 제조방식에서 원자폭탄과 큰 차이를 보인다.

원자핵을 쪼갠 핵분열 에너지를 이용하는 원자폭탄과 달리 핵을 합쳐 발생시킨 핵융합에너지를 이용한다. 가벼운 수소 핵들이 합쳐지면서 감소하는 질량만큼 에너지가 발생하는데 이 에너지를 이용해 가공할 위력의 폭탄을 제조할 수 있다.

사상 최대 규모의 폭발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진 핵폭탄은 구 소련의 58MT급 수소폭탄 ‘차르 봄바(Tsar Bomba)’였다. 차르는 황제, 봄바는 폭탄이라는 뜻. 소련은 1961년 10월30일 북극해에서 실행된 이 핵실험을 통해 황제폭탄의 위력을 보여주었다.

위력이 5만8000만kt에 달했다. 1000km 떨어진 곳에서도 폭발하는 모습이 보였고, 폭탄으로 만들어진 지진파는 지구를 세 바퀴나 돌았다. 실험 장소에서 1000km 떨어진 핀란드에서 차르 봄바의 위력에 유리창이 깨질 정도였다.

차르 봄바의 위력은 미국이 히로시마에 떨어뜨린 원자폭탄의 위력 16kt과 비교해 3800배에 달했다. 100km 떨어진 사람에게 3도 화상을 입힐 정도로 그 위력이 강했다. 이런 가공할 위력을 지닌 수소폭탄을 개발했다며 북한이 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중이다.

관계자들은 북한이 적게는 수 kt에서 수백 kt, 수천 kt의 수소탄 개발을 이어나갈 경우, 세계를 큰 혼란에 몰아넣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의 주장대로 이 수소탄을 ICBM에 담아 발사할 능력을 보유할 경우 한국은 물론 많은 나라가 공포에 떨어야 한다.

주목할 점은 북한이 이 수소탄을 ICBM에 장착해 발사할 만큼 기술을 지니고 있느냐는 것이다. 관계자들은 북한이 이미 이 수소탄 소형화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다.

탄도미사일은 비행 중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가, 표적을 향해 다시 대기권 안으로 들어오게 된다. 이때 마하 20 정도의 초고속으로 움직이는 미사일이 공기와 마찰을 일으켜 섭씨 6000~7000도의 열이 발생한다.

이 고온을 견디지 못하면 탄두가 대기권 밖으로 튕겨 나가 버리기 때문에 ICBM 완성을 위해선 재진입시 온도제어 기술이 필수적이다. 관계자들은 최근 미사일 발사 동향에 비추어 북한이 아직까지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이 기술을 대체하기 위해 EMP(Electromagnetic Pulse Bomb)탄 기술을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력한 전자기파를 방출하여 적의 전자기기 체계를 작동 불능 상태에 빠지게 하는 폭탄을 말한다.

북한은 3일 핵실험 6시간 전에 ‘ICBM 장착용 수소탄’ 사진 3장을 공개하면서 “우리의 수소탄은 전략적 목적에 따라 고공에서 폭발시켜 광대한 지역에 대한 초강력 EMP(핵전자기파) 공격까지 가할 수 있는 다기능화된 열핵전투부”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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