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동물의 이동 패턴이 달라졌다

지구 온난화로 극지방 생태계 변화

불모지처럼 여겨지는 북극 인근에도 많은 동물이 서식한다. 이러한 극지 생태계가 큰 변화를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21일 미항공우주국(NASA) 발표에 따르면, 극지방 기후가 따뜻해지면서 북극 동물의 이동 패턴이 점차 변화하고 있다. 해당 연구는 미국과 캐나다 과학자들이 NASA의 지원을 받아 1991년부터 30년간 수행한 것으로, 100여 종의 해양 및 육상 동물 이동을 추적하는 200개 이상의 연구 프로젝트가 포함된다. 연구 결과는 11월 6일 사이언스지에 게재되었다.

GPS 위치추적기를 맨 북극여우가 거위알을 훔쳐 달아나고 있다. © Dominique Bertaeux Bylot, Université du Québec à Rimouski

환경학자들은 지구상 가장 추운 지역 중 한 곳인 북극에서 동물들의 이동 패턴을 추적해왔다. 1970년대 이후 북극의 평균 기온은 2.3℃가량 상승한 상태다. 여기에 계절 주기까지 바뀌면서 동물의 행동에도 변화를 초래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길 보어러(Gil Bohrer) 오하이오주립대 교수는 “우리는 기후 변화에 직면한 북극 동물들이 어떻게 적응하고 진화하는지를 추적하여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했다”라면서 이른 봄, 더운 겨울, 줄어드는 빙하가 토착 동물의 행동 방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장기간 동물 추적 연구 어려워

30년간 연구 과정에서 수천 명의 연구 인력이 직·간접으로 참여했고, 추적한 개체 수는 무려 8000건이 넘는다. 그러한 데이터를 수집, 정리하여 하나의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려면 많은 애로점이 따른다.

보어러 교수는 “연구원이 퇴직하거나 이직하며 하드디스크, 노트북처럼 기록이 저장된 매체를 분실한 경우도 있었다. 또한, 야생 동물 추적은 매우 어려워서 한 번에 최대 10마리까지 연구할 수 있다. 개별 동물의 움직임을 관측하는 데 때론 수천 달러 이상의 비용과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언급했다.

북극에 서식하는 해양 및 육상 동물의 계절별 이동 현황. © Roland Kays / North Carolina State Museum of Natural Sciences / Davidson et al.

기후 변화가 이동, 짝짓기, 생존 능력에 영향 끼쳐

데이터베이스에 기반을 둔 세 가지 연구 결과는 북극 동물의 행동 변화가 이동, 짝짓기 및 생존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 연구에서는 2000년부터 2017년까지 900마리 이상의 암컷 순록을 추적했다. 그 결과, 남쪽에 서식하는 집단의 출산 시기는 바뀌지 않았으나, 북쪽 집단일수록 기존보다 일찍 출산하는 경향을 보였다. 봄철이 빨라진 탓이다. 이러한 조기 출산은 늦봄 한파 등으로 갓 태어난 새끼의 치사율을 높일 수 있다.

순록은 가을에 짝짓기를 하고 겨울에 임신하며 먹이가 풍부한 봄에 새끼를 키운다. © 게티이미지뱅크

또 다른 연구에서는 1993년부터 2017년까지 100마리가 넘는 검독수리의 이동을 관측했다. 그런데 과거 데이터와 비교해보니 25년에 걸쳐 이동 시기가 거의 2주 앞당겨졌다. 이런 변화는 성숙한 독수리일수록 더 두드러졌고, 어린 독수리는 늦게 출발하여 짝짓기 시즌을 놓치거나 먹이 획득에 불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1998년부터 2019년까지 흑곰, 순록, 무스, 늑대의 이동 속도를 분석한 연구도 있다. 해당 종들은 계절과 기온, 비, 눈이 내리는 시기에 따라 다른 속도로 이동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것은 동물의 생존 능력과 직결된다.

연구에 따르면 순록과 무스는 기온이 높을수록 더 많이 이동하는 반면, 육식동물인 늑대와 곰은 덜 움직이는 경향을 보였다. 앞으로 기온이 계속 상승한다면 초식동물은 먹이를 찾고 포식자를 피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포획한 검독수리를 풀어주고 있는 생물학자들. © Bryan Bedrosian

지속적인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중요

연구자는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다른 과학자들과 자신의 연구를 공유할 수 있다. 이는 잠재적으로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고, 앞선 연구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찾아내 비교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보어러 교수는 “이동 패턴의 변화는 긴밀하게 연결된 생태계의 붕괴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도 북극 동물들의 이동을 계속 관찰해야 한다”라며 연구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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