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과 디지털의 만남 ‘프롭테크’

시장 급성장… 미국과 중국 기업들이 시장 선도

대학 동창들과 함께 먹거리 스타트업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배 모(35) 대표는 최근 새로운 사무실을 얻는 과정에서 세상이 많이도 바뀌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처음 사무실을 얻었던 3년 전만 해도 그는 발품을 팔면서 일일이 사무실을 방문해야만 했다. 그러다보니 계약하기까지 수주일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반면 최근 확보한 사무실은 지인이 추천해 준 부동산앱을 사용하여 3일만에 계약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번 계약 전만해도 배 대표는 온라인에 올라와 있는 부동산 정보들을 신뢰하지 않았지만, 추천받은 부동산앱을 사용해 본 뒤로는 완전히 생각이 바뀌었다.

그는 지인과 부동산앱에 대해 대화를 나누다가 ‘프롭테크’라는 말이 나오자, 생소한 그 용어에 대해 알아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프롭테크는 부동산과 기술의 합성어다

프롭테크는 부동산과 기술의 합성어다. ⓒ propertyweek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하는 부동산 서비스

프롭테크(Proptech)란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서, 빅데이터나 가상현실 또는 블록체인 같은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하는 부동산 서비스를 가리킨다.

부동산은 타 산업에 비해 영세하고, 부가가치도 낮은 산업 중 하나로 꼽혔지만, 4차 산업혁명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디지털 변혁이 가속화 되면서, 부동산 산업에도 수요자 중심의 혁신적 서비스가 하나둘씩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롭테크 서비스의 초기 모델은 부동산 관련 수요자와 공급자, 그리고 중개인 등이 부동산 정보를 원활하게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정보포털 형태의 플랫폼이었다. 개별 부동산에 대한 물건정보나 간단한 수준의 데이터분석 등을 제공하는 수준이었던 것.

그랬던 부동산 플랫폼이 최근에는 모바일 기반의 부동산 플랫폼으로 발전하면서 임대 및 부동산 관리는 물론, 감정평가와 프로젝트 개발, 그리고 블록체인 적용 등 수요자 편의를 우선시 하는 서비스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부동산 관리 부분의 프롭테크 기술 중에는 임차인이 임대료를 제때에 제대로 냈는지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서비스가 있다.

이는 임대료가 납부되면 관련 정보가 은행 및 카드사에 자동적으로 전달되도록 설계한 서비스로서, 이 같은 데이터가 장기적으로 축적되면 부동산 관리자는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빠르고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다.

급성장하고 있는 프롭테크 시장 ⓒ medium.com

급성장하고 있는 프롭테크 시장 ⓒ medium.com

개발 분야에서는 가상현실(VR) 기술을 바탕으로 3D 인테리어를 형상화하거나 레이저 스캐닝을 하는 기술이 있다. 또한 건축물의 공정률을 확인할 때 일일이 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드론을 띄워 건물의 공정률을 확인할 수도 있다.

특히 VR은 프롭테크를 대표하는 기술로 거듭나고 있다. VR을 통해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360도 촬영 영상은 물론, 3D 렌더링을 기반으로 하여 부동산을 가상으로 방문하거나 임대인과 임차인이 가상의 부동산 공간에서 대화하는 기술도 있다.

VR은 설계 영역에서도 유용하다. 3D모델링을 통해 공간 설계, 인테리어 등의 정보를 완공 전에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고객의 요구사항 반영 여부나 설계 오류 등을 발견할 수 있다.

블록체인 역시 프롭테크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투명성이 강화된 분산형 거래원장인 블록체인은 디지털 장부 및 스마트계약을 통해 거래 프로세스를 혁신하는 업무에 활용되고 있다.

실제로 스웨덴에서는 모든 부동산 거래를 블록체인 거래장부로 디지털화하여 개방성과 투명성을 높인 디지털 토지장부를 개발한 바 있다. 미국에서도 블록체인 기반의 부동산 정보제공 플랫폼이 등장하여 화제가 되고 있다.

급성장하고 있는 프롭테크 시장

프롭테크에 대한 관심은 전 세계적 현상이다. KB금융지주 산하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의 프롭테크 기업 수는 4000개를 넘었으며, 투자 유치액도 78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규모 또한 2011년에는 2억 달러에 불과했지만, 5년 뒤인 2016년에는 25억 달러로 성장했다. 불과 5년 만에 시장규모가 10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이처럼 시장규모가 급성장한 데에는 몇몇 프롭테크 기업들의 선도적 역할이 컸다.

국내의 경우 원룸 임대에서 시작하여 아파트 매매로까지 영역을 넓힌 직방이 있다.

직방은 최근 ‘VR 홈투어’에 이어 부동산 실거래가와 매물 데이터를 비교 분석하고, 주변정보까지 알려주는 ‘빅데이터랩’을 서비스 하고 있다.

국내 프롭테크 기업 현황 ⓒ KT에스테이트

국내 프롭테크 기업 현황 ⓒ KT에스테이트

경쟁업체인 다방 또한 공인중개사 전용 앱인 ‘다방프로’ 및 허위·미끼 매물을 인공지능 기술로 걸러내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과거의 단순했던 매물 광고 서비스에서 기술기반의 중개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는 중이다.

해외의 경우는 미국과 중국 기업들의 약진이 특히 눈에 띈다. 미국의 오픈도어(Open door) 같은 업체는 단독주택을 매입하고, 이를 리모델링 한 다음 되파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이때 데이터마이닝(data mining) 기술을 통해 주택관리를 체계화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부동산 정보 사이트인 질로우(Zillow)는 부동산 가치를 측정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서비스하고 있으며, 리얼터(Realtor)라는 업체는 상세한 매물 정보와 수수료 인하 등의 방식으로 시장지배력을 높이고 있다.

중국업체인 쯔룸(Ziroom)은 임대 후에도 회사와 임차인이 앱을 통해 청소와 인테리어, 그리고 세탁 등 다양한 서비스에 대해 공유하는 시스템을 도입하여 주목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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