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북쪽 하늘의 길잡이 ‘카시오페이아자리’

[이태형의 재미있는 별자리 여행] 10월 셋째 주 별자리

2년 2개월 만에 가장 밝아진 화성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밤하늘을 올려다보게 되었다. 화성이 가장 밝아진 이유는 지구와 화성의 거리가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지난 6일 화성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지구는 14일 오전 정확히 태양과 화성 사이를 지났고, 지금은 화성을 뒤로하고 조금씩 멀어져 가고 있다. 하지만 이달 말까지는 저녁 하늘에서 목성보다 밝게 빛나는 화성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주 별자리 여행의 주인공은 북두칠성과 함께 북쪽 하늘의 중요한 길잡이가 되는 카시오페이아자리이다. 북두칠성이 지평선 근처로 내려가 잘 보이지 않는 가을철에는 W자 모양의 카시오페이아자리가 북쪽 하늘의 중요한 이정표가 된다.

오리온자리 유성우 극대

밤하늘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멋진 장면 중의 하나가 바로 하늘을 가르는 별똥별이다. 평소에는 한 시간에 한두 개 보기 힘든 별똥별이 가끔 무더기로 보일 때가 있는데 이 현상을 유성우라고 부른다.

유성우는 혜성이 지나간 궤도를 지구가 통과할 때 나타난다. 혜성의 꼬리에서 떨어져 나온 부스러기들이 지구의 중력으로 인해 대기 중으로 빨려 들어와 공기와 부딪히면서 타는 현상이 바로 유성우이다. 이번 주는 오리온자리 유성우가 최대로 많이 떨어지는 시기이다. 오리온자리 유성우는 지구가 오리온자리 방향에서 혜성 궤도와 만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지구가 혜성 궤도와 만나는 지점을 유성우의 복사점이라고 한다.

오리온자리 유성우는 매년 10월 초순부터 11월 초순까지 약 한 달 동안 나타나는데 10월 21일이나 22일 새벽에는 최대 20~30개 정도의 별똥별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986년에 나타난 핼리혜성 Ⓒ NASA

오리온자리 유성우는 핼리혜성에서 떨어져 나온 부스러기들이 만드는 별똥별이다. 지구는 76년의 주기를 가진 핼리혜성의 궤도와 일 년에 두 번 만나는 데 5월에 나타나는 물병자리 에타 유성우와 10월의 오리온자리 유성우가 바로 그것이다. 비록 시간당 100개 정도의 별똥별을 뿌리는 3대 유성우(1월의 사분의자리 유성우, 8월의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 12월의 쌍둥이자리 유성우)에는 속하지 않지만 이들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별똥별을 뿌리는 유성우가 바로 이들 유성우이다.

별똥별이 떨어지는 속도는 보통 초속 20~70km 정도인데 오리온자리 유성우의 별똥별들은 초속 60~70km로 매우 빠르게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빠른 속도로 인해 간혹 지나간 궤적을 따라 별똥별이 탄 흔적을 남기기도 하고, 작은 폭발을 일으키기도 한다. 하지만 혜성의 부스러기들은 대부분 크기가 작고, 대기 중에서 타기 쉬운 성분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실제로 땅에 떨어져 운석을 남기지는 않는다. 운석을 남기는 밝은 별똥별들은 대부분 소행성에서 떨어져 나온 돌이나 철 부스러기들이다.

오리온자리 유성우의 복사점은 오리온자리에서 쌍둥이자리 쪽 경계선 부분이다. 오리온자리는 늦은 밤 동쪽 하늘에 떠올라 해뜨기 전인 4~5시경 남쪽 하늘에 가장 높이 떠오른다. 따라서 오리온자리 유성우를 보기 위해 초저녁부터 밤을 새울 필요는 없다. 지구를 달리는 버스로 생각하면 앞 유리창에 해당하는 부분이 바로 새벽 쪽이기 때문에 유성우가 가장 많이 나타나는 시간도 새벽 무렵이다. 특히 21일과 22일 새벽에는 달이 없기 때문에 날씨만 맑다면 좀 더 많은 별똥별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오리온자리 유성우의 복사점 Ⓒ The Association of Lunar and Planetary Observers (ALPO)

가을철 북쪽 하늘의 길잡이 별자리 카시오페이아

10월 19일 밤 북쪽 하늘. Ⓒ스텔라리움, 천문우주기획

가을철에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별자리 중 하나가 북쪽 하늘에 보이는 W자 모양의 카시오페이아자리이다. 북극성을 기준으로 북두칠성의 반대편에 보이는 카시오페이아자리는 북두칠성이 지평선 가까이 내려가는 가을철 저녁에 북쪽 하늘 높은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카시오페이아자리는 깨알같이 작은 별들의 무리 속에서 찾을 수 있는데, 이것은 이 별자리가 은하수의 한 모퉁이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카시오페이아자리. Ⓒ이태형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카시오페이아는 에티오피아의 왕비로 매우 허영심이 많은 여자였다. 그녀는 자신의 딸인 안드로메다 공주가 바다의 요정들보다 더 아름답다고 자랑하고 다녔고, 그로 인해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보낸 괴물 고래에게 딸을 재물로 바쳐야 하는 불운을 겪는다. 하지만 그 일이 전화위복이 되어 영웅 페르세우스를 사위로 맞게 되고, 본인과 가족들 모두 하늘의 별자리가 되는 영광을 얻게 된다. 물론 카시오페이아 본인은 허영심에 대한 벌로 하루의 반을 의자에 앉은 채 거꾸로 매달려 있게 되었다고 한다.

카시오페이아자리는 가장 유명한 별자리 중 하나지만 가장 모양을 상상하기 힘든 별자리이기도 하다. 두 개의 봉우리를 가진 산이나 등에 두 개의 혹을 가진 낙타쯤으로 생각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이 별자리는 북두칠성이 잘 보이지 않을 때 북극성을 찾는 지침으로 이용할 수 있다. W자의 양쪽 두 별을 안쪽으로 연결하여 만나는 점과 가운데 있는 2등성을 연결하여 다섯 배 정도 나아가면 비슷한 밝기의 북극성을 찾을 수 있다.

카시오페이아자리를 이용하여 북극성 찾는 방법. Ⓒ 천문우주기획

목성과 토성, 그리고 달

저녁 하늘에서 가장 밝게 보이는 별은 화성이지만 망원경으로 볼 때 가장 예쁘게 보이는 별은 역시 목성과 토성이다. 물론 가장 크고 화려하게 보이는 것은 달이다. 비록 10월 한 달 동안 저녁 하늘의 왕좌를 화성에 넘겨준 목성과 토성이지만 이번 주에는 달과 함께 멋진 장면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10월 22일과 23일 밤 남쪽 하늘. Ⓒ스텔라리움, 천문우주기획

목요일(22일) 저녁에는 달 바로 위에 목성이 함께 보이고, 금요일(23일) 저녁에는 목성과 토성 바로 뒤에 달이 보인다. 달과 두 행성은 10시 경이면 벌써 서쪽 하늘로 지기 때문에 멋진 장면을 볼 수 있는 시간은 2~3시간 정도이다.

달이 행성 옆을 지나는 현상은 매달 한 번씩 나타난다. 하늘에서 달이 지나는 길과 행성들이 지나는 길이 거의 같기 때문이다. 태양계의 행성들은 태양의 강한 중력으로 인해 지구의 공전 궤도인 황도와 비슷한 궤도를 따라 태양을 돈다. 행성들의 공전 궤도와 황도가 이루는 각도를 황도 경사각이라고 하는데 목성과 토성, 화성 모두 각도로 2도 내외이다. 하늘에서 달이 공전하는 궤도인 백도는 황도와 최대로 멀어졌을 때 각도로 5도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달은 매달 한 번씩 각 행성 옆을 가까이 지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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