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에너지, 질병, 물, 식량 등 지구와 인류의 현안 과제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과학기술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에 과학커뮤니케이션과 과학을 통한 미래예측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춰,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는 ‘과학에의 참여, 미래와의 소통’이라는 주제로 미래연구 컨퍼런스를 28일 르네상스 서울호텔에서 개최한다.
특히 이번 컨퍼런스를 위해 토스 가스코인(Toss Gascoigne) 세계과학커뮤니케이션네트워크(PCST Network) 회장과 버나드 쉴르(Bernard Schiele) 퀘벡대 과학기술과 사회학과 대학원장이 우리나라를 찾았다.
이들은 한국과학창의재단 정윤 이사장과 함께 컨퍼런스를 하루 앞둔 27일 르네상스호텔 루비홀에서 기자 간담회를 가지고 과학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논의를 들려줬다. 다음은 간담회에서 나온 주요 문답을 정리한 것이다.
지금 세계는 기후변화, 에너지, 질병, 물, 식량 등 지구와 인류의 현안 과제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결국 이러한 문제는 많은 부분 과학 기술로 해결될 수 있다고 여겨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 전체가 이러한 문제에 대한 인식 및 이해가 중요하다. 과학문화 혹은 과학커뮤니케이션이 더욱 중요하다는 말인데, 먼저 우리시대에 왜 과학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지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피력해주시길 바란다.
- 토스 가스코인: 과학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이유는 민주 사회에서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 과학을 기반으로 결정을 내리는 빈도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 버나드 쉴르: 과학이 어떤 역할을 차지하고,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3, 40년 전만 해도 그 정보의 전달은 일방적이었다. 현재는 스스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개개인이 하나의 주체로 자리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사람들은 더 이상 수동적이지 않다. 자기가 있는 환경을 인지하고 어떤 식으로 해야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지 안다. 이런 것들로 인해 큰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한 예로 환자가 병원에 갔을 때 더 이상 의사의 권고에만 의지하지 않는다. 어떻게 치료 받아야 하는지 스스로 정보를 습득하고, 그 지식을 기반으로 의사와 대화하는 것이다. 지식이 한쪽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동등한 위치에 있다.
이로 인해 보다 복잡한 사회가 만들어지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문제 해결이 어려워질 수 있다. 더 많은 사람이 문제에 개입돼있고, 다들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정윤: 인류가 250만년쯤 전에 태어났는데, 약 200만년 전까지는 인류의 삶은 대체로 비슷했다. 일반인의 삶은 비참했다. 재난이 오면 거의 다 죽는 그런 어려운 삶이다.
하지만 산업혁명 이후에 기계문명, 교통통신 등이 발달하면서 인류가 풍요롭고 안전한 삶을 영위하게 되었다. 이후 200여년동안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들은 도시화, 자연파괴, 빈부격차, 인구 등이다. 그런 변화와 발전 속에서 지구와 인류가 고민하는 것이 질병, 식량, 물, 기후변화, 에너지 등이다.
21세기 들어서 현재 시점에서 인류가 추구하는 목표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지구를 잘 보존하면서 풍요롭고 안전한 삶을 누리는 것이다. 결국 새로운 에너지 개발, 기후변화 감축, 안전한 식량 생산, 새로운 질병 치료 기술 등 과학기술의 발전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 줄 것이다.
그동안 과학기술은 경제발전의 핵심요소였다면 이제는 정치, 문화 등 많은 부분과 관련된 이슈를 해결하는 핵심이 될 것이다. 그렇기에 일반 국민들의 인식, 이해, 지지와 참여가 중요하다.
과학커뮤니케이션은 많은 부분이 복합된 문제들을 해결해나가는 데 있어서, 과학자가 일반인들과 같이 해결해 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과학자가 국민 중의 일부라는 생각에서 국민과 함께 하면서, 같은 목표를 추구하면서 이해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과학커뮤니케이션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 질 것이다.
최근에는 과학기술커뮤니케이션 중에서도 위험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이슈이다. 신종플루, 광우병 등 위험을 통한 대중과의 소통은 훨씬 효과적이지만 오도될 위험도 상당하다. 효과적인 위험커뮤니케이션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버나드 쉴르: 과학기술의 의사소통을 위해 다른 사회적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위험 커뮤니케이션에서는 과학자들만 참여하는 것이 아니다. 현대 사회에서 위험이 커지게 된 것은 대량생산 및 소비 사회와 관계가 있다. 앞으로도 과학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발전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이러한 과제에 맞서는 데 있어 많은 참여가 필요하다. 한 예로 캐나다 육가공 사태 때 20여명이 오염된 고기를 먹고 사망한 사건이 있다. 이런 것들을 봤을 때, 결국 사회적으로 큰 여파를 만들어 낸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것들을 우리는 이해를 해야 되고, 과학이 사회에 참여를 해야 하고, 과학자들을 훈련시켜야 한다.
사회가 통합되고 있는 과정에서 이런 문제들은 해결이 어렵고 악영향은 커지게 된다. 항상 명심해야 할 것은 이런 문제들이 해결이 안 되면 국민들이 사회나 정부에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커뮤니케이션에 과학자뿐만 아니라 사회의 참여가 필요하다.
어쨌든 간에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다. 사회발전에 과학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과학이 필요조건은 될 수 있지만 필요충분조건은 될 수 없다. 앞으로 많은 일들이 있을 텐데, 이에 대해 이해가 필요하다.
과학커뮤니케이션의 선진국으로 호주를 들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호주에서도 지난 해 정부가 탄소감소제도를 추진하려다 좌절했다. 이것이 과학커뮤니케이션이 덜 충분해서인지 아니면 과학커뮤니케이션을 기득권을 가진 쪽에서 주도를 해서인지가 궁금하다.
- 토스 가스코인: 어려운 질문이다. 사람들이 충분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고, 논의가 얼마 안 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40%의 에너지 요금 인상 등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고, 정쟁 등의 이해관계가 얽혔다.
반대론자들은 세금만 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왜 오르는 지에 대해 사람들에게 이해를 못 시켰다. 이제는 이러한 문제들에 관해 사람들이 논의를 하면서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한국은 인터넷이 발달해 과학적 정보를 쉽게 모을 수 있다. 하지만 첨예한 이슈일수록 양극화 되기가 쉽다. 예를 들어 큰 공사의 경우, 영향 없다/있다로 완전히 다른 의견이 나와 일반인들이 무엇을 믿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생긴다. 이는 과학자들의 윤리적 문제인가? 원인은 무엇인가? 실마리는?- 버나드 쉴르: 한 쪽은 효율성, 한쪽은 환경에 초점을 둘 때 어느쪽인가. 캐나다의 경우 여러 부문을 고려한다. 효율 측면에서 보면 환경평가-어느 정도까지 효율을 추구할 것인가를 따진다.
캐나다의 경우 이 부분에 있어 선진국이라고 자부할 만하다. 캐나다는 두 가지 시각을 인지하고 균형잡힌 시각으로 양 쪽 협상의 여지를 항상 열어두고 있다.
모든 것은 확실성도 있지만 불확실성도 있다. 이를 위해 중요한 것은 프로젝트 양쪽 모두의 당사자들이 평가를 해서 평가 결과를 정책 입안자들까지 논의해서 균형 잡힌 정책이 나오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의견 대립을 해결하기 위한 과정이다.
- 김청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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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0-09-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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