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농촌 일손, ‘팜봇’으로 메꾼다

농사 전담 로봇 개발 열기… 인공지능 결합으로 효율 향상

인구 감소와 고령화 문제로 인해 요즘 농촌 지역은 일손을 구하지 못해 울상이다. 급한대로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해서 모를 심고 밭을 일구고 있지만, 부족한 일손 문제가 언제 해결될지 몰라 대부분 전전긍긍하고 있다.

멀지 않은 미래의 농업은 사람이 아닌 팜봇이 농사를 전담할 것으로 예측된다 ⓒ caseIH

이같은 문제를 보다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법으로 농업용 로봇, 즉 팜봇(farmbot)의 조기 보급이 논의되고 있다. 작업 형태에 따라 아직 사람의 능력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첨단 기술의 도움을 받아 빠르게 발전하면서 팜봇이 미래 농업의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농사를 전담하여 짓는 로봇인 팜봇

팜봇은 파밍(farming)과 로봇(robot)의 합성어로써 농사를 짓는 로봇을 가리킨다. 예를 들어 요즘과 같은 시기에는 농촌에서 씨를 심거나 모를 심는 작업이 한창인데, 이렇게 사람이 해오던 작업을 로봇이 대신하는 것이다.

씨나 모를 심는 것 외에도 정기적으로 논과 밭에 물을 대거나 농작물이 자라는 것을 방해하는 잡초를 제거하는 작업에도 로봇을 투입할 수 있다. 물론 과거에도 씨를 심거나 모를 심는 장비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장비들은 반자동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사람이 직접 행동해야만 작업이 가능했다. 반면에 최근 등장하고 있는 팜봇들은 인공지능 기술과 정밀 제어계측 기술에 힘입어 농업과 관련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농약 살포를 하는 드론이나 사람이 탑승하지 않아도 저절로 논과 밭을 가는 무인 트랙터, 그리고 과일이나 농작물이 익으면 자율적으로 주행하며 수확하는 자율주행 수확기 등이 그런 팜봇들이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 부설 농업로봇실증센터는 다양한 팜봇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 로봇융합연구원

이뿐만이 아니다. 사람들이 해도 까다로운 작업인 채소를 접목하는 작업이나 과일 내부와 외부의 상태를 비파괴 방식으로 선별하는 작업, 그리고 잡초만을 선별하여 뽑아내는 제초 작업 등도 최근 개발된 팜봇들이 하나둘씩 해내고 있다.

이처럼 팜봇들의 능력이 날이 갈수록 향상되다 보니 일각에서는 팜봇이 농촌의 일자리마저 빼앗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다른 산업 분야와 마찬가지로 농업에도 로봇을 사용하는 것은 대세가 되어가고 있는 만큼, 이같은 추세를 되돌리기란 불가능한 상황이다.

단기적으로는 그런 일자리 관련 문제가 분명 현실에서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팜봇의 등장이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그 이유는 팜봇이 농업 현장에서 활약하면 할수록 사람의 노동시간은 줄어들지만, 농산물 매출량은 증가하기 때문이다. 1년 내내 농사에만 매달려야 했던 과거와 달리 농업인들은 팜봇을 통해 여가시간을 확보하면서도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과 결합하여 작업 효율 뛰어나

팜봇하면 떠오르는 대표적 사례로는 미국의 농업 전문기업인 아이언옥스(Iron Ox)가 선을 보이는 다양한 농업용 로봇들을 꼽을 수 있다.

아이언옥스는 미국의 로봇공학연구소인 ‘윌로우개러지(Willow Garage)’에서 근무했던 연구원들이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과거 캘리포니아주에 출장을 갔을 때 극심한 노동력 부족으로 인근 농가가 파산지경에 이르렀다는 말을 듣고 로봇을 활용한 자동화 농장 시스템을 구상했다.

아이언옥스가 로봇 개발에 착수하기 전에도 이미 미국에서는 농업에 로봇을 일부 활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언옥스처럼 파종에서부터 수확까지 로봇으로만 완전히 자동화 처리를 하는 경우는 처음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이들의 자동화 농장은 요즘 한창 유행하고 있는 스마트팜과 수경재배 시설, 그리고 로봇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농장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대부분의 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를 모아 사용하는 에너지하베스팅(energy harvesting) 기술로 보완하여 농장 운영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든다는 것이 장점이다.

더브레인(The Brain)이라는 이름의 클라우드 기반 인공지능 시스템과 모듈 형태로 이루어진 앵거스(Angus)라는 이름의 로봇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면서 이 자동화 농장에서는 24시간 내내 채소를 기르고 배양하며 수확하는 작업이 이루어진다. 채소 씨앗을 뿌리고 환경에 맞게 위치를 옮기는 작업은 모두 로봇팔이 도맡아서 수행하도록 설계되었다.

아이언옥스의 자동화 농장은 파종부터 수확까지 모든 과정을 로봇이 전담하고 있다 ⓒ Iron Ox

이처럼 아이언옥스가 스마트팜 형태의 실내 농장에서 작업하는 팜봇을 개발하고 있다면, 영국의 로봇개발 기업인 ‘스몰로봇(The Small Robot)’은 실내가 아닌 야외 농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팜봇을 개발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스몰로봇은 지난해 농작물 사이에 난 잡초를 제거하는 3가지 종류의 자율주행 팜봇을 선보여 농업 종사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들 로봇은 광범위한 잡초를 제거하는 것은 기본이고 수확해야 할 곡식은 하나도 건드리지 않는 뛰어난 인식률로 영국 농부들로부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는 팜봇 개발이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지만 뛰어난 ICT 기술을 활용하여 그 격차를 빠르게 줄여나가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한국로봇융합연구원 부설 농업로봇실증센터가 개발하고 있는 급수로봇이나 방제로봇등이 있다.

지난해 문을 연 실증센터는 팜봇의 실증테스트가 가능한 테스트베드를 바탕으로 하여 팜봇 설계 및 성능검증, 그리고 기업과 공동연구를 통한 상용화를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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