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과 첨단기술] 과학의 창
노태원 한국물리학회 제29대 회장 /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한국물리학회
존경하는 한국물리학회 회원 여러분, 감사합니다. 저희 29대 집행부는 지난 2년 동안 여러분들과 함께 즐거운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코로나라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여러분들께서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신 덕분에 우리들은 함께 성공적인 학회를 이끌었습니다. 특히 유인태 실무이사장님, 이탁희 총무이사님, 박배호 재무이사님을 비롯한 여러 이사님, 실무이사님, 부실무이사님, 그리고 박수아 국장이 이끄는 사무국 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택에 저희들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우리나라 물리학계가 처한 현실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중·고교 물리 교육의 축소, 지방대학의 어려움 등에서 기인된 ‘물리학 생태계의 기반 약화’라는 큰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출발 초기 저희 집행부는 아래에서 이야기하는 3개의 장기 아젠다를 제시하였습니다. 이러한 아젠다들은 단기적으로 가시적인 결과를 보기 어렵겠지만, 저희는 과감하게 해결을 위한 첫발을 내딛겠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첫째 아젠다는 물리학계의 외연 확장이었습니다. 저희는 회원들의 구성비(수도권 vs 비수도권, 대학 vs 출연연, 남성 vs 여성)에 맞추어 집행부를 구성하였고, 서로의 역할을 분담하고 협력하는 운영체를 구성하였습니다. 특히 초기 집행부 구성 시에 지방대 물리학과 학과장들로부터 추천을 받아, 원하는 지방 회원들이 직접 학회 운영에 참여하는 기회를 확대하였습니다. 또한 저희는 ZOOM 등을 활용한 온-오프 병합 시스템을 과감히 도입하여, 학회 운영은 물론 학술대회에도 새로운 변화를 꾀했습니다. 인디코 시스템 구축을 통해, 지부와 분과의 활동을 지원하며 다양한 구성원들과의 소통을 추구하였습니다. 여성 회원들이 학회에 참여할 기회를 확대하였고, IUPAP, AAPPS 등의 국제단체에서 우리 학계의 유능한 학자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습니다.
둘째 아젠다는 시대 요구에 걸맞은 새로운 물리 교육을 준비하는 것이었습니다.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정부는 ‘2022 교육과정 개편’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이러한 교육과정의 변화는 단기적으로는 그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초·중·고 교육은 물론 우리 물리학계의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칠 주요한 사안입니다. 이에 저희 집행부에서는 교육위원회의 활동을 대폭 강화하여, 새로운 교육과정의 총론 수렴, 과학교육의 재구조화 연구 및 각론 시안 개발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습니다. 또한, 대학커리큘럼 소위원회를 신설하여, 시대의 요구에 걸맞은 양자정보과학 및 머신러닝 교육을 위한 새로운 커리큘럼을 개발하는 데에 많은 힘을 기울였습니다. 그 결과 높은 수준의 확장형 강의계획서(extended syllabus)가 준비되었고, 4차례에 걸쳐 여름/겨울 학교를 대성황리에 개최한 바 있습니다.
셋째 아젠다는 물리학의 대중 홍보 강화였습니다. 우리나라 물리학 생태계가 개선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에서 물리학의 중요성이 인식되어야 합니다. 즉 “물리학이 과학의 꽃이며, 공학의 기반”이라는 사실이 널리 알려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저희는 다양한 교육 행사, 보다 대중에게 다가가는 ‘물리학과 첨단기술’의 발간, 인터넷을 이용한 대중화 사업을 벌이는 등, 큰 노력을 하였습니다. 2021년와 2022년의 국제물리올림피아드에서는 각각 종합 1등, 2등을 차지하는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코로나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의 어려움 속에서도, 저희는 매년 2차례의 물리인증제와 1차례의 한국중학생물리대회를 무사히 치렀습니다. 또한 세칙 개정을 통해 물리대중화위원회를 상설위원회로 승격시키고, 배우, PD, 유투버 등의 물리학계 외부 인사들을 대거 참여시켜 인터넷 라이브 방송을 활용한 다양한 물리 대중화 사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저희는 처음부터 장기 아젠다들을 저희 집행부의 임기 내에 모두 완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솔직히 말씀드렸습니다. 우리나라 물리학 생태계의 궁극적인 개선을 위해서는 보다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년 동안 회원들과 함께 저희가 한 노력들은 먼 미래를 위한 첫걸음이었다고 저는 믿습니다. 앞으로도 한국물리학회 차원에서 이러한 노력들이 계속되어 보다 희망찬 물리학계가 되는 날이 오기를 기원해 봅니다.
이러한 세 개의 아젠다를 구현하기 위한 노력 이외에도, 저희는 물리학회 회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학회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하였습니다. 학술행사, 학술지 발간 등, 학회 본연의 업무를 차질 없이 진행하였습니다. 또한, 앞으로의 학회 운영에 유연성을 갖추기 위하여, 학회 정관을 개정하고 세칙과 규정도 정비하였습니다. 학회장 선거에 전산투표를 과감히 도입하고, 분과총회에서 자체 시상을 할 수 있는 유연한 포상제도를 도입하였습니다. 공정성을 중요시하는 시대정신에 맞추어, 학회 운영에도 만전을 기했습니다. 정부 기관에서 요청하는 평가위원, IUPAP 위원 추천 등에 분과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였습니다. 그리고 학술행사 관련 홈페이지를 개선하고 전산전담 직원을 고용하여, 다가오는 IT 세상에서 능동적으로 변화를 꾀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웠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기반으로, 우리는 ‘한국물리학회 창립 70주년 기념행사’라는 큰 잔치를 벌일 수 있었습니다. 2022년 10월 우리는 부산 BEXCO에서 3년 만에 처음으로 대면으로 학술논문발표회를 열었습니다. 1,500편에 근접하는 초록이 접수되었고, 등록한 참가인원이 2,500명이 넘는 등 대성황을 이루었습니다. 3개의 노벨상 수상자들의 기조연설을 포함한 높은 수준의 학술프로그램이 운영되었습니다. 다양한 정책세션에는 많은 회원이 참여하여, 열띤 토론과 교류를 해주셨습니다. 또한, 70주년 기념 특별전시회의 모형 전시와 함께 많은 업체가 참여하여, 우리 학회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셨습니다. 이 모두가 여러분들과 함께 오래 기억하고 싶은 행복의 시간이었습니다.
70주년을 맞이한 현시점에서 그동안의 우리 학회의 역사를 적절한 디지털 기록의 형태로 남기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유건호 70년사 편찬위원장이 중심이 되어, 한국물리학회의 2002~2022년 동안의 역사가 담긴 “한국물리학회 발자취(2002-2021)”를 출간하였습니다. 800쪽이 넘는 이번 기록을 만들기 위해, 지난 20년 동안 학회에서 일하셨던 각 집행부, 위원회, 지부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자신들의 활동을 담는 노력을 같이 해주셨습니다. 또한, EBS와 함께 우리 학회의 70년 역사와 우리 학계의 현황 소개를 담은 “알고 보면 물리”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였고, 10월 22일 방영함으로써 일반 대중에게 희망의 노래를 전했습니다.
우리 한국물리학회는 지난 70년 동안 선배 회원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동료 회원들의 눈부신 활약으로, 국제물리학계의 주요 연구 집단으로 부상하였습니다. 이제 우리나라의 물리학자들은 국제학계에서 주목받는 연구 결과들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또한, 많은 젊은 학자들이 각자의 국제학계 전문 분야에서 맹활약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들이 모여 창의적인 연구 결과들로 이어지면, 머지않아 물리학 교과서에 실릴 수 있는 좋은 업적들이 우리 회원들에게서 나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를 통해 ‘과학선진국에 걸맞은 선도 연구 집단’이 될 것입니다. 한국물리학회 100주년이 되는 2052년까지 이러한 꿈과 희망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회원 모두가 100년을 향한 비상에 동참해 주시리라고 믿습니다.
존경하는 회원 여러분! 지난 2년간 저희 집행부에게 좋은 기회를 주시고 관심을 두고 함께 참여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또한 그동안 저희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많은 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23년 새해를 맞이하여 항상 건강하시고, 가정에 행운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 이 글은 한국물리학회에서 발간하는 웹진 ‘물리학과 첨단기술’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2022 노벨물리학상 특집 – 2022년 노벨 물리학상 해설]
[2022 노벨물리학상 특집 – 양자역학의 실험적 검증에 관해]
[2022 노벨물리학상 특집 – 벨 부등식, 얽힘, 그리고 양자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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